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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인' 공포 재현되나, '종목형 ELS' 잇단 손실 미래에셋·삼성증권등 국내외 종목형 ELS 손실 상환

김수정 기자공개 2019-03-05 10:44:59

이 기사는 2019년 03월 04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발행된 종목형 주가연계증권(ELS)들이 잇달아 녹인(Knock-in) 구간에 진입하면서 원금 손실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 작년 말 국내외 주식시장이 한바탕 출렁인 여파로 미래에셋대우의 해외주식형 ELS와 삼성증권의 국내주식형 ELS가 연초 대거 손실 상환됐다. 한화투자증권이 발행한 국내주식형 ELS도 상당수 녹인에 진입했다. 손실이 잇따르자 모처럼 활기를 띠는 듯했던 종목 ELS 시장이 다시 침체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 해외·국내 전방위적 '녹인'..'종목형'이 주도

미래에셋대우가 지난해 발행한 해외주식 ELS 87종목 중 이날 기준으로 34종목이 손실구간에 진입했다. 이중 15종목은 이미 만기가 지나 손실이 확정됐다. 지난달 만기를 맞은 7종목 중 5개 종목이 녹인 구간에 진입했다.

지난달(2월) 만기된 '미래에셋대우26123'는 아마존과 엔비디아를 기초자산으로 작년 8월31일 발행됐다. 기초자산들의 발행 당시 기준가는 각각 2013달러와 281달러다. 기준가 대비 녹인 배리어 비율은 70%다.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해 10월29일 186달러로 떨어지면서 해당 ELS가 녹인에 진입했다. 이어 아마존도 같은 해 12월21일 종가가 1378달러를 기록하면서 녹인 배리어를 하회했다.

이달(3월)도 미래에셋대우 해외주식형 ELS들의 손실 상환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달 만기 예정인 해외주식 ELS 8종목 중 '미래에셋대우26180' '미래에셋대우26163' '미래에셋대우26148' '미래에셋대우26139' 등 4개 종목은 모두 지난해 10~12월 사이 녹인 구간에 진입했다. 이들은 넷플릭스와 엔비디아, 아마존 등을 기초자산으로 작년 9월 발행됐다.

해외 뿐 아니다. 국내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ELS도 대거 손실 위기다.

삼성증권이 지난해 발행한 국내주식형 ELS 71종목 중 11개 종목이 올 들어 2개월 새 원금 손실 상태에서 상환됐다. 삼성증권이 발행한 ELS는 대부분 녹인이 없는 1년 만기의 '슈팅업' 스타일이다. 최대 하락률이 10%로 제한되는 대신 상방이 열려 있어 기초자산의 가격이 오르면 수익이 난다.

지난 26일 만기된 '삼성증권18229'은 원금의 10%를 잃었다. 이 종목은 삼성전자와 KB금융을 기초자산으로 지난해 2월23일 발행돼 3차례 조기상환 기회를 놓쳤다. 만기 평가일에 KB금융의 최종가격이 최초가 대비 29.6% 하락하면서 손실률이 10%로 확정됐다.

'삼성증권18145'도 원금의 4.9%를 잃고 만기를 맞았다. 이 종목은 삼성전자와 한온시스템을 기초자산으로 작년 2월19일 발행돼 지난 18일 상환됐다. 삼성전자의 최종가가 최초가(4만9000원)보다 4.9% 낮은 4만6583원으로 평가되면서 손실이 확정됐다.

한화투자증권이 지난해 발행한 국내주식형 ELS 역시 76종목 가운데 10종목은 녹인 레벨을 터치했다. 손실 구간에 든 종목들은 모두 증시가 고점이던 작년 1~3월 중 3년 만기로 발행됐다. 해당 종목들을 녹인으로 이끈 건 현대차, LG디스플레이, 네이버 등이다.

작년 3월 현대차와 삼성생명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한화스마트4654'는 지난해 11월22일 현대차 종가가 9만2800원으로 떨어지면서 녹인 구간에 들어섰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생명을 기초로 지난해 초 발행된 '한화스마트4602'는 같은 해 6월21일 LG디스플레이 주가가 1만8950원으로 하락하면서 녹인을 쳤다.

◇ 원금 손실 우려 확대...시장 침체 우려

국내 종목형 ELS 시장은 국내주식형 위주로 형성돼 있었다. 국내주식형 ELS의 경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손실 사태가 발생했고 이를 계기로 발행량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공모 기준으로 2007년 5조1586억원(835개)에 달했던 것이 점점 줄어 2016년 282억원(76개)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2017년 코스피가 상승하기 시작하자 발행량이 1961억원(191개)으로 급증했고 작년에도 발행 규모가 1338억원(175개)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해외주식형 ELS는 2014년까지 발행이 전무했으나 대신증권 등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2015년 17억원(16개), 2016년 28억원(14개), 2017년 602억원(55개) 수준으로 늘어났다. 미래에셋대우가 해외주식 ELS를 적극적으로 내놓기 시작하면서 작년 해외주식 ELS 발행 금액은 2018억원(175개)으로 급증했다. 작년 발행금액의 70% 이상이 미래에셋대우에서 나왔다.

글로벌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종목 ELS 손실이 이어지자 활기를 되찾는 듯했던 관련 시장에선 경계심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종목형 ELS 발행량은 작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감소하고 있다.

일부 업계 관계자는 ELS 자체가 투자자를 위한 상품이 아니라는 회의론을 제기한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려면 성격과 가격 등락 추이가 다른 둘 이상의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엮어야 한다. 기초자산의 성격이 다를수록 목표 수익률이 높아지지만 동시에 만기에 수익이 날 확률은 작아진다. 특히 해외주식 ELS는 국내주식보다 더 운용이 어려운데도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녹인을 70% 선까지 끌어올린 것이 무리수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회사는 상반된 구조의 ELS를 동시에 팔아 운용 위험을 헤지하면서 수수료만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기에 만기 손실이 나도 남는 장사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종목형 ELS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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