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발목잡은 사전감리…실효성 '갑론을박' [현대오일뱅크 프리IPO]기업공개 최적기가 최악 시점으로…지정감사인 제도, 사후 감리 등 보완 가능
양정우 기자공개 2019-01-31 11:13:32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9일 13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가 상장 전략을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로 선회한 건 지난해 금융 당국에 발목이 잡힌 영향도 컸다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 이후 기업공개(IPO) 감리가 강화되면서 상장 스텝이 꼬이기 시작했다. 오일뱅크는 감리 이슈에 상장이 지연되면서 결국 최악의 IPO 타이밍에 직면했었다.상장예비기업과 상장주관사 입장에선 금융 당국(한국공인회계사회 위탁)의 상장 감리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IPO를 위해 회계 점검을 받는 지정감사인 제도가 있는 만큼 실효성이 없는 규제라고 지적한다. 근래 들어 금융 당국 내부에서도 회의적 시각이 나오고 있다. IPO 감리보다 상장사에 대한 사후 감리를 강화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오일뱅크, 천국에서 지옥으로…감리 이슈에 IPO 지연
IPO에 목을 매던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한국거래소에서 상장예비심사를 승인한 건 지난해 8월 중순이었다. 당시 정유사에 대한 장미빛 전망이 쏟아졌고, 발행시장과 공모시장 모두 호조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곧바로 공모에 착수하는 게 불가능했다. 금융 당국에서 업무를 위탁받은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의 사전 감리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감리 통과가 지연되는 사이 상장 여건은 드라마틱하게 악화됐다. 국내외 변수에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이 주저앉은 동시에 정유사의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11월 말 마침내 사전 감리가 통과됐지만 이미 IPO 포기를 고민할 정도로 시장이 침체된 뒤였다. 현대오일뱅크의 비교기업(피어그룹)인 에쓰오일(S-oil)의 주가 흐름을 보면 상장 타이밍은 최적기에서 최악의 시점으로 뒤바꼈다. 지난해 10월 초 주당 13만9000원인 에쓰오일의 주가는 올해 1월 초 9만원 대로 주저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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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런 사전 감리가 지난해 유독 강화됐다는 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 회계 논란이 불거진 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기업은 모두 감리 수순을 밟았다. 과거엔 일부 기업을 무작위로 뽑아 감리하거나 개별 회사에 이슈 발생시 점검하던 방식이었다. 감리의 강도가 외생 변수에 휘둘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대오일뱅크는 물론 감리 이슈에 상장 적기를 놓친 기업이 억울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발행사·주관사, 사전 감리 불합리 '한목소리'…"사후 감리 강화에 초점 맞춰야"
상장을 앞둔 기업과 IB업계는 사전 감리를 한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다. 규제의 당사자인 만큼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지정감사인 제도로 외부 회계법인에서 점검을 받는 만큼 실익이 적다는 주장이다.
올해 IPO를 앞둔 회사 실무자는 "상장에 앞서 가장 큰 부담이 사전 감리"라며 "상장을 하려면 지정감사인 제도를 밟아야 하는데 또다시 감리를 받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감리의 강도도 외부 환경 변화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불확실성이 최대 난관"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감리 이슈에 발목을 잡힌 상장 후보가 여럿인 만큼 자본시장 활성화 기조에 역행한다는 주장도 있다. 증권사 IPO 담당은 "투자자를 보호하려는 당국의 입장이 이해되지만 감리 여파로 지난해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며 "지정감사인으로 선택된 회계법인도 발행사의 회계를 엄격하게 진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 당국 일각에선 사전 감리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을 중심으로 IPO 사전 감리 대신 상장 이후 사후 감리에 초점을 맞추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규제 완화와 투자자 보호 등을 고려한 개선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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