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4월 02일 08: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하고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의 책 '1984'에 나오는 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최신 트렌드에 변주하면 이쯤 될 것 같다. 빅데이터를 지배하는 자가 고객을 지배하고, 고객을 지배하는 자가 시장을 지배한다.빅데이터는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다. 어느 산업과 기업이 그렇지 않겠느냐만 고객이 밥줄인 유통업은 특히나 빅데이터가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개인맞춤형 마케팅 성공 여부가 기업의 운명을 가를 수도 있다.
이렇게 보면 국내 굴지의 '유통 공룡' 롯데그룹이 2015년 롯데카드에서 롯데멤버스를 분사시킨 건 '신의 한 수'였다. 롯데카드가 매각되더라도 지난해 말 기준 3800만명에 달하는 멤버스회원의 누적된 빅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롯데멤버스는 선불전자지급 수단인 포인트 발행 및 관리업무를 주요 영업으로 하고 있다.
포인트(마일리지 적립) 사업을 롯데만 영위하고 있진 않다. OK캐시백, 해피 포인트, CJ 원카드 등 유수 대기업들이 포인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멤버스는 롯데카드로부터 독립한 이후 OK캐시백과 같이 개방형(외부) 제휴를 추진하며 사업 생태계를 넓혀왔다.
롯데멤버스만의 차별화도 존재한다. 통합멤버십(L.POINT)에 그치지 않고 간편결제 사업(L.pay)을 함께 운영한다는 점이다. OK캐시백의 경우 SK플래닛에서 멤버십을 운영하지만 간편결제는 11번가에서 별도로 운영한다. 신세계포인트 역시 이마트 등에서 멤버십을 관리하지만 간편결제는 신세계I&C에서 운영한다. 간편결제 사업까지 운영하는 롯데멤버스는 유통사의 구매상품 데이터를 통해 보다 정교한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빅데이터 컨설팅 컴퍼니'를 표방하는 롯데멤버스는 향후 비전 등을 감안할 때 국내엔 경쟁사가 없다고 보고 있다. 통합멤버십과 간편결제 사업만을 영위하기 위해 별도 법인을 세운건 실제로 롯데가 유일하다. 우리나라 대기업 중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는 셈이다.
롯데멤버스는 해외기업을 벤치마킹 하고 있다. 일본에서 츠타야 서점을 운영하는 기업 CCC(Culture Convenience Club)의 'T포인트',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의 던험비(Dunhumby), 캐나다 에이미아(Aimia) 등이다. 2017년 한해 매출만 16억2400만캐나다달러(약1조3809억원)에 이르는 에이미아는 토론토 증시에 상장돼 있다. 롯데멤버스의 지난해 매출은 682억원이다.
꿈 같은 얘기만은 아니다. 롯데멤버스가 '한국의 에이미아'로 거듭나지 말란 법이 없다. 관건은 개방형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공유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는 일이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있는 롯데멤버스의 미래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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