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의 짠물배당, 표 대결 아킬레스건 되나 5년간 현금 배당성향 9%…'감사 선임' 경영진 평가 시험대될 듯
박창현 기자공개 2019-02-15 09:06:28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4일 13: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행동주의 펀드가 무학 이사회 진입을 위해 감사 선임 카드를 꺼내들면서 최재호 회장 등 기존 지배주주 측과 표 대결이 예상되고 있다. 이번 감사 선임 표 대결은 사실상 기존 지배주주에 대한 경영 평가 성격을 띨 것으로 보인다. 주주들이 주주 환원 정책 방향성을 두고 행동주의 펀드와 기존 경영진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를 선택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경영진들이 최근 수년간 평균보다 낮은 배당성향 기조를 유지한 점은 아킬레스건으로 떠오르고 있다.미국계 헤지펀드인 SC펀더멘털은 최근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무학에 주주제안 내용을 전달했다. 주주 제안의 최대 핵심 안건은 '감사 추가 선임'이다.
무학은 이미 이영수 한국투자증권 영남본부 부본부장을 감사로 두고 있다. 임기도 1년 이상 남았다. 단 정관 29조에 따르면 감사 정원은 최대 2명이다. 이 점에 착안해 SC펀더멘탈은 남은 감사 자리를 노리고 있다.
SC펀더멘털이 감사 선임을 원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먼저 감사는 이사회 멤버인 등기임원이다. 따라서 우호 인사를 감사로 앉히면 자연스럽게 이사회에 진입하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 이를 활용해 보다 효과적으로 지배주주를 압박하고 주주 친화 정책을 펼칠 수 있다.
표 대결도 유리하다. 감사 선임은 '3%룰'이 적용된다. 3%룰은 상장사의 감사 선임시 모든 주주가 의결권 주식의 최대 3%만 행사하도록 제한한 규정이다. 현재 최 회장과 특수관계자들은 총 51%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3%룰 때문에 감사 선임 표 대결에서는 최대 3% 의결권만 행사할 수 있다. SC펀더멘탈 입장에서는 충분히 승산이 있는 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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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서 진검 승부가 예상됨에 따라 주주들의 표심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의 이사회 진입은 곧 현 경영진의 영향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번 감사 선임 표 대결은 사실상 현 경영진에 대한 평가 성격을 띨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그간의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한 만족 여부가 세 결집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최근 수 년간 무학이 보여준 배당성향 기조는 현 경영진에게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되는 배당금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통상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주주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무학의 경우 최근 5년 동안 현금 배당성향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평균치를 한참 밑돌고 있다. 무학은 이 기간 총 2796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였고 이 가운데 265억원을 현금 배당했다. 2013년과 2014년에는 주식 배당만 이뤄졌을 뿐 현금 배당이 아예 없었다. 2015년 들어 68억원을 배당했고 2016년과 2017년에도 각각 97억원, 98억원을 주주들에게 돌려줬다. 누적 배당 성향은 9.49%로, 순이익 중 10분의 1 정도만 배당금으로 지급한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은 33.6%의 평균 배당 성향을 기록했다. 주식 배당이 이뤄졌던 2014년과 2015년 두 해를 제외하더라도 무학 배당성향은 18% 대에 불과하다. 업계 평균과는 여전히 격차가 크다. 인색했던 배당 정책 기조가 감사 선임 표 대결 진행 과정에서 현 경영진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이에 대해 무학 측은 경영진의 판단하에 최적의 배당 정책을 펼쳤다는 입장이다. 매년 배당을 실시했고, 현금 배당이 없을 때는 주식 배당을 실시해 주주 이익 환원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무학 관계자는 "2013년과 2014년 주가 상승기에 주식 배당을 했고 그 가치가 적지 않았다"며 "이후 이뤄진 100억원 수준의 배당총액 역시 적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오너가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무작정 배당을 하기 힘든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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