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트럼프 기업인 간담회 초청 못받은 배경은 풀무원USA, 현지 매출 농심·SPC와 비슷…오너 아닌 전문경영인 체제 영향?
박상희 기자공개 2019-07-02 09:06:50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1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 중 농심, 동원, SPC 등 다수 식품·유통 기업인을 간담회에 초청한 가운데 최근 미국에서 큰 폭의 실적 성장을 보이고 있는 풀무원은 명단에서 빠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풀무원식품 자회사인 풀무원USA는 지난해 미국에서 2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다.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한국 경제인과의 간담회'에 18개 기업 경영자를 초청했다. 유통 대형 그룹사인롯데·신세계·CJ그룹은 물론 SPC·동원그룹, 농심, 진원무역 등도 이름을 올렸다. 간담회에 초청 받은 기업 모두 미국 현지에서 활발히 투자 및 경영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곳들이다.
롯데는 유통뿐 아니라 화학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3조6000억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5월 방미 당시 준공식 이후 백악관 초청을 받아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하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이마트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에 그로서란트 매장인 'PK마켓'(가칭)을 올 하반기 열고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CJ그룹은 식품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이 약 2조원을 투자해 미국 식품업체 쉬완스 컴퍼니를 인수했다. CJ대한통운은 2300억원가량을 투자해 미국 물류회사 DSC로지스틱스를 품었다.
동원산업은 세계 최대의 참치캔 제조회사인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를 2008년 인수했다. SPC그룹은 '쉑쉑버거'를 한국에 들여왔다. 2005년 미국에 진출한 이래 뉴욕·샌프란시스코 등지에 파리바게뜨 매장 78곳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1억3400만달러(약 1550억원)를 기록했다. 농심은 미국 법인을 두고 로스앤젤레스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다. 농심 미국 법인은 지난해 2억2500만달러(약 2598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 미국에서 경영 성과라면 풀무원도 뒤지지 않는다. 풀무원USA는 2016년 미국 두부 브랜드 '나소야'를 인수하면서 매출이 크게 뛰었다. 나소야는 세계 4대 두부시장(한국, 일본, 중국, 미국) 중 하나인 미국에서 소매 채널에서 1위로 자리매김한 브랜드 기업이다. 나소야 인수로 풀무원은 미국에서 두부사업 부문 1위 업체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이에 힘입어 매출도 상승세를 탔다. 2015년 972억원에 그쳤던 매출액은 2016년 1490억원으로 뛰었다. 2017년 1719억원, 지난해 1782억원 등 지속적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나소야 인수 3년 만에 매출이 2배로 뛰었다.
풀무원은 미국 진출 역사도 오래 됐다. 풀무원USA는 1991년 한국 교민시장에 진출한 이래 꾸준히 사업영역을 확장해왔다. 2004년 미국 유기농 식품회사인 와일드우드 내츄럴 푸드(Wildwood Natural Foods)를 인수해 기존 아시아 타깃층에서만 판매하던 두부 제품을 미국 주류시장(Mainstream Market)에 진출시켰다.
풀무원 미국 현지법인 매출은 농심이나 SPC와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미국 현지에서 매출 등 외형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방한 중 트럼프 대통령 간담회에 초청을 받지는 못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미국에서 최근 들어 두부 관련 매출이 크게 성장한 것은 맞다"면서도 "오래 동안 미국에서 인지도를 높여온 다른 기업과 달리 풀무원은 비교적 최근에서야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눈에 띄는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풀무원이 간담회에 초청 받지 못한 것은 오너가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풀무원의 경영 스타일을 감안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풀무원은 33년 간 기업을 이끌어 온 오너일가인 남승우 전 총괄CEO가 지난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 이효율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다.
실제로 전날 간담회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허영인 SPC 회장, 박준 농심 부회장, 박인구 동원그룹 부회장 등 대부분 오너 일가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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