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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 강경한 산은에 '금호고속 주식' 담보 제공 아시아나 차입금 700억 연장 위해 지분 맡겨, 지주사 지배력 약화

고설봉 기자공개 2018-12-31 10:44:06

이 기사는 2018년 12월 28일 12: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압박을 해결하기 위해 배수진을 쳤다. 약 700억원에달하는 차입금 만기 연장을 위해 산업은행에 금호고속 등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 그룹 지배력을 일부 상실할 각오로 아시아나항공 구하기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박 회장이 금호고속 보통주 14만8012주, 금호산업 보통주 1만주, 아시아나항공 보통주 1만주 등을 산업은행에 담보로 제공했다고 28일 공시했다. 담보금액은 696억9200만원이다.

박 회장의 이번 담보 제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 만기 연장을 위해서다. 앞서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의 외화 차입금 약 700억원에 대해 보증여신을 제공했다. 이번에 아시아나항공은 이 차입금 만기 연장을 위해 산업은행에 보증여신을 연장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이를 거부했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말 아시아나항공에 보증여신 제공을 종료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기한은 이달 30일까지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약 700억원의 외화 차입금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은 연말까지 700억원을 상환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올해 계속된 차입금 상환 일정을 소화하면서 여유 자금이 부족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을 상대로 계속해서 보증여신 연장을 요구했다.

잇따른 요구에도 산업은행과의 협상이 결렬되고, 차입금 만기가 다가오면서 아시아나항공도 다급해졌다. 아시아나항공이 코너에 몰리자 대표이사이자 금호그룹 회장인 박 회장이 직접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이 유동성 압박을 풀기 위해 금호고속 주식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박 회장이 산업은행에 담보로 제공한 자산은 대부분 금호고속 지분이다. 박 회장은 금호고속 보유지분 29.7% 중 5.28%를 내놨다.

금호고속은 금호그룹 지주회사로 상징성이 크다. 박 회장은 금호고속을 통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 있다. 금호고속에 대한 지배력을 잃으면 박 회장은 그룹 총수로서 권한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다만 박 회장 및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 등 일가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이 총 66.22%에 달하는 만큼 이번 담보 제공이 우려할 만한 일은 아니다. 당장 아시아나항공이 이번 만기 연장한 차입금을 향후 상환하지 못해도 곧바로 박 회장의 금호고속 지배력에 크게 누수가 생기지는 않는다.

한편에서는 박 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압박을 풀기 위해 배수진을 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이 위기에 빠지면 그룹 전체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그룹 지주회사 지분을 일부 상실할 각오로 아시아나항공 지원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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