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걷힌 한국조선해양, 9분기 만에 매출 3조 회복 수주실적 늘어 일감 증가, 신조 발주가 관건
구태우 기자공개 2019-07-29 08:32:01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6일 13:0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조선해양의 조선 부문 매출이 9분기 만에 3조원을 돌파했다. 수주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기수주 물량이 조업에 들어가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마이너스(-)를 가리켰던 실적 지표가 플러스(+)로 전환하면서 조선업 불황의 끝이 보인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연결 기준 3조9229억원(영업이익 55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조선 부문 매출은 3조3460억원(85%)을 기록, 2016년 4분기(3조3888억원) 이후 처음으로 분기 매출 3조원을 넘겼다. 전년 동기 대비 1조155억원 늘었다.
지난해 한국조선해양 조선 부문은 1~4분기 모두 영업적자를 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5225억원에 달했다. 수주 불황의 여파로 조업 물량이 줄면서 고정비 부담이 커진 게 원인이었다. 올해 조선 부문 실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수주한 물량이 설계 작업을 마치고 조업에 들어갔고, 매출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조선 부문은 지난해 한해 동안 15조9096억원을 수주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수주 잔량은 69%(21조5288억원)로 집계됐다.
수주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실적 지표들도 우상향 하는 모양새다. 조선부문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조7750억원, 영업이익은 355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1337억원을 기록, 전기보다 988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모처럼 4%대를 회복했다. 조선 부문의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돌파한 건 2017년 2분기(영업이익 1456억원) 이후 처음이다.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부문 자회사의 실적도 개선됐다. 현대삼호중공업은 2분기 15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흑자전환했다. 현대미포조선은 27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한국조선해양은 조선과 엔진 부문의 매출이 늘었지만 해양플랜트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이번 분기 환율과 원가 모두 한국조선해양의 든든한 우군이었다. 환율과 원가는 조선업종의 외생변수에 해당된다. 조선사는 수주 계약을 따내고 1~2년이 지나야 매출이 발생한다. 환율이 오르면 매출이 늘어나고, 하락하면 손해를 보는 구조다. 원 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1106원까지 하락해 저점을 찍은 뒤 지난 9일 1183원까지 인상됐다. 한국조선해양은 환율 인상으로 1054억원의 이익 개선 증대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상반기 포스코 등 철강사와 협상에서 조선용 후판가격을 동결했다.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열연강판으로 주로 선박 건조 등에 사용된다. 선박 건조 원가의 30% 이상을 후판이 차지한다. 조선사는 반기마다 협상을 통해 후판가격을 결정한다. 재무제표의 공사손실충당금 항목에 후판가격 인상분을 미리 반영한다. 상반기 후판가격이 동결되면서 500억원이 환입됐다.
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연간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강재호 현대중공업 선박해양영업담당 상무는 "발주량은 저조하지만 연초부터 안정적인 물량을 가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수주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던 만큼 하반기 수주를 늘리는 게 관건이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면서 신조 발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58.5% 수준이다. 조선업은 수주 산업의 특성상 수주 실적이 저조하면 매출이 2~3년 후 급격하게 낮아지는 양상을 보인다. 수주 불황 이전 조선 부문의 분기 매출은 4조원을 넘었는데, 불황이 닥치면서 2조원대로 떨어졌다. 이번 분기 3조원대로 매출이 올라선 것도 수주 실적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강 상무는 "신조 시장은 현재도 침체된 상황이지만 여러가지 솔루션을 갖고 대비하고 있다"며 "여러 선종에서 운임이 상승하고 있고, 탱크시장도 회복되고 있어 신조 발주량은 앞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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