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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밸류 기대 '블랭크', 넘어야할 두가지 관문 [IPO 기업분석]제2 마약배게 지속 창출 관건…주 고객층 유튜브로 이동도 변수

이경주 기자공개 2019-03-05 11:31:37

이 기사는 2019년 02월 28일 1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이 한국투자증권을 기업공개(IPO) 대표주관사로 선정하며 증시입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이 희망하는 기업가치(밸류)는 1조원이 넘는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블랭크코퍼레이션이 새롭게 개척한 비디오커머스가 기존 유통 시장을 뒤흔들 만큼 파괴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1조원 이상 밸류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다만 먼저 시장에 입증해야 할 부분이 있다. 마약베개와 같은 히트상품을 앞으로도 무한하게 만들어 낼 수 있느냐다. 고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컨텐츠 유통채널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유튜브로 이동하고 있는 것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아직 유튜브 영향력이 미미하다.

◇필요 없는 제품도 구매…파괴적 수익모델 평가

블랭크코퍼레이션은 2016년 2월 남대광 대표가 자본금 500만원으로 설립한 미디어커머스 기업이다. 컨텐츠와 커머스를 융합시킨 독특한 사업모델을 개발했다. 제품 소개 영상을 흥미롭게 만든 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통시켜 제품을 팔고 있다. 마약베개와 남성용 간편 파마약 '블랙몬스터 다운펌'이 대표 히트작이다.

IB업계에선 기존 E-커머스의 개념을 깨는 혁신적 사업모델로 평가하고 있다. 주력 유통시장인 E-커머스는 쿠팡이나 대기업 계열 이마트(쓱배송) 등이 주도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빠르게 배송 하는 것이 기존 E-커머스 핵심 경쟁력이다.

비디오커머스는 이 틀을 깬다. 필요하지 않은 제품도 사게 만든다. 가격과 물류시스템은 중요하지 않다. 소비자들은 오로지 흥미로 제품을 구매한다. 그리고 그 재미를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공유하고, 이는 또 다른 구매로 이어지게 만든다. 마약배게는 그렇게 해서 100만개, 블랙몬스터 다운펌은 30만개나 팔렸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광폭성장을 했다. 설립해인 2016년 41억원이던 매출이 2017년 478억원, 지난해 1272억원(사측 자료)으로 껑충뒤었다. 당기순이익도 16년 1억원, 17년 154억원, 18년 123억원이 됐다. 18년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17년에 화장품 브랜드인 유리카코스메틱을 데일리엔코에 매각해 일시적으로 당해 년 이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블랭크코퍼 실적


업계에선 블랭크코퍼레이션이 국내를 넘어 미국뿐 아니라 중국 시장까지 진출할 역량이 있다고 봤다. 역시 가격이나 물류 경쟁력 없이도 '재미'만으로 제품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으로만 봐서는 우리나라가 중국이나 베트남한테 밀린지 오래지만 마약배게는 중국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며 "구매활동 자체가 취미가 되는 엔터테인먼트 개념이라 새로운 수익모델인데다 우리나라가 잘할 수 있는 것으로 부가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때문에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앞선 관계자는 "글로벌 소비자들을 흡수할 수만 있다면 1조 기업가치를 넘어 국내 유통 대기업인 이마트나 롯데쇼핑과 비슷한 7조~8조원 수준으로까지 성장할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제2 마약배게, 계속 만들 수 있나…유튜브로 고객 이동도 숙제

다만 블랭크코퍼레이션이 높은 밸류를 받기 위해 입증해야 할 부분이 있다. 지난해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한 것은 마약배게와 같은 히트상품이 있었기 때문이다. 1년에 두 세 개 정도 히트상품을 내는 것은 그간의 성과를 보면 어렵지 않다. 반면 조단위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면 그 이상의 성과가 필요하다. 매출이 수천억원을 넘어 1조원 이상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야 한다. 더욱 많은 히트상품이 필요하고, 또 매년 만들어 낼 수 있는 지속가능성도 보여야 한다. 시장은 이 부문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컨텐츠 유통 플램폼 무게중심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유튜브로 옮겨가고 있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미국 네트워크 트래픽 분석 업체 샌드바인(Sandvine)에 따르면 유튜브는 다운로드 기준으로 전 세계 모바일네트워크 트래픽 가운데 약 37%를 차지해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위는 8.37 %를 기록한 페이스북이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주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객들에게 컨텐츠를 유통시켰다. 타깃 마케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광고주가 연령, 지역, 성별 등을 정해 특정 고객들에게 노출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기반이 미약한 유튜브는 다르다.

유튜브는 고객들이 컨텐츠와 광고를 능동적으로 소비하는 구조다. '구독' 기능 탓이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이 유튜브 독자들을 고객으로 확보하려면 블랭크코퍼레이션 페이지를 만들어 소비자들이 구독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커머셜 컨텐츠로 대규모 구독자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파워 유튜버들도 구독자가 100만~300만 수준"이라며 "블랭크코퍼레이션이 유튜브에서도 성공하려면 최소한 이들보다는 많은 구독자를 확보해야 하는데 커머셜 컨텐츠로 그 정도의 흥미를 끌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블랭크, 유사 신사업으로 성장성 유지…유튜브도 R&D로 대처

블랭크코퍼레이션도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비디오커머스 뿐 아니라 연계된 다양한 신사업을 통해서 성장에 대한 시장 의구심을 해소하려 하고 있다.

남 대표가 직접 신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강점인 컨텐츠 역량을 살려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임경호 블랭크코퍼레이션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연예기획사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기성 업체들과 다른 점은 고유 역량인 컨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라며 "비디오커머스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양한 컨텐츠 사업 진출을 시도할 것"고 말했다.

유튜브에 대해서도 대처하고 있다. 임 책임자는 "유튜브는 확실히 페이스북이나 인스타와는 컨텐츠 호흡이나 길이가 다른 것이 사실"며 "여기에 대해 우리도 계속 검증해 나가면서 실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어떤 풀랫폼이 됐든 영상을 보고 제품을 구매하거나 팔로우십을 갖는 모델은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결국엔 대처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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