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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 기업어음 속도…장기 CP까지 손댄 이유 미상환잔액 7700억, 3년물 35%…연간 사업보고서 공시 전, 공모채 불가

이지혜 기자공개 2019-07-05 13:23:00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3일 14: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지주가 기업어음(CP) 시장에서 장단기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낮은 금리와 절차 상의 편리함을 이유로 적극적인 활용에 나서고 있다.

롯데지주는 만기 3년에 달하는 장기 CP도 수차례 발행했다. 장기 CP는 표면적으로는 기업어음이지만 실질적 성격은 회사채와 같다. 자본시장 왜곡 등 부작용을 낳은 주범으로 꼽힌다. 장기 CP 발행 시점에는, 지주사 출범 후 사업보고서가 나오지 않아 공모 회사채 발행이 불가능했다. 부득이 장기 CP에 손댄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지주, CP 발행 증가

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롯데지주의 CP 잔량이 7700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지주는 1일에도 3개월 만기 CP를 1000억원 발행했다.

롯데지주의 CP 잔량은 올해 들어 크게 늘었다. 사업보고서와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CP 잔량은 5700억원이었지만 1분기 말 7800억원으로 증가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롯데케미칼 지분 인수대금을 마련하면서 은행대출이 크게 늘었다"며 "이자율이 낮은 CP로 은행대출을 갚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10월 롯데케미칼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2조원 이상을 단기차입금으로 조달했다. 지난해 말 단기차입금 2조 8300억원 중 대부분이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은행권에서 빌린 것이다. 은행 대출금의 이자율은 대부분 2~3%대다.

반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발행한 만기 1년 미만 CP는 이자율이 최고 2.1%를 넘지 않았다. 이자율이 대부분 1.8~1.9%대인 만큼 롯데지주가 CP로 은행권 단기차입금을 차환해 금융비용을 줄였다는 것이다.

롯데지주는 단기차입금이 급증했지만 대응능력은 충분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지주가 롯데케미칼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2조 3500억원을 단기차입금으로 추가 조달하면서 유동성 부담이 커졌다"며 "다만 올해 10월까지 금융사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원활한 자금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자체적인 유동성 대응능력은 우수하다"고 밝혔다.

◇장기 CP 비중 커…공모채 발행 못한 데 따른 '차선책'

문제는 롯데지주의 CP에 장기물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롯데지주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수 차례 만기 3년짜리 기업어음 27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장기 CP 비중은 전체의 35%다.

장기 CP는 2013년 기업어음 규제가 이뤄지면서 발행이 뜸해졌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늘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장기 CP는 기업어음과 형태는 같지만 실질적으로 회사채와 같아 자본시장 왜곡 등 부작용을 낳은 주범으로 꼽힌다.

만기 1년 이상의 장기 CP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발행일 이후 1년 동안 보호예수 전매제한을 두면 증권신고서 제출의무가 면제된다. 롯데지주는 이런 조건을 충족시켜 장기 CP 관련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롯데지주는 올해 3~4월까지 공모채 발행 여건이 악화되자 장기 CP를 발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2017년 10월 지주사가 출범하고 난 뒤 2018년에서야 제대로 된 연간 실적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공모채를 발행하려면 실적과 재무지표 등 데이터를 갖춰서 신용등급을 받아야 했지만 올해 3~4월까지는 사업보고서가 나오지 않아 장기 CP를 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지주가 공모 회사채까지 발행하기로 계획한 만큼 향후 장기 CP 발행을 줄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롯데지주는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사모채를 900억원 규모로 발행한 데 이어 11일에는 만기 3년, 5년, 10년물짜리 공모채를 모두 3000억원 규모로 발행하기로 했다.

롯데지주는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단기 신용등급 A1을 받았다. 순수지주회사로서 주요사업자회사의 사업안정성과 신인도가 우수하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에게서는 장기 신용등급 'AA/안정적'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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