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업 리포트]성장 멈춘 세방, 매출 정체·수익성 악화 원인은물동량 제한, '부두' 경쟁 심화…현금창출력 감소, 원가율·판관비율 상승
고설봉 기자공개 2019-07-03 10:46:00
[편집자주]
물류시장이 커지면서 물류기업들이 잇따라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인프라를 강화하거나 M&A(인수·합병)를 시도하는 등 몸집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물류시장의 주 키워드인 '대형화·전문화·융합화'를 이뤄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함이다. 더불어 유통과 물류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이다. 더벨이 물류기업들의 주요 현황을 비롯해 미래 먹거리 준비 상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2일 13: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방그룹의 주력 계열사 세방이 성장정체로 고민하고 있다. 국내 해운업 불황 여파와 항만하역 및 육상운송 사업의 치열한 경쟁에서 출구를 찾지 못했다. 경쟁사인 CJ대한통운과 한진 등이 불황을 극복하고 국내물류사업에서 전환기를 마련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장 대규모 투자 및 적극적인 영업활동 확대 등도 여의치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세방의 성장 둔화는 전 사업부문에 걸쳐 감지된다. 화물운송, 항만하역, 보관 등 각 사업부문에서 최근 5년간 매출이 일제히 줄었다. 이 가운데 회사의 모태이자 가장 오랫동안 지속해온 사업인 항만하역부문 매출 감소세가 가장 크다. 컨테이너와 벌크 등 모든 하역작업에서 일감이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하역하는 컨테이너 및 벌크화물의 양이 줄어들면서 보관 및 육상운송 매출도 연쇄적으로 감소했다. 세방은 약 230대의 트랙터와 1100여대의 트레일러를 보유하고, 전국 14개 지점망을 통해 컨테이너와 벌크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더불어 컨테이너 야드, 철도 컨테이너 창고, 보세장치장, 일반창고 등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세방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6500억원 안팎에서 머무르고 있다. 세방의 실적 저하는 국내외 항만하역 및 육상운송의 경쟁 심화와 국적 해운사 불황이 겹친 결과다. 2014년 6652억원까지 매출이 늘었지만, 지난해 6517억원으로 다시 감소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국가별, 국내 항구별 부두마다 선박을 유치하려는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항만하역 요율표라고 있는데, 최근에는 이 기준에 따라 각종 비용을 청구하는 경우는 없다"며 "물동량은 일정하고, 항만하역사들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재경6개사 및 지역 거점의 물류사들의 수익성은 매년 낮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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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정체의 영향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항만하역 및 육상운송에 필요한 자산 보유에 따른 고정비용, 트럭 및 크레인 등의 운행 등에도 비용이 지출되는 만큼 매출 감소에 따른 타격은 더 커졌다. 자산규모는 매년 늘어나는데, 매출이 감소하면서 각종 비용 지출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줬다.
자산을 활용함에 있어, 자산규모가 크면 매출이 불어나는 과정에서는 효율성이 높아지는 등 긍정적이 효과가 있다. 매출원가 및 판관비 지출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매출이 감소하면서 이러한 자산에 투입되는 고정비가 그대로 부담으로 남게된다.
실제 세방의 유형자산은 2014년 2431억원에서 지난해 2838억원까지 늘었다. 자산이 늘어남에 따라 감가상각비 지출도 늘어났다. 100억원이던 감가상각비 지출은 102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오히려 현금창출력은 떨어졌다. 2014년 386억원 수준이던 에비타(EBITDA)는 지난해 216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하는 현금이 줄어든 가운데, 자산 유지를 위해 감가상각비 지출이 늘어나면서 부담은 더 커졌다.
이러한 영향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세방의 2014년 매출원가율과 판관비율의 합계는 97.85%였다. 이 비율은 매년 꾸준히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98.25%로 올랐다. 미묘한 차이지만 매출원가와 판관비율이 상승한 만큼 수익성 지표는 하락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률은 4.3%에서 1.75%로 떨어졌다.
세방 관계자는 "매출이 계속해서 떨어지다가 올해 1분기부터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신규로 매출을 확대할 만한 기회가 계속 줄어든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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