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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국내외 조달 속도…재무부담 영향은 분기말 부채비율 800% 돌파, 하반기 조달량 1조 넘겨

피혜림 기자공개 2019-08-09 13:02:00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8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국내외 채권 시장을 활용한 대규모 조달에 나선다. 지난달 25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찍은 데 이어 이달만 3억달러(약 3645억원) 규모의 한국물(Korean Paper) 보증채권을 발행할 전망이다. 뒤이어 내달께 50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에도 나설 예정이다. 석달 새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들인다.

대한항공은 2017년 550% 수준까지 끌어내렸던 부채비율(연결기준)이 올 1분기말 800%를 돌파하는 등 재무부담이 심화되고 있다. 올 3분기 발행물량 대부분이 차환 목적이긴 하지만 외화 발행금액의 일부는 운영자금으로 쓰일 것으로 관측돼 재무구조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5년간 7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에 나설 계획을 밝힌 상황이라 재무 여력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올 3분기 조달 규모 1조 돌파…국내외 시장 적극 활용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 3분기 세 차례에 걸친 국내외 채권 발행으로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할 전망이다. 지난 7월 25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한 대한항공은 뒤이어 이달 말 3억달러 규모의 유로본드(RegS) 발행을 위한 프라이싱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5000억원 규모의 ABS 발행을 위한 준비작업에도 돌입한 상태다.

조달 자금 대부분은 채권 차환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지난 7월 발행한 2500억원의 자금을 오는 10월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차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ABS 역시 앞서 분할상환한 증권을 대체하기 위한 목적일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들어 조달을 위해 한국물 시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2월 3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한 지 반년 만에 달러 채권 조달에 나섰다. 한국수출입은행과 KDB산업은행의 보증을 활용한 크레딧 보강으로 투자자 모집은 무난히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계기준 변경·순손실 이중고, 부채비율 상승 '뚜렷'

전방위 조달 속에서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또다시 상승하고 있다. 2016년말 연결기준 1178%의 부채비율을 기록해 당시 기발행 했던 채권의 기한이익상실(EOD) 요건을 충족했던 대한항공은 이후 부채비율 감축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듬해 말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절반 이상 감소한 557%에 도달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회계기준 변경과 당기순손실의 이중고로 대한항공의 부채비율 증가세는 다시 뚜렷해졌다. 운용리스의 부채 계상과 당기순손실 실현에 따른 자본 감소 등으로 올 1분기말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819% 수준에 도달했다. 올 하반기 5000억원 규모의 ABS를 발행할 경우 일시적으로 부채비율이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BS는 만기 일시상환 구조가 아니고 3개월 단위로 분할상환되는 구조"라며 "이 때문에 ABS를 차환 목적으로 발행하더라도 재무제표 상 남아있는 잔액이 발행물량보다 작아 부채비율이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한항공은 2015년부터 회사채 기한이익상실 조건을 부채비율 1500%로 높여 해당 지표에 대한 부담이 높진 않은 상황이다. 부채비율 1000%를 기준으로 한 기발행 채권은 모두 상환된 상태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지난달 18일부터 2025년말까지 7조원 규모의 항공기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힌만큼 향후 부채비율이 급증할 여지가 남아 있어 차입부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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