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2월 14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말 정기 인사를 앞둔 아시아나항공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내식 대란'과 '유동성 압박' 등 대내외 여건이 녹록치 않았던 만큼 임원 인사 규모가 예년보다 많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 임원 인사 뒤 발표될 직원 인사에 대한 기대감도 낮다. 성장 둔화로 해외지점장 등 새로운 '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으면서 부서장급 승진 인사 규모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매년 승진 대상자는 늘지만 승진 규모는 줄어들면서 인사 적체에 대한 피로감이 높아진 상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오는 25일을 전후해 임원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룹은 통상 매년 이 시기 임원 인사를 통해 계열사 대표이사 및 사장, 임원들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함께 발표해왔다.

그러나 올해 연말 인사에서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신규 선임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지난 9월 아시아나항공과 아시아나IDT 등 대표이사가 교체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정기 인사의 규모가 예년에 비해 얼만큼 줄어들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이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은 임원 승진 폭이 예년보다 감소할 거란 예상이 나온다. 올해 '기내식 대란'과 '유동성 압박'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며 부진했던 만큼 '보상' 차원의 인사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더불어 올해 9월 대표이사 교체를 기점으로 한 차례 조직을 정비한 만큼 임원 인사에 대한 필요성도 줄었다.

또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임원수가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만큼 신규 임원 수요도 많지 않다. 올 9월 말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임원은 총 46명이다. 이는 총 직원수 8876명의 약 0.52%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총 직원수 대비 임원수는 2013년 0.5%, 2015년 0.61%, 2017년 0.51% 등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돼 왔다.



임원 인사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든 가운데 내년 초에 있을 직원 승진 인사에 대한 전망도 우울하다. 아시아나항공은 통상 연말 임원인사, 연초 직원인사를 단행했다. 하지만 내년 초에 있을 직원인사에서 승진자가 적을 것이란 예상이다. 성장성이 둔화하면서 최근 몇 년간 아시아나항공은 대규모 직원 승진 인사가 없었다. 특히 부장급 승진에 대한 기대감은 매우 낮다.

과거 아시아나항공은 국내외 조직이 확대하며 본사 팀장 및 해외지점장 등 '자리'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몇년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부서간 통폐합이 이뤄지고, 해외지점 등도 늘리지 못했다. 이에 따라 신규 차·부장급 승진 뒤 배치될 '자리'가 줄어들면서 승진 적체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인력 운용의 효율성도 떨어지는 추세다. 아시아나항공의 직원수는 매년 큰 폭 증감없이 유지되고 있지만 고연차 직원의 비율은 매년 더 높아지고 있다. 2013년 9946명이던 직원 수는 2015년 9125명, 2017년 8948명을 거쳐, 올 9월 말 현재 8876명으로 줄었다. 반면 평균 근속연수는 2013년 98년, 2015년 10.3년, 2017년 11.7년, 올 9월 말 현재 12.2년으로 늘었다.

매년 평균근속연수의 증가 속도도 커졌다. 전년 대비 평균근속연수 증가폭은 2014년 분기당 0.025년이었다. 2015년과 2017년에는 0.1년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분기당 증가폭이 0.167년으로 높아졌다. 총 직원수는 그대로인 데 비해 평균근속연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조직 내에서 고연차 직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얘기다.

그러나 인사 적체에 대한 뾰족한 해법은 나오지 않는다. 아시아나항공 안팎에서는 승진된 뒤 별도 부서장 등을 맡지 않는 '무보직 부장' 등을 도입해 인사 적체를 풀어낼 것이란 뒷말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내에서 현재 이런 움직임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인사에 대한 하마평이나 조직개편에 대한 얘기가 전혀 흘러나오지 않고 잠잠하다. 예년에 비해 인사 시즌에 오히려 더 조용한 분위기"라며 "'무보직 부장' 도입 등은 예전부터 계속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인사 적체는 국내 대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사안으로 그 부분에 대해 회사 자체적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다"며 "임원 인사는 예년과 비슷한 시기에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