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League Table]SI 주도 대형 M&A 다수…크로스보더 딜 '눈길'모멘티브·쉬완스 등 시장 이끌어…하반기 움직임도 활발
최익환 기자공개 2019-07-02 08:12:03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1일 12: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9년 상반기에도 국내 대기업 및 금융지주 등 전략적투자자(SI)의 조단위 인수합병(M&A) 행진이 이어졌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국내 대신 해외에서 새로운 동력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이어졌고, 국내에서의 신사업 진출과 사업재편 움직임도 활발했다. 상반기 완료된 거래규모 상위 10개 거래 중 국내 대기업이 인수자로 참여한 거래는 5개였다.1일 더벨이 집계한 2019년 상반기 국내 M&A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자산총계 기준 상위 50개 그룹)과 금융지주사가 상반기 인수를 완료한 거래총액은 9조8638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3조1408억원에 비해서는 감소한 수치지만, 19조원이 넘는 거래규모를 기록한 SK하이닉스의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제외하면 증가한 액수다.
이는 조단위 인수거래가 속속 완료된 덕택이었다. △KCC-원익QnC-SJL파트너스의 모멘티브퍼포먼스머터리얼 인수(3조5000억원) △신한금융지주의 오렌지라이프 인수(2조2989억원) △CJ제일제당의 쉬완스컴퍼니(Schwan's Company) 인수(1조8667억원) △SK그룹의 베트남 빈그룹(Vin Group) 투자(1조2000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 크로스보더 중심 대기업 투자 움직임 눈에 띄어
특히 아웃바운드 크로스보더(국경간 거래)가 눈길을 끈다. 가장 규모가 컸던 대기업의 인수거래는 KCC가 원익QnC 및 SJL파트너스와 함께 컨소시엄을 맺은 모멘티브퍼포먼스머터리얼 인수거래였다. 총 3조5000억원 규모의 모멘티브 인수거래는 KCC가 가진 실리콘 생산능력을 세계 2위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중견기업인 원익그룹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SJL파트너스에게 새로운 투자기회도 부여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냉동피자 2위 업체인 쉬완스컴퍼니 인수를 완료해, 지역 내 영업망 강화 및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세계 최대의 가공식품 시장인 미국에 생산공장(17개)과 물류센터(10개)를 갖춘 쉬완스컴퍼니는 ‘비비고' 등 CJ제일제당의 한식 제품군의 매출확대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해당 거래는 CJ제일제당이 재무적투자자(FI)를 한 차례 교체하고 공모채를 발행한 끝에 성사되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다.
SK그룹은 신흥시장인 베트남으로 눈을 돌렸다.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해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이다. SK그룹은 빈그룹의 지분 6.1%를 총 1조2000억원에 확보했다. 지난해 SK그룹은 베트남 마산그룹(Masan Group) 지분 9.5%를 5300억원 가량에 매입하는 등 동남아 투자 행보를 지속해왔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들은 국내 시장에서의 영업환경 악화를 이유로 해외로 투자의 눈길을 돌리고 있다"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정부의 신남방정책 등 정책적 영향을 고려하면 해외 투자가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듯 보인다"고 말했다.
◇ 국내에서도 대형 딜…대우조선해양·티브로드·KCFT 등
상반기 국내에서도 대기업이 주도한 조단위 이상의 대형거래 시도가 이어졌다. 아직 주식양수도계약(SPA)만 체결된 상황이긴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티브로드 △롯데카드 △KCFT △CJ헬로 등 거래가 연내 종결을 앞두고 있다. 하반기 국내 M&A 시장에서도 이들 거래가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KDB산업은행이 관리하던 대우조선해양의 인수계약을 맺은 현대중공업은 현재 각국 규제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지실사가 좌절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성공할 경우 세계 1위의 거대 조선소가 탄생하게 된다. 다만 조선업황 회복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인수 이후 최대 변수로 남아있다.
지난 2월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주식과 티브로드의 주식을 포괄적으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유료방송 시장 재편에 나섰다. 이보다 앞서 LG유플러스 역시 CJ헬로를 8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현재 MBK파트너스가 보유 중인 딜라이브가 잠재매물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통신 3사 중 한 곳인 KT의 딜라이브 인수 추진 여부가 지속적인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다만 국회가 논의중인 ‘합산규제'는 유료방송 M&A의 가장 큰 변수다.
한편 SKC는 글로벌 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보유하고 있던 동박업체 KCFT를 1조2000억원에 전격 인수했다. 거래 진행 1년 전 LS엠트론으로부터 3000억원에 KCFT를 사들인 KKR은 SKC로 4배 가격에 회사를 매각했다. 국내외에서 배터리 관련 시장이 각광을 받는 상황에서 SK그륩이 KCFT로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매물로 나온 대형 자산을 중심으로 대기업들의 인수작업이 활발하다"며 "사업재편이 트렌드가 된 상황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대기업들의 움직임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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