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플러스에셋, IPO 선결 과제는 [IPO 넘보는 GA] ②불완전판매 근절·강화되는 규제 대응책 마련
최은수 기자공개 2019-05-28 15:12:05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3일 10: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독립보험대리점(General Agency, GA) 에이플러스에셋어드바이저(에이플러스에셋)는 투자를 유치한 사모펀드(PEF)와의 약정에 따라 내년 상반기엔 IPO 관련 결과가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해 에이플러스에셋은 몇 가지 과제를 선결해야 한다. 문제가 되는 부실계약(불완전판매)을 근절할 대책 마련, GA 규제를 보험사 수준으로 높이고자 하는 감독당국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것, 아울러 IPO 성공 후 조달 자금을 어떻게 사용할 지에 대한 소명 등을 준비해야만 한다.22일 보험 및 GA업계에 따르면 에이플러스에셋은 PEF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스카이레이크)와의 계약에 따라 내년 상반기에는 IPO를 추진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플러스에셋은 지난 2017년 5월 말 이사회를 통해 200억 원의 신주인사권부사채(BW)와 190억 원 어치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했다. RCPS로 발행되는 신주(292만3077주)의 주당 발행가액은 6500원이다. 에이플러스에셋은 스카이레이크와 투자시점으로부터 3년 이내에 IPO를 하기로 약정을 맺었다. 금융감독원에 지정감사인을 신청해 선정 결과 따라 한길회계법인이 선정돼 관련 업무를 진행했다.
IPO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거나 일정 기일 내에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스카이레이크는 계약에 따라 RCPS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RCPS 상환청구기간은 2020년 6월 초로 약 1년 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스카이레이크는 이와 함께 IPO 공모가가 예상보다 낮게 형성되면 RCPS 발행가(6500원)에 내부수익률(IRR)로 책정한 연 12%를 곱한 가격으로 전환가액을 조정할 수 있다는 조항도 계약에 포함시켰다.
IPO의 문턱은 높다. 지난해 동종업계 인카금융서비스가 IPO를 위한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GA업계에 대한 자본시장의 시각도 우호적이지 않은 편이다. 다만 올해 자본시장에서는 지난해와는 상황이 다르다 보고 있다. 특히 에이플러스에셋은 보험업계와 비견할 만한 보험계약건전성과 ‘착한 마케팅'으로 요약되는 조직 관리 및 영업 정책을 지향하고 있다.
이같은 마케팅 전략은 에이플러스에셋의 IPO가 긍정적인 결말을 맺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착한 마케팅'은 에이플러스에셋 곽근호 회장이 출범 이후부터 주장해 온 모토이자 지난해 더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건 정책이다. 착한 마케팅은 수수료 중심이 아닌 고객과 상품 중심 정도영업을 기반으로 해 불완전판매를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보험계약 유지율을 제고하는 것이 골자다.
실제 에이플러스에셋은 지난해 착한 마케팅을 추진한 결과 보험계약의 건전성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인 불완전판매비율을 타사는 물론 보험업계보다 낮추는 데 성공했다. 에이플러스에셋의 지난해 생명보험 불완전판매비율은 0.2%로 GA업계는 물론 생명보험사 평균을 하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GA업계의 생·손보 불완전판매비율은 각각 0.44%, 0.12%였다. GA의 불완전판매비율은 지난 2014년 평균 1%에 육박하다가 지속 감소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생·손보업계 (0.26%, 0.05%)보다 크게 높다. 금융투자업계는 지속적으로 보험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GA의 불완전판매율은 추후 GA 전체 건전성을 해치는 요인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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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플러스에셋은 또 다른 보험계약건전성 지표인 계약 유지율도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에이플러스에셋은 지난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13회차 보험계약유지율 85.3%, 82.3%를 기록했다. 이는 설계사 수 상위 10대 GA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며 생명보험 빅3(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의 13회차 유지율 평균(80.57%)과 손해보험 빅4(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의 13회차 유지율 평균(79.8%)보다도 높다. 에이플러스에셋은 생명보험을 주력으로 하는데 지난해 25회차 생명보험계약유지율은 74.2%로 10대 GA 가운데 유일하게 70%를 넘는 데 성공했다.
에이플러스에셋이 타 대형 GA 대비 적은 설계사 인력으로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에이플러스에셋은 출범 이후부터 GA업계의 대표적 출혈경쟁으로 지적받는 무리한 비용을 투자하는 스카우트 정책을 지양해 왔다. 올 2월 기준 에이플러스에셋의 등록설계사는 4032명으로 10대 GA의 평균(7417명)보다도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 기준 GA 중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156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이 올 1분기 GA 규제와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각종 규제안을 내놓고 올 연말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는 점도 에이플러스에셋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다. 그간 자본시장 일각에서는 만약 GA 최초 상장사가 탄생한다 해도 현행 감독·규제 수준만으론 곳곳에서 터지는 부실계약이나 금융사고에 대한 통제가 사실상 어렵지 않느냐는 우려가 이어져 왔다.
이에 금융·감독당국은 이같은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소속 보험설계사가 1000명 이상인 GA는 독립적 업무수행을 위한 준법감시인 지원조직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규제안을 내놨다. 규제안은 올 연말 보험업법감독규정을 개정하면서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규제안이 도입되면 GA는 준법감시인 임기를 최소 2년 이상 보장해야 하며 유관기관 근무 기간 등 자격 요건도 보험사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준법감시인 업무도 세분화돼 매년 영업소 지점장에게 업무지침 준수현황과 미비점 및 개선 방안 등을 보고 받고 내부통제 체계 및 운영 실태를 점검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하는 것이 추가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인카금융서비스가 IPO를 추진했을 당시엔 금융사고 또는 부실계약 등이 발생할 경우 이를 통제할 기능이 없다는게 업계 인식이었다"며 "올해부터는 금융당국이 제시한 준법감시인 산하 단독 부서 신설 등을 비롯해 내달부터 기존 생·손보협회가 운영하는 'e-클린시스템'에 GA설계사에 대한 모집이력 조회도 추가되는 등 부실계약을 줄일 수 있는 각종 제도가 안착되면서 시각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플러스에셋은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지난 8일 론칭한 보험 보장분석 어플리케이션 '보플'의 서비스 운용 및 유지보수, 보험계약자 보장분석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인카금융서비스가 IPO 추진 당시공모 자금을 우수한 GA설계사를 도입하는 데 쓰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 GA가 IPO를 출혈경쟁을 심화하는 도구로 이용하려 한다 지적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에이플러스에셋이 공개한 보플은 보험 종류별 가입 내역은 물론 사망, 암, 뇌·심혈관 질환, 실손의료보험, 수술비 담보 등 가입한 보장 항목을 쉽게 알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며 "이같은 서비스를 운용하는 데 자금이 많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IPO 성공을 통해 조달되는 자금의 규모가 큰 만큼 이 외에 더 정확한 사용 출처 소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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