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League Table]삼성다빈치 '자금몰이'…흥국재량펀드 흥행 '재시동'[헤지펀드/펀드별 설정액 증감]빌리언폴드·타임폴리오, 자금유출 '몸살'
최필우 기자공개 2019-07-16 13:02:00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0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9년 상반기 더벨 헤지펀드 리그테이블에서 흥국자산운용 펀드의 설정액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자금 유출로 몸살을 앓았으나 레버리지 비율을 낮추고 변동성을 줄이면서 기관투자가들의 마음을 돌려 놨다. 단일 헤지펀드 중 설정액이 가장 큰 NH투자증권 펀드는 최고 설정액을 자체 갱신했다.지난해초 출범해 신흥 강자로 부상한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은 자금 유출로 몸살을 앓았다. 리스크를 감수하고 고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쓰지만 예상보다 큰 변동성을 감당하지 못한 고객들이 이탈했다. 충성도 높은 고객을 보유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펀드 설정액도 감소했다.
◇흥국재량펀드, 변동성 잡으니 기관투자가 '컴백'..삼성다빈치 자금유입 '최고'
더벨 헤지펀드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운용기간 1년 이상 펀드 중 설정액이 100억원을 넘는 펀드는 265개다. 이들 펀드 설정액은 상반기에 총 7414억원 감소했다. 69개 펀드 설정액이 5491억원 늘었으나 126개 펀드에서 1조2908억원 감소했다. 나머지 펀드는 설정액 변동이 없었다.
|
흥국자산운용은 설정액 증가 상위 10개 펀드 중 2개를 배출했다. '흥국재량투자전문투자형사모증권투자신탁2호[채권]'와 '흥국재량투자전문투자형사모증권투자신탁제4호[채권-파생형]' 설정액이 786억원, 318억원 씩 늘었다. 지난 6월말 기준 설정액은 2023억원, 1613억원이 됐다.
흥국재량펀드는 듀레이션(Duration), 커브(Curve), 섹터(Sector) 등 다양한 채권 투자 전략을 혼합한 상품이다. 레버리지를 적극 활용해 차익 규모를 키우는 게 전략의 골자다. 시중에 변동성이 작은 채권형펀드가 많으니 상대적으로 큰 리스크를 감수하고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시발점이 됐다. 흥국자산운용이 채권형펀드에 강점이 있어 세울 수 있는 전략이다.
흥국자산운용은 이 펀드를 내세워 1조원을 웃도는 헤지펀드 설정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레버리지 비율을 정관 최대치인 400%까지 사용하자 탈이 났다. 월별 수익률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기관투자가 자금이 대거 이탈했다. 결국 헤지펀드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해졌다.
올들어 레버리지 비율을 100%까지 낮춰 변동성을 잡은 게 반등 계기다. 수익률은 다소 낮아졌지만 기관투자가 발길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이 상품을 개발한 박형태 흥국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이 과감한 변화를 택했다. 아울러 채권운용본부 내에 재량운용팀을 신설, 윤세정 팀장을 중심으로 팀운용 체계가 자리잡도록 한 게 주효했다.
박형태 흥국자산운용 채권본부장은 "다시 자금을 맡긴 투자자 중에는 펀드 설정 초창기에 투자했다가 환매를 택한 기관도 있다"며 "떠난 고객도 다시 돌아오게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운용팀을 재편했다"고 말했다.
'삼성다빈치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1호'는 개별펀드 중 설정액 증가폭이 가장 컸다. 설정액이 897억원 늘어 2670억원이 됐다. 이 펀드 역시 픽스드인컴(Fixed income) 전략을 사용하는 채권형 헤지펀드다. 금리 인하 국면에서 변동성을 잘 관리해 기관투자가 호응을 얻었다.
