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운용, 카타르ABCP '후폭풍' MMF 급감 [자산운용사 경영분석]②펀드설정액 1년새 7조원 감소…카타르 ABCP 부실 우려에 MMF 환매 급증
김수정 기자공개 2019-09-26 08:14:02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3일 14: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자산운용 펀드 설정액이 1년새 7조원 가까이 빠졌다. 카타르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실에서 촉발된 대규모 머니마켓펀드(MMF) 환매 사태를 겪으면서 단기금융펀드 중심으로 설정액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MMF 이슈가 마무리된 가운데 DB자산운용은 안전성을 한층 보강한 MMF를 앞세워 법인 영업에 다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자산운용의 펀드 설정잔액은 올 상반기 말 기준 9조80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13조1239억원에 비해 25.3% 감소한 수치다. 작년 말(10조1628억원)과 비교해도 3.5% 줄었다. 상반기 말 공모펀드 설정액은 2조141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6조282억원에 비해 66.6% 줄어들었다. 사모펀드 설정액은 7조990억원에서 7조7932억원으로 9.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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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 형태로 설정된 법인용 MMF에서 대규모 자금이 이탈한 것이 전체 펀드 설정액 감소로 직결됐다. 유형별 설정액 추이를 보면 단기금융형집합투자기구 설정액은 작년 상반기 5조23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9889억원으로 80.3% 급감했다.
MMF에서 대규모 자금 이탈이 이어진 건 카타르 ABCP 부실 문제가 제기되면서다. 작년 8월 터키발 무역분쟁 가능성이 퍼지면서 카타르국립은행(QNB) 정기예금 ABCP가 부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졌다. 이에 해당 ABCP를 담았던 MMF들에서 대규모 환매가 잇달았다. 특히 운용 규모가 컸던 'DB다같이법인MMF1'는 자금 유출 규모도 컸다.
카타르 ABCP 부실 우려 발생 직전 DB다같이법인MMF1 설정액은 6조원을 바라봤다. 하지만 8월부터 환매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연말엔 1조원을 갓 넘는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단기간 자금이 빠지자 DB자산운용은 환매를 잠정 연기하기도 했다. 올해 환매가 재개된 가운데 1조원 넘는 자금이 이탈하면서 DB다같이법인MMF1 설정액은 상반기 말 기준 184억원으로 줄었다.
DB자산운용은 지난 4월 DB다같이법인MMF1의 정상운용을 재개한 데 이어 'DB클린법인MMF4'를 주력 상품으로 적극 판매하고 있다. 이 MMF는 일반기업 기업어음(CP)을 배제하고 국고채와 통안채, 특수채, 은행채, 공기업 CP 등 안전 자산에만 투자하는 상품이다. 상반기 말 기준 설정액은 5856억원이다. DB자산운용 관계자는 "클린 MMF를 작년 7월의 다같이MMF 수준으로 키우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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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을 투자하는 증권펀드는 지난 1년 간 설정액이 1조7730억원에서 1조7263억원으로 2.6% 감소했다. 증권펀드 중에서도 주식형은 5517억원에서 5190억원으로 5.9% 줄었고 채권형은 1조32억원에서 9216억원으로 8.1% 줄어들었다. 주식혼합형(222억원)과 채권혼합형(358억원)도 지난해(257억원, 486억원)에 비해 13.6%, 26.3% 줄었다. 재간접형 역시 533억원에서 312억원으로 41.5% 감소했다.
반면 증권파생형은 906억원에서 1965억원으로 116.9% 늘어나면서 증권펀드에 속하는 8개 유형 중 유일하게 증가세를 나타냈다. 주가연계증권(ELS)을 투자자산으로 삼는 주가연계펀드(ELS) 설정 규모가 커지면서 파생형 설정액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866억원에서 올해 865억원으로 0.1% 줄었다. 특별자산펀드는 한 개뿐이던 펀드가 청산되면서 325억원이던 설정액이 0원이 됐다. 전문투자형 사모집합투자기구 설정액은 6조2081억원에서 7조38억원으로 12.8% 증가했다. 전문사모펀드는 최근 가장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는 유형이다.
펀드 설정 규모가 축소되면서 펀드 운용 수익도 악화됐다. 올 상반기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는 76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104억원보다 36.8% 감소했다. 펀드 설정액 감소에 따라 펀드 운용에 대한 기본보수인 투자신탁위탁자보수는 작년 상반기 8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0억원으로 15.7% 줄어들었다.
지난해 대규모 일회성 성과보수를 수취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성과보수가 포함되는 펀드 기타보수도 뒷걸음질쳤다. 올해 기타보수는 작년(20억원) 대비 70.0% 감소한 6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DB자산운용은 지난해 상반기 'DB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0호'의 투자자산을 매각하고 해당 펀드를 6년 만에 청산하면서 20억원대 성과보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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