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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특허연구비 '10.1조' 과감한 투자 시설투자비 축소와 반대 흐름…'지적재산권이 곧 미래' 판단

김장환 기자공개 2019-08-20 08:16:16

이 기사는 2019년 08월 19일 11: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경영환경 악화로 올 들어 시설투자비 축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지적재산권 연구·개발(R&D) 투자비는 크게 늘렸다. 장기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특허 취득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상반기 추세를 보면 올 한해 삼성전자가 특허 획득을 위해 투입한 R&D 비용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투입한 지적재산권(특허권) R&D 비용은 10조1000억원 가량이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훌쩍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8조8000억원, 2017년 같은 기간에는 7조9000억원을 특허권 R&D 비용으로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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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과거 특허권 R&D 비용 지출 추이를 볼 때 올 해 관련 비용은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3년 동안 그래프를 보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많은 특허권 R&D 비용을 꾸준히 지출해왔다. 2017년 하반기 8조9000억원, 2018년 하반기에는 9조9000억원 특허권 R&D 투자비용으로 썼다. 그 해 상반기보다 모두 크게 증액한 수준이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가 올 한 해 동안 집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특허권 R&D 비용은 21조원 가량이다. 올 하반기 특허권 R&D 비용 투입액이 이전 몇 년 동안 보였던 흐름처럼 상반기 대비 1조원 가량 증액할 것이라고 봤을 때다. 사상 최대 규모의 특허권 R&D 투자 비용이 된다.

삼성전자의 특허권 R&D 투자비용 확대는 시설투자 비용은 크게 줄인 추세를 보인 가운데 이뤄진 일이란 점에서 특히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시설 투자 신설 및 증설, 보완 등에 10조7114억원 가량을 썼다. 2017년부터 지난 3년 동안 투입한 투자비 중 가장 적은 규모다. D램 등 가격 하락 부담, 일본과 무역 마찰에 따른 경영환경 약화 등이 시설투자비를 줄이게 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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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특허권 R&D 비용은 대폭 늘리는 양상을 보인 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부문이란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IT 등 사업에 주력 중인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미래 시장에 대응할 생각이다.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지적재산권' 취득이 필수적이다. IT 기업 경우 '기술이 곧 미래'란 관점에서 봤을 때 특허권 없이는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

삼성전자는 이를 근거로 특허 취득수를 늘리기 위한 많은 노력을 오랫동안 기울여왔다. 삼성전자는 1984년 사상 첫 특허를 등록한 미국 시장에서 올 상반기 말 기준 5만2537건에 달하는 특허를 등록해두고 있다. 뒤를 이어 유럽 2만7247건, 중국 1만1808건, 일본 7165건 등 세계 각지에 특허를 등록해두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 등록해둔 특허권 수는 13만2478건에 달한다.

특허권 수를 늘릴 수 있었던 건 대규모 투자비용을 아낌없이 지출한 덕분이다. 특히 역대급으로 많은 특허권 R&D 비용을 지출한 올 상반기에는 취득 특허권 수도 '역대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취득한 신규 특허만 3778건이다. 삼성전자의 특허권 취득수는 2017년 하반기에 소폭 내림세를 보인 후 꾸준한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만 올 상반기만큼 많은 특허권을 한꺼번에 취득한 건 처음이다.

특허권의 중요성은 최근 삼성전자 자회사가 단행한 것으로 알려진 특허 침해 소송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삼성전자가 올 초 인수한 이스라엘 카메라 솔루션 업체 코어포토닉스는 최근 애플을 상대로 한 특허침해 소송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제기했다. 코어포토닉스는 애플 듀얼 줌 디지털 카메라 등이 자사 특허를 무단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소송 결과에 따라 많게는 수조원대 배상을 받아낼 수 있고, 또 상대방이 기술을 지속해 사용시에는 특허권료를 받을 수 있다. 반대 경우라면 역시 그만큼의 돈을 지적재산권 보유 업체에 지불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과거 오랜 기간 특허권을 두고 대규모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기술뿐 아니라 디자인 표절 문제까지 불거져 양측은 2011년부터 7년 동안 법정 공방을 벌여왔다. 이후 2018년 양사는 전격 합의를 이루며 소송을 마무리지었다. 삼성전자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특허권 확보를 위한 투자 비용만큼은 축소하지 않는 배경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특허권 경쟁에서 만큼은 앞으로 어떤 기업에도 뒤지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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