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튼튼해진 재무구조와 그 이면 [전환기 맞은 정유업]②순이익→잉여금, 매년 차입금 감축…대규모 투자 여력 충분 의견도
박기수 기자공개 2019-03-25 13:27:09
[편집자주]
종합석유화학회사로 탈바꿈을 시도한 지 수년이 지났으나 정유업체의 고민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저유가 때문만이 아니다. 2010년대 들어 '환경' 중심으로 바뀐 세계경제 패러다임에의 적응, 비정유사업 투자 재원 확보, 에너지 산업의 혁명적 시프트(Shift) 시대 준비 등 불확실한 미래 과제가 한두개가 아니다. 작년말 유가 하락으로 실적 쇼크를 경험할 정도로 외생변수 변화에는 여전히 취약하다. 산업 전환기 기로에 선 정유업체들의 현황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2일 15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셰일가스의 등장, 전기차의 등장, 환경 규제 등. 국내 정유사 GS칼텍스가 직면한 과제는 한둘이 아니다. 지난해 올레핀 화학 사업 진출을 선포했지만 올레핀 하나만 믿고 향후 몇 년을 바라보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시장의 시선도 나온다. 사내 위디아(We+Idea) 팀을 꾸려 스타트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찾는 등 여러 방법을 모색 중이지만 결국 관건은 투자 재원이다. 동종업계 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라는 확실한 동력을 갖추기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성장을 위해서는 그만큼 튼튼한 재무 여력이 뒷받침돼야 한다.GS칼텍스의 재무 상태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다. 다만 현재와 같은 재무 구조를 원래부터 유지해오던 것은 아니었다. 2010년대 초만 하더라도 부채비율이 200%에 육박했고, 전체 자산 중 4할가량이 외부 조달로부터 이뤄졌다. 2009년 말에는 보유 중이던 차입금으로 발생하는 비용만 4622억원이었는데, 당시 발생한 영업이익이 7498억원이었다. 전체 영업이익 중 절반 이상을 이자를 갚는 데 써야만 했다는 의미다.
약 10년간의 노력 끝에 GS칼텍스의 재무 부담은 확 낮아진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연결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GS칼텍스의 부채비율은 80.99%다. 2017년 말 87.85%와 비교해서는 6.86%포인트가, 2010년 말 182.96%와 비교했을 때는 무려 101.97%포인트가 낮아졌다. 차입금의존도와 순차입금비율은 각각 19.96%, 24.19%다. 두 수치 모두 2010년대 초와 비교했을 때 괄목할 정도로 안정됐다. 2010년 말의 차입금의존도와 순차입금비율은 각각 39.86%, 102.39%였다. 차입금에 대한 부담이 현재보다는 훨씬 과중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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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갖추게 된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우선 매년 발생한 순이익의 대부분을 이익잉여금으로 꼬박꼬박 쌓았다. 예컨대 GS칼텍스는 2010년 862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2010년 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2009년 말 이익잉여금보다 7504억원 늘어났다. 벌어들인 이익에서 그정도 규모의 금액이 유보금으로 쌓였다는 의미다. 2014년을 제외하고 많게는 1조4000억원, 적게는 4000억원가량 꾸준히 이익을 창출해온 GS칼텍스는 이익잉여금을 불리며 자본총계를 늘렸다. 이런식으로 불려진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말 기준 10조5575억원까지 늘어났다. 2010년 말 7조7794억원보다 35.7% 늘어난 수치다.
앞서 언급된 차입금 이자에 대한 부담도 몰라보게 경감됐다. 2010년 말 기준 GS칼텍스의 총차입금은 9조1064억원으로, 이에 대한 이자비용(금융비용)은 3979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이 잘 나오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이자비용은 부담이 덜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차입금 리스크가 자칫 유동성 문제로 번질 수 있게 된다. 특히 GS칼텍스는 유가 변동 등으로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하는 등 외생변수에 쉽게 영향을 받는 회사다. 차입금이 과중한 상태에서 적자를 보거나 수익성이 낮아지면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2012년이 대표적인 해였다. 당시 한 해 매출은 47조8727억원으로 예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5109억원만을 냈다(2011년 영업이익은 2조2002억원). 당시 보유 중이었던 차입금은 7조6276억원으로 발생하는 이자비용이 3760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률(1.07%)과 금융비용부담률(0.79%)의 차이가 고작 0.28%포인트밖에 나지 않았다. 영업이익 적자를 냈던 2014년은 두 수치의 차이가 마이너스(-) 1.88%를 기록했다. 영업활동 외 유보하고 있던 현금 등을 이용해 이자를 갚아야 했던 상황에 부닥쳤던 셈이다. 다만 이후 총차입금의 규모를 크게 줄이면서 발생하는 금융비용도 그만큼 적어지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 GS칼텍스의 총차입금은 3조9038억원이다. 금융비용은 1519억원으로 1000억원대 중반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설령 수익성이 낮아져도 이자에 대한 리스크가 작아져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재무구조 안정화의 이면을 바라보고 있다. 비록 지난해 올레핀 시설 구축을 위해 향후 2조7000억원의 자금을 쓸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난 10년의 긴 기간을 고려하고, 또 기업 규모와 비교했을 때 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이다. 실제 연결 기준 GS칼텍스는 지난 5년 동안 평균 1조5055억원의 현금을 영업활동으로 창출했다. 다만 투자활동으로는 5년간 평균 3289억원의 현금만을 유출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이 수치가 1조9028억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GS칼텍스의 재무 건전성은 지난 몇 년 전보다 개선된 상태"라면서 "재무적으로만 보면 향후 몇 년간 큰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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