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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CMO의 재발견]"바이오신약도 반도체 같은 성장궤도 그릴 것"⑤삼성바이오로직스, CDMO로 사업 확장…"미래 파트너 확보로 생산효율성 총력"

서은내 기자공개 2019-09-03 08:09:34

[편집자주]

바이오 산업에서 '생산'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한국 바이오 벤처들은 '개발'에만 초점을 쏟아왔다. 신약개발은 약효와 안전성 확인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그 약을 쓸 수 있게 제조가 가능해야 개발이 완성된다. 생산을 도맡아 하는 바이오 CMO의 중요도와 그 성과에 대해 재조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더벨은 CMO를 둘러싼 바이오 업계의 주요 이슈와 해당 업체들에 대해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9일 11: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도 반도체와 비슷한 성장궤도를 그릴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DMO사업을 통해 신약 개발 벤처들의 우군으로 나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200억원을 투자해 송도 3공장 옆 부지에 CRO 분석 연구소를 지었다. 연말부터 CDO 사업과 함께 CRO 비즈니스를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외에서 관련 핵심 인력을 영입하고, 기존 품질관리 파트의 내부 인력이 모여 분석 업무에 참여하기로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바이오업계에선 반도체 만큼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과거 반도체 산업은 주요 전자 업체가 필요한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는 구조였다. 이를 외부에 아웃소싱해 대량 생산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그 과실을 누린 것이 반도체 제조 전문 업체들이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도시바 마이크론 등 과점체제가 형성된 상태다.

바이오 신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모든 바이오신약 개발사들이 직접 생산을 담당할 경우 자칫 더 큰 고정비를 부담할 수 있다. 상품화를 위한 스피드가 중요해지면서 전문화된 곳에서 아웃소싱으로 신약을 제조하는 게 더 유리하다. 삼성이 반도체를 이을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 산업을 주목한 이유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윤호열 CC&C 센터장(상무)는 "바이오의약품을 직접생산하는 것이 1세대 개념이라면, 2세대는 전문가에게 아웃소싱하는 것"이라며 "많은 이들이 항체의약품이 무엇인지 알기 시작했는데 상품화를 위한 스피드가 중요해진 지금, 전문화된 곳과 제휴해 비용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과거 반도체 산업도 1990년대까지는 대부분 인하우스로 직접 생산 방식을 택했다"며 "지금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글로벌 생산의 70%를 담당하면서 가격은 훨씬 낮아졌고 퀄리티는 훨씬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CMO에서 CRO까지 사업 확장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 사업은 셀라인의 프로세스 공정부터 생산, 최종 허가 기관의 승인, 파일링까지 한 곳에서 가능한 플랫폼 서비스다. CDO와 , CRO에 CMO 까지 생산에 관한 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윤 상무는 "CDO와 CRO 사업 규모를 수억불 수준으로 키워 CMO에 더해 삼바의 한 축으로 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제조공정 자체가 회사의 핵심 노하우인 경우는 자체 설비를 갖추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확실한 생산 제품이 없는 상태에서 공장을 짓는 것은 자칫 큰 고정비를 떠안을 수 있다는 게 윤 상무의 조언이다.

바이오의약품을 대량 위탁 생산하는 것이 CMO라면, CDO는 생산을 최적화하기 위한 공정을 개발하는 서비스가 중심이다. 높은 수율로 약을 생산할 수 있는 조건을 찾는 것이다. 또 공정개발과 생산에 따른 부수적인 데이터 분석 활동을 CRO라고 부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MO 중심 사업을 해왔다. CDO사업은 2017년부터 처음 구상하고 준비기간을 거쳐 2018년 개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O가 CMO사업의 안정적인 확장에 발판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신약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은 물질의 공정개발, 임상 시료 제조 등을 일찍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검증된 CMC 역량을 활용해 바이오텍과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미래의 잠재 CMO 고객 확보로 이어진다.

윤 상무는 "36만리터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되면서 보다 초기부터 좋은 고객사를 찾을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던 중 CDO 서비스의 니즈를 확인했다"면서 "전임상 임상 등의 초기 공정개발부터 완제품 생산이 풀 라인업된 생산 비즈니스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회상했다.

