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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중국사업 '손절' 속 새판 짠다 백화점·식품공장 일부 매각..복합쇼핑몰 프로젝트 재개 '집중'

박상희 기자공개 2019-03-14 13:55:15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3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드 보복 사태로 어려움을 겪어 온 롯데그룹이 중국사업 재정비에 들어갔다. 영업 유지가 어려운 백화점 매장 및 가동이 어려워진 식품 공장을 매각하고, 수조원의 자금이 투입될 예정인 복합쇼핑몰 건설 프로젝트 재개에 집중하기로 했다.

단기간 내에 영업이 정상화되고 경영 실적이 회복되기 어렵다고 판단한 유통과 식품 중심의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 사업은 매각 등을 포함한 사업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다. 반면 롯데자산개발,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 여러 개 계열사 투자가 집중된 복합쇼핑몰 사업은 완공에 대한 그룹 차원의 의지가 확고하다.

◇백화점·식품공장 '일부 매각'…칭따오 초코파이·장백 생수 공장 제외

롯데그룹은 사드 사태 이전만 해도 전방위적으로 중국에 투자했다. 2008년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 브랜드로 중국에 진출했다. 롯데마트 매장 수가 100여개가 넘었고, 롯데백화점 매장 수도 확대일로에 있었다.

2016년까지만 해도 매출 등에서 두자릿 수 신장세를 보여왔던 유통 사업은 사드 보복 사태 이후로 암흑기가 찾아왔다. 롯데마트는 점포 별 매각 및 폐점 절차를 통해 완전히 철수했다. 백화점 등도 5개 매장 중 2개 매장이 문을 닫고 남은 3개 매장도 매각을 검토 중이다. 백화점에서만 연간 70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했고, 현재까지 누적 손실은 5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된다.

유통 분야뿐만이 아니다. 식품 사업도 공장 매각을 본격 검토하고 있다. 롯데 식품 제조 계열사 가운데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가 각각 중국에 3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중국에 △롯데 차이나푸드(Lotte China Foods Co., Ltd.) △롯데 칭다오푸드(Lotte Qingdao Foods Co., Ltd.) △롯데 상하이푸드(Lotte Shanghai Foods., Ltd.) 등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칭다오푸드를 제외한 차이나푸드와 상하이푸드를 지주사 전환 당시 롯데지주에 넘겼다.

롯데칭다오푸드는 내부거래 비율이 30%가 넘어 롯데제과에 남았다. 베이징공장과 상하이공장이 중국 현지 입맛에 맞춘 제품 위주로 생산하는 반면 칭다오푸드는 한국에서 팔리는 초코파이와 같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지에서 생산된 제품 일부는 한국으로 역수입되면서 내부거래도 발생하고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칭다오푸드는 분할 이전부터 롯데제과와 업무 연관성이 높고,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투자부문으로 분류되지 않고 사업부문으로 분류돼 롯데제과에 그대로 남았다"고 말했다.

칭다오푸드는 현재 매각 검토 대상에서도 빠져있다. 차이나푸드와 상하이푸드가 공장 중단률이 높은 반면 칭다오푸드는 현재 정상적으로 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칭다오푸드는 지난해 3분기 매출액 73억원, 분기순손실 15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롯데지주로 넘어가지 않은 칭다오푸드는 매각하지 않고 계속해서 공장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주로 넘어간 △롯데오더리음료유한공사 △롯데장백음료유한공사 △롯데주업(북경)유한공사 가운데 공장이 정상 가동되고 있는 장백공장 등은 매각 검토 대상에서 빠져있다. 장백공장은 백두산 생수 등을 생산하고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롯데가 중국 식품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은 아니다"면서 "정상적인 가동이 어려운 공장 위주로 사업을 축소하거나 재편하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에 있고, 매각도 구조조정 안건 중의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단위 자금 투입 청두 프로젝트 사업 재개…선양도 가동 기대

롯데그룹은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청두 및 선양 프로젝트 재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롯데는 사드 보복 사태 이전에 중국 선양과 청두에 각각 3조원, 1조원을 들여 각각 주거단지와 쇼핑몰, 호텔, 테마파크가 들어선 복합쇼핑몰을 세우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건설 착공에 들어가는 등 해당 프로젝트는 사드 사태 이전에 삽을 떴다. 사드 보복 사태 이후로 건설 작업이 지연됐다. 약 3조원이 투입 예정인 선양 프로젝트에 롯데는 이미 2조원 가량을 투자했다. 완공된 프로젝트는 롯데백화점을 건설하는 1단계 뿐이다. 호텔과 테마파크를 짓는 2단계는 2016년 11월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청두 프로젝트도 비슷한 상황이다. 아파트 등 주거단지를 짓는 1단계를 마치고 쇼핑몰 등을 짓는 2단계 작업을 진행 중이던 2017년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현재는 공사가 다시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사드 사태 발발 이후 소방청 점검 등의 이유로 중국 당국에서 공사 진행을 중단시켰었다"면서 "현재는 중국 청두는 건설 작업이 재개됐고, 선양도 날씨가 풀려 언 땅이 녹으면 공사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있던 롯데백화점 5곳 가운데 텐진점 2곳이 문을 닫았다. 나머지 3곳은 운영을 계속하고 있다. 청두 환구중심점, 선양점 등을 폐점하거나 매각하지 않은 것은 향후 복합쇼핑몰 프로젝트를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선양 및 청두 프로젝트에 대한 롯데그룹의 의지는 확고하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지난해 초 부회장 승진 이후 해외 첫 공식 일정으로 선양 프로젝트 공사현장을 방문했을 정도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장기간 사업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계속해서 프로젝트를 끌고 나가기 힘들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현재 시점에서는 선양이나 청두 프로젝트에 대한 매각 가능성 등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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