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업 리포트]세방그룹, 주력사업 성장 정체 빠졌다'물류'로 시작, '제조·건설' 확장…'항만·하역' 고전, 수익성 악화
고설봉 기자공개 2019-07-02 14:56:56
[편집자주]
물류시장이 커지면서 물류기업들이 잇따라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인프라를 강화하거나 M&A(인수·합병)를 시도하는 등 몸집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물류시장의 주 키워드인 '대형화·전문화·융합화'를 이뤄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함이다. 더불어 유통과 물류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이다. 더벨이 물류기업들의 주요 현황을 비롯해 미래 먹거리 준비 상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1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물류기업 세방이 최근 본업인 물류업에서 성장 정체에 빠졌다. 창업주 이의순 명예회장에서 그 아들 이상웅 회장으로 이어지는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항만·하역으로 시작한 사업은 제조업과 건설업, 투자업으로까지 확장됐다. 어엿한 중견그룹사로 성장했지만 본업에서의 경쟁력 상실은 2세경영인이 풀어야할 숙제로 남았다.세방은 1965년 9월 설립됐다. 부산항을 기반으로 항만·하역 사업을 펼치며 성장했다. 경제개발로 물류산업이 커지고, 항만이 늘어나면서 세방도 성장가도를 달렸다. 전국의 주요 항만에서 사업권을 따내고, 육상운송 등으로 영역을 넓혀 사세를 키웠다. 현재 세방은 항만·하역, 창고보관, 육·해상운송, 중량화물 운송 및 설치, 3자물류로 사업영역을 다각화 했다.
1970년대 들어 울산하역사와 건양기업 자산 일부를 인수하며 울산항, 포항항, 인천항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던 세방은 1977년 5월에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이후 해외지점을 활발히 설치하고, 국내 중소형 항만으로의 확장도 가속화했다. 더불어 동창기업, 대영 등을 흡수합병하며 사세를 불렸다. 1978년 세방전지를 인수하며 사업다각화도 이뤘다.
1980년대부터는 인수합병(M&A)을 통해 물류사업을 빠르게 키웠다. 특수화물 자동차 운수 사업면허를 취득하며 육상운송에서도 영역을 확대했다. 이외 주요 항구의 부두운영권을 따내고, 해운사 및 물류사와 공동투자해 주요 항만에서 입지를 다졌다. 광양, 군산 등지에서 컨테이너터미널 부두운영을 위한 자회사 설립도 마쳤다. 2006년에는 종합물류기업 인증을 획득했다. 이 시기 수도권 공략을 위해 안성에 물류센터를 증축하고, 계속해서 물류 영역을 넓혔다.
|
세방은 물류사업 확대와 제조업 등으로의 사세확장 과정을 통해 그룹사로 탈바꿈했다. 이 시기 창업자에서 2세로 경영권 승계가 완료됐다. 창업자인 이의순 명예회장은 1923년생으로 1944년 일본 오사카 외국어대를 졸업했다. 1959년 서독대사관 구매관을 역임하고, 1960년 한국해운을 설립하며 사업에 뛰어들었다. 1965년 세방을 설립한 뒤, 1980년 세방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현재는 이 명예회장의 장남 이상웅 세방그룹 회장이 이끌고 있다. 1958년생인 이 회장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세방전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후 1999년 세방전지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00년 세방 대표이사 사장으로 올라섰다. 이후 2013년 세방그룹 회장으로 추대됐다.
이 회장이 실질적으로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고, 약 20여년 간 세방은 어엿한 중견그룹사로 성장했다. 2018년12월31일 현재 세방의 특수관계사 등 이 회장의 영향력이 미치는 법인을 모두 합하면 약 45곳에 달한다. 세방의 계열사는 세방전지, 이앤에스글로벌, 세방이스테이트 등을 비롯해 27곳에 달한다. 세방 및 이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이 50% 이상인 법인만 집계한 수치다. 이외 다른 물류사 등과 합작형태로 세운 법인은 17곳에 달한다.
그룹 전체적으로 덩치는 커졌지만, 주력 계열사의 경영실적은 매년 악화하고 있다. 세방은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국내 항만·하역 분야에서 CJ대한통운과 한진에 이은 3위 업체로 성장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투자와 대형화로 무장한 대기업 물류사에 밀려 경쟁력을 잃어가는 상황이다. 주력사업 외에 건설업, 투자업 등으로 확장을 꾀했지만 현재까지 성과는 미미하다.
|
세방의 계열사들 가운데 재무제표를 공시하는 법인은 대략 22곳이다. 세방, 세방전지 등은 별도 재무제표를 공시하고, 대다수 자회사들은 이들의 연결 실적에 포함돼 간략한 재무 및 실적 정보를 공시한다. 이외 군산신항만 등 4곳의 합자회사도 실적을 공시하지만, 세방의 지분율이 최대 35.35%에 그치는 등 직접 그룹 실적에 미치는 여향은 미미하다.
세방, 세방전지 등을 중심으로 세방그룹 전체 실적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법인 22곳이 연결 및 별도 공시한 매출의 단순 합계는 지난해 1조927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1조7128억원 대비 12.55% 불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세방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자산총액의 단순 합계는 2조5125억원으로 집계됐다. 2014년 2조278억원 대비 약 23.9% 증가했다. 그룹 전체의 자산과 매출은 꾸준히 늘었다.
하지만 주력 계열사인 세방의 상황은 그룹의 성장세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세방은 최근 5년 동안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매출이 줄고, 현금창출력도 갈수록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수익성 지표는 매년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그나마 세방전지의 꾸준한 매출 성장세로 그룹의 외형이 유지되고 있다.
2014년 6652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6517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6억원에서 114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영업이익률은 2014년 4.3%에서 지난해 1.75%로 감소했다. 연간 현금창출력을 추정해 볼 수 있는 에비타(EBITDA)는 2014년 386억원에서 지난해 216억원으로 줄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에비타 비중도 5.8%에서 3.31%로 낮아졌다.
|
세방그룹 관계자는 "물류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실적이 계속해서 소폭 하향추세에 있다. 다만 올해 들어 조금 회복해 나가고 있다"며 "그외 세방전지 등 제조업 쪽은 수출 물량이 꾸준하고, 국내 판매도 지속적으로 잘 되고 있는 만큼 매출 및 수익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대차그룹 CEO 성과평가]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전동화·전장·비계열’ 다각화 통했다
- [새판 짜는 항공업계]다크호스 이스타항공, 항공업 판도 바꿀까
- [새판 짜는 항공업계]비상 날개짓 이스타항공, 더딘 경영정상화 속도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진에어, 한진칼 통합 LCC 주도권 ‘이상무’
- 체급 키우는 에어부산, 펀더멘털 약점 극복
- [새판 짜는 항공업계]슬롯 지키기도 버거운 이스타항공 '영업적자' 감수
- 티웨이항공, 장거리 딜레마...3분기 이례적 손실
- [CFO Change]기아, 내부 출신 김승준 상무 CFO 발탁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부회장 부활' 성과보상 특급열차 다시 달린다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혁신·파격·미래' 2018년 대규모 인사 데자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