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축소' 논쟁 벌어진 태양 주총 정관변경 두고 SC펀드와 충돌, 경영진 방어 성공
천안(충남)=박창현 기자공개 2019-03-29 15:48:10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9일 14: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감사 정원 축소' 정관변경을 두고 법정 공방까지 벌였던 '태양'과 행동주의 펀드 'SC펀더멘털'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또 한번 맞붙었다. 감사 정원 축소는 정당한 경영상 판단에 의해 이뤄진 결정이라는 경영진과 주주제안을 막기 위한 꼼수라는 행동주의 펀드 간 논쟁이 주총장을 뜨겁게 달궜다.격론이 벌어졌지만 결과는 싱거웠다. 이미 60%대 최대주주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태양이 무난하게 주총을 승리로 이끌었다. 다만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소액주주 대부분이 행동주이 펀드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에서 SC펀드 역시 중장기 투자 동력을 얻게 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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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29일 충남 천안시 태양 본사 대강당에서 제30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현창수 대표(사진)와 장남 현성욱 상무 등 오너일가와 경영진은 주총 30분 전 함께 입장해 주주들을 맞았다. 주주제안에 나선 SC펀더멘털 역시 일찍부터 주총장을 찾아 자리를 지켰다.
태양 주총이 시장의 이목을 끈 이유는 제2호 정관변경안 때문이다. 경영진과 행동주의 펀드는 이미 이 안건 상정을 두고 법적 공방을 벌였다. 태양은 이달 중순 주총소집 결의 공시를 통해 감사 정원을 기존 2명에서 1명으로 줄이는 내용을 담은 정관변경 안건을 상정했다고 공표했다. SC펀더멘털은 즉각 반발했다. 감사 정원 축소안이 신임 감사를 선임할려는 주주제안을 원천봉쇄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결국 SC펀더멘털은 제2호 안건 상정을 막기 위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 '주주총회 결의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안건 상정 자체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태양 측 손을 들어줬다. 법원 결정에 따라 정관변경 안건이 주총에 상정됐고, 양 측은 이번에는 법정이 아닌 주총장에서 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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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펀더멘털은 정관 변경안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당장 현 대표 친인척을 주축으로 한 가족 경영 체제가 공고한 상황에서 감시 견제 기능을 담당하는 감사 수를 줄이는 결정이 모든 주주들에게 도움이 될지 의문을 제기했다. SC펀더멘털 대리인은 "태양은 기업공개를 한 상장기업"이라며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상황에서 감사 정원까지 줄이면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정관변경 통과시 감사 추천 주주제안이 자동폐기된다는 점에서 소액주주 경영참여를 막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경영진은 법원도 인정한 적법한 조치라고 대응했다. 비슷한 규모의 기업들이 1인 감사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과 기존 시스템 내에서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다는 점 등을 방어논리로 들었다. 현 대표 역시 "태양은 지속적으로 1명의 감사만 선임해왔다"며 "추가 감사 선임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해 정관변경에 나섰다"고 말했다.
SC펀더멘털은 감사 축소 논의가 언제부터 이뤄졌는지도 캐물었다. 현 대표는 "과거부터 계속 논의가 있었다"고 답했다.
2호안 외에도 1호 현금배당안, 3호 사외이사 선임안, 5호 이사 보수 한도 승인안을 두고도 양 측은 끊임없이 맞붙었다. SC펀더멘털은 배당 증액과 추천 사외이사 선임을 위해 발언 기회를 얻고 주주설득에 나섰다. 태양의 인색한 배당정책을 바꾸고 대주주를 견제하자며 주주들에게 지지를 요청했다. 반면 태양은 급변하는 경영환경 하에서 최선의 의사결정을 내렸다며 이사회 제안 안건의 합리성과 당위성을 주장했다.
치열했던 논쟁과 달리 결과는 일방적이었다. 태양은 70% 이상의 찬성표를 받으며 제안 안건을 모두 통과시켰다. 현 대표 등 특수관계자 지분이 60%에 달해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다만 SC펀더멘털 역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지배주주를 제외한 다수의 소액주주들이 행동주의 펀드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펀드 보유분은 7% 수준이지만 각 안건 투표에서 SC펀더멘털은 20% 이상의 지지를 얻었다. 이에 행동주의 펀드가 향후에도 영향력있는 견제 세력으로 확실한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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