'NH 앱솔루트 리턴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은 끝모를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설정액이 496억원 증가했다. 전체 헤지펀드 중 세번째로 증가폭이 크다. 설정액은 6075억원으로 단일펀드 최고다. 올 3분기 계열사 고유자금 1000억원이 추가로 투자될 예정이라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밖에 '알펜루트 마테호른4478 멀티전략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와 '씨앗멀티-眞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는 각각 247억원, 232억원 씩 설정액을 키웠다. 'CK골디락스 ALGO PLUS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3호'는 설정액을 198억원 늘리며 리그테이블에 새롭게 진입했다. 이어 KB Vintage16 전문투자형 사모 투자신탁 제1호(193억원), '푸른시그니처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2호'(183억원), '케이프 프리즘 레드 전문사모투자신탁'(178억원) 순으로 설정액 증가폭이 크다.
◇빌리언폴드, 초기투자자 이탈 '궁합 안맞네'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은 올들어 설정액이 줄었다. '빌리언폴드 Billion Beat-ED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642억원), '빌리언폴드 Billion Beat-MS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535억원), '빌리언폴드 Billion Beat-RV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511억원)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출신 안형진 대표가 합류하면서 이름이 알려진 곳이다. 후광에 힘입어 작년초 단숨에 3000억원을 웃도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타임폴리오 출신'이 펀드를 운용한다는 마케팅 포인트에 자산가들이 선뜻 자금을 건낸 것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수요에 비해 펀드 설정이 많지 않다는 것도 빌리언폴드자산운용으로 자금이 유입된 요인이다.
하지만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달랐다.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은 높은 변동성을 감내하면서 고수익을 추구한다. 올상반기 수익률만 봐도 15% 안팎으로 3% 수준을 기록한 타임폴리오자산운용보다 높다. 다만 작년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증시가 급락할 때 큰 변동성을 경험한 고객들이 장기간 펀드를 보유하는 게 어려울 것으로 보고 환매를 결정했다.
빌리언폴드자산운용 관계자는 "PT를 통해 변동성이 크고 고수익을 추구한다는 콘셉트를 설명했지만 일부 고객들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처럼 기복없이 수익률을 내주길 원했다"며 "손실을 입진 않았지만 본인 투자 성향과 맞지 않다고 판단한 고객들이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꾸준히 성장해 온 타임폴리오자산운용도 일부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 나갔다. '타임폴리오 The Time-F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400억원), '타임폴리오 The Time-H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367억원), '타임폴리오 The Time-A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335억원) 설정액이 감소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관계자는 "2018년 10월 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펀드가 고전하자 금융상품 투자 자체에 회의를 느낀 고객이 일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누적 수익률이 꽤 높은 상태여서 차익을 실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악사매그넘1전문사모투자신탁'은 설정액이 880억원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롱숏 전략으로 지난해 하락장을 방어하지 못해 기관투자가가 올들어 환매를 선택했다. '신한금융투자하이파이(HI-FI) 채권투자 수시입출금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791억원), '마이다스 적토마 멀티스트래티지 전문투자형 사모 투자신탁'(-729억원), '브레인 태백 전문사모투자신탁 1호'(-352억원)도 설정액 감소폭이 큰 펀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후계자 준비 본격화…계열사 CEO 인선 촉각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임추위 마음 사로잡은 '성장스토리 시즌2' 프리젠테이션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속전속결' CEO 승계 완료, 대체불가 리더십 입증
- [우리금융 부정 대출 파장]조병규 행장 '피의자 전환', 자추위 롱리스트 영향은
- [신한금융 인사 풍향계]'전직 영업통' 신용정보 대표 취임, 자경위 관행 변화 기류
- [2024 이사회 평가]동원F&B, '사외이사 충원·위원회 신설' 급선무
- [2024 이사회 평가]이노션, '대표이사 의장' 체제로 독립성 한계
- [2024 이사회 평가]사조대림, 오너 일가 '주진우·주지홍' 중심 이사회 구성
- [신한금융 인사 풍향계]돌아가는 자경위 시계…정용기 전 부행장, 신용정보 대표로 복귀
- JB금융, '사외이사·CEO' 선임 규정 손질…지배구조 안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