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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행동 나선 밸류파트너스, 계란으로 바위치기? KISCO·현대홈쇼핑등 소액주주 위임권유 요청, 동참 '불투명'…일임지분도 '미미'

구민정 기자공개 2019-03-11 08:00:14

이 기사는 2019년 03월 08일 11: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주행동주의를 내세운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이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행동'에 나섰다. 하지만 전략의 실효성은 의문이다. 표를 모아 뜻을 관철시켜야하지만 주주간 결집이 쉽지 않아보인다. 밸류파트너스 측이 전략적으로 숨기고 있는 일임 지분도 미미한 것으로 파악됐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밸류파트너스운용은 이달 들어 KISCO홀딩스, 현대홈쇼핑, 한국철강의 주주들에게 올해 주총에서 의결권을 자신들에게 위임해 대리행사하게 해달라는 '위임 권유'에 나섰다.

밸류파트너스운용은 작년에도 KISCO홀딩스, 아트라스BX의 주총에서 위임 권유를 했지만, 현대홈쇼핑·한국철강 주총에서의 위임 권유는 올해가 처음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다른 주주들의 위임 의사표명 여부는 미미하다. 때문에 지분율 확보가 어려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이 실제로 이뤄질지 불투명해졌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위임 권유에 나선 KISCO홀딩스의 밸류파트너스운용 지분율은 1.26%다. 밸류파트너스 측은 중간배당을 신설할 것과 사외이사·감사위원으로 오재열 씨를 선임할 것을 주주제안했다. 이어 이사회 추천 감사위원 후보 3명의 선임을 반대하는 내용을 포함해 주요 안건에 대해 반대한다. 경영진이 비합리적인 자본배분을 장기간 지속해 주주가치가 훼손됐고, 감사위원들은 대주주 감시 및 견제의무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대주주 지분율은 절대적이다. 한국철강그룹의 지주사인 KISCO홀딩스는 지난달 말 기준 장세홍 회장 지분율 34.97%를 포함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소유가 45.45%에 달한다. 이외에 5%지분이상 보유한 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10.68%)뿐이다. 하지만 한국밸류파트너스운용은 밸류파트너스운용 측에 위임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또 KISCO홀딩스가 대주주로 특수관계인과 52.38%의 지분율로 소유하고 있는 한국철강의 밸류파트너스운용 지분율은 0.15%다. 사실상 지분율 과반이 밸류파트너스운용의 뜻과 다른 표결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주요 주주인 한국밸류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도 KISCO홀딩스 측에 장기 배당정책을 수립하고 철근가격 담합으로 인해 훼손된 주주가치를 제고시키라는 요구를 담은 서한을 보낸 바 있지만 이번 주총엔 참석만 할 뿐 다른 행동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밸류파트너스 측에서 동참을 권유하는 연락이 왔지만 같은 주주행동주의라 하더라도 정도와 안건에 대한 상세한 입장이 다소 달라 위임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밸류파트너스 측이 지분율 0.14%를 확보한 현대홈쇼핑의 경우 최대주주인 현대그린푸드(25.01%)를 포함해 현대백화점(15.80%)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40%에 육박한다. 이어 국민연금 공단이 지분율 12%로 대주주로 있다. 밸류파트너스 측은 지난 2016년 12월부터 지속적으로 현대홈쇼핑을 상대로 대주주가 선임하려는 감사위원 송해은 변호사와 김성철 교수에 대한 반대의견을 제시하고,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한 주주가치를 제고하라는 서한을 통해 요구 해왔고 이번에 처음으로 위임 권유에 나섰다. 하지만 2대 주주인 국민연금 측이 최근 5년간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진 적은 단 한 건도 없었고, 특별한 요구사항을 제시하지도 않고 있다. 벨류파트너스 행동주의의 실효성이 더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밸류파트너스운용은 펀드로 보유한 지분만 공시되고, 일임 지분은 비공개해 전략적으로 행동주의에 나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일임으로 보유한 지분을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일임계약고객과 자산은 오히려 감소해 일임 지분도 결정적인 역할은 하기 힘들어 보인다. 연말 기준 일임계약건수는 22건으로 전년대비 15건 감소했다. 일임자산 규모는 전년도 319억원대에서 173억원대로 줄었다. 밸류파트너스운용이 운용하는 펀드 수는 11개에서 14개로 증가했지만 설정액 규모는 500억원에서 355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윤종엽 밸류파트너스운용 대표는 "지분율 확보가 가장 효과적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뜻을 함께 하는 주주들을 본격적으로 모으려고 하는 것"이라며 "실제 위임은 아직까진 거의 없지만 이달 말 실제 주총까지 시간이 다소 남았기 때문에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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