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올인' 무학, 투자로 영업익 1.5배 벌었다 [Company Watch]금융상품, 자산내 비중 52%..장부가 3500억·평가익 345억
박창현 기자공개 2017-08-17 08:36:57
이 기사는 2017년 08월 16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주 빅3' 무학이 투자왕의 면모를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여유 자금 대부분을 쏟아부은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이 주식 시장 활황에 힙입어 고수익을 내면서 본업인 소주 판매 사업의 이익 총액을 넘어섰다. 무학은 현재 전체 자산의 50%에 달하는 자금을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있다.무학은 다소 특이한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 주력은 주류 제조 판매업이다. 경남지역 대표 소주업체로 매년 500억~600억 원 대의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2010년 이후에는 부산 시장에서도 점유율 1위에 오르면서 하이트진로, 롯데주류와 함께 소주 빅3 시대를 열었다.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서 무학은 최근 3년간 영업활동을 통해 매년 800억 원이 넘는 현금을 창출했다. 다만 현금 창출력 개선에도 불구하고 정작 신규 투자처가 마땅치 않았다. 무학은 이미 영남 일대에 탄탄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 안정적인 판매처를 갖추고 있는 만큼 무리해서 생산량을 늘릴 이유가 없었다. 실제 무학은 2014년 설비 투자로 350억 원을 투입한 이후 신규 투자가 전무했다. 올해 역시 투자 계획이 없다.
소주 사업 대신 무학이 눈을 돌린 영역이 바로 금융상품 투자였다. 무학은 쌓이는 현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ELS 상품을 신규 투자처로 낙점했다. ELS는 개별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 지수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이다.
2014년이 변곡점이었다. 2013년까지만 해도 무학의 금융상품 투자액은 1600억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듬해 투자액을 2599억 원까지 늘린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투자 지출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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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은 올해도 금융상품 투자에 3000억 원을 썼다. 특히 올해는 코스피 종가가 역대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등 초활황세를 이어가면서 그 수혜를 봤다. 2016년 2026.46 포인트로 마감했던 종합주가지수는 올해 들어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리더니 상반기 2391.70 포인트까지 올라갔다.
종합주가지수의 상승은 곧 ELS 수익 상승으로 이어졌다. 무학은 올 상반기 기준으로 ELS 투자로 총 345억 원의 평가이익을 달성했다. 수익률로 따지면 10%가 넘는다. 금융상품 투자로 벌어들인 평가익이 이제는 본업인 주류 사업 이익보다도 높다.
무학은 주류 판매로 1275억 원의 매출과 223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금융상품 평가익의 64% 수준에 불과하다. 금융상품 투자 부문이 주류 판매 사업보다 이익 기여도가 더 높은 셈이다.
전체 자산에서 금융상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금융상품 장부금액은 2014년을 기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취득 금액 자체를 늘린데다 평가손익까지 반영되면서 증가폭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2014년 2599억 원 수준이었던 금융상품 장부가액은 지난해 3024억 원까지 불었다. 올해는 기존 장부가에 신규 취득액, 평가익까지 더해지면 역대 최대인 3500억 원을 찍었다.
무학의 상반기 기준 자산 총액은 6713억 원이다. 이 가운데 52%가 바로 금융상품이다. 자산 규모만 놓고 보면 주류 사업보다도 금액이 더 크다. 무학은 주류업체가 아니라 투자회사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무학은 투자 대상과 범위도 점차 넓혀나가고 있다. 부동산 투자가 대표적이다. 무학은 올해 부동산 투자를 위해 총 180억 원의 현금을 지출했다. 투자 대상은 토지였다. 반면 종속기업 투자와 유형자산 취득 등 기존 사업 투자 목적으로는123억 원만 썼다.
무학 관계자는 "ELS 상품에 대한 평가이익과 처분 이익이 반영되면서 영업외수익이 늘었다"며 "금융상품 외에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방향에 대해서도 검토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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