바이오의약품은 생산 시설을 도중에 변경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공정을 개발하고 임상 물질을 제조하던 사이트에서 상업생산까지 가능하다면 사이트 변경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다.

윤 상무는 "R&D회사 입장에서 개발 파이프라인의 방향을 정하고 나면 중요한 건 속도"라면서 "대단위 생산설비를 갖춘 곳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준다면 상업화까지 빠른 속도로 개발 진행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5월 말 누적 기준으로 총 CMO 34건, CDO/CRO 34건을 수주했다. 그 중 올해 들어 수주한 것은 CMO 7건, CDO/CRO 20건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CDMO를 위탁한 국내 바이오벤처 중 알려진 곳은 지아이이노베이션, 유틸렉스, 이뮨온시아 까지 세 곳이다.

삼바 수주 건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벤처기업의 윈윈 구조

삼바에 CDO를 맡긴 바이오벤처들은 글로벌 제약사와 협상할 때 CMC에서 높은 신뢰를 받는다. 임상 개발 시점부터 향후 상업화까지 글로벌 1위 CMO업체인 삼바가 CMC를 도맡고 있어 제조 부문을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예상에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의 론자,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 함께 글로벌 3대 CMO로 꼽히며 케파 기준으로는 삼바의 규모가 가장 크다.

삼바는 그동안 글로벌 허가 기관들로부터 총 서른 건이 넘는 제조 승인을 받았다. 윤 상무는 "삼바는 향후 계약 건수 기준 글로벌 1위 CMO가 되는 게 목표"라며 "임상과 신약 승인에 필요한 바이오기업들의 CMC 데이터를 튼튼하게 백업해 줌으로써 성공을 돕고자 한다"고 말했다.

삼바의 CDMO 모델은 국내에선 처음 시작된 서비스다. 보통 CDMO 업체들은 삼바보다는 작은 생산 시설을 갖춘 곳들로 공정 개발 등 CMC 비즈니스를 이어오고 있다. CDMO 사업은 GMP 규격에 맞게 디자인 된 생산 설비와 검증된 설비 가동 인력이 결합된 탄탄한 시스템이 필요한 비즈니스다.

또 바이오CMC는 케미칼 CMC에 비해서도 더 복잡하다. 자연물의 배양이 필요한 바이오약품은 배치별로 완전히 같은 물질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배치별 생산물질의 차이를 비교가능하게 유지하고 또 차이를 컨트롤하는 것은 고도로 전문화된 역량이 필요하다.

바이오플랜트를 완공하고 나서도 문제는 더 있다. 유효성을 검증하는 절차다. 기기들이 제대로 기능을 하는지 1년 간 살펴본 후 테스트, 시생산을 거친다. 이때 수많은 에러가 발생한다. 에러를 바로 잡고 설비를 완결시키기 위한 검증 과정을 반복해야 비로소 GMP 시설로 검증돼 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다.

◇ 해외 전문 인력 100명 영입으로 시작…생산 전문가 2300명 양성

국내에서 바이오의약품의 생산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었다. 삼바는 2011년 회사 설립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을 해외 인력 영입에 투입했고 그렇게 교육받은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 수는 2300여명에 달한다. 삼바가 국내 바이오생태계에 CMC 전문 인력을 공급해낸 셈이다.

윤 상무는 "해외에서 공정 오퍼레이션, 품질 전문 인력 100여명을 영입했고 이들은 또다른 인력을 양성해온 지 이제 8년차를 맞았다. 한국 바이오 산업에서 삼바의 가장 큰 공을 따진다면 바이오에피스를 합쳐 전문 인력 3300명을 양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벤처들이 CMO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명확하다. 부족한 CMC 역량을 확실히 뒷받침받을 뿐 아니라, R&D에 집중이 가능하다. 윤 상무는 "바이오벤처들에게 CMC를 이해하는 역량은 꼭 필요하다"며 "다만 "생산 설비를 직접 지을 필요는 없다. 항체 CMO 시장만 500만리터 규모로 커진 지금, 생산은 전문 생산가에 맡기고 개발 파이프라인 확보에 집중하는 것이 자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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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 제조 승인 현황(우)과 CMO 및 CDO 수주 현황(좌). <출처: 삼성바이오로직스 2019년 2분기 실적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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