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시너지 결정체 '달빛조각사'…두 회사 IPO 발판 카카오페이지 웹툰으로 게임 개발해 게임즈 퍼블리싱…천재개발자 송재경 대표도 주목
서하나 기자공개 2019-09-26 08:20:00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5일 10: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반기 기대작 '달빛조각사'가 25일 베일을 벗는다. 달빛조각사는 엑스엘게임즈가 개발,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을 맡은 모바일 MMORPG 게임으로 카카오페이지의 인기 웹소설 달빛조각사를 원작으로 개발됐다.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알려진 웹소설을 바탕으로 게임을 만들었고 이를 다시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하는 카카오 플래폼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 게임으로 평가된다.
달빛조각사는 엑스엘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 기업공개(IPO)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요한 게임이기도 하다. 엑스엘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는 모두 추진 중이던 기업공개를 한 차례 미룬 뒤 재도전 시기를 살피고 있다. 달빛조각사 흥행 여부에 두 회사의 상장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지가 달려 있다.
특히 달빛조각사는 개발을 총괄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도 주목을 받는다. 송 대표는 '리니지' '바람의나라'를 개발한 국내 PC온라인 MMORPG의 전설과 같은 존재로 업계에서는 이미 유명하다.
◇4년만 신작 '달빛조각사'에 두 회사 IPO 재추진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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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대표는 25일 열리는 '달빛조각사' 기자간담회에 직접 참석한다. 달빛조각사 개발을 총괄한 현역 개발자로서 이날 직접 게임을 소개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최초로 달빛조각사 게임 플레이 영상, 사업전략 등을 공개한다"며 "직접 게임개발을 총괄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를 비롯 카카오게임즈 퍼블리싱 사업을 총괄하는 조계현 각자 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달빛조각사는 남희성 작가의 인기 판타지 소설 '달빛조각사'의 IP를 원작으로 개발됐다. 달빛조각사는 가상현실 게임 '로열로드' 속 주인공이 달빛을 조각하는 '달빛조각사'라는 직업을 선택하면서 벌어지는 여러 에피소드를 담은 소설이다. 이 소설은 12년간 누적 구독자 수 500만 명, 누적 판매 부수 600만 부, 연재권 수 58권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썼다. 현재까지도 카카오페이지에서 웹소설 부문 매출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웹툰으로도 제작됐다.
송재경 대표는 이달 2일 달빛조각사 토크 프리뷰에 참석해 "리니지와 바람의나라의 경우 게임이 유명해지면서 원작도 함께 유명해진 사례"라며 "이번에는 유명한 원작의 덕을 좀 보려고 '달빛조각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엑스엘게임즈는 2003년 4월 자본금 50억원으로 설립됐다. 지분 18.7%을 보유한 송재경 대표가 1대 주주로, 위메이드와 카카오게임즈가 각각 지분 5.4%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327억4454만원, 영업이익 69억3001만원, 순이익 13억6614만원을 거뒀다. 네오위즈 게임즈 대표와 게임협회장을 지낸 최관호 대표가 경영총괄을 맡고 있다.
엑스엘게임즈는 2015년 아키에이지로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서비스를 하면서 한 차례 IPO를 추진했지만 이후 차기작 '문명 온라인'을 론칭한 뒤 여러 난관을 겪으면서 결국 상장이 무산됐다. 엑스엘게임즈 관계자는 "이후 회사체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면서 다시 IPO를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달빛조각사는 특유의 귀여운 그림체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의 흥행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게임"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달빛조각사에 거는 기대가 크다. 카카오게임즈는 2016년부터 지난해 하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를 준비해왔지만 지난해 감리 장기화와 글로벌 게임환경의 악화 등을 이후로 상장 절차를 중단했다. 당시 게임사업의 전열을 재정비하고 감리 절차를 마무리한 후 투명성과 기업가치를 더 올려 IPO를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내놓은 블루홀이 개발한 모바일 MMORPG 게임 '테라 클래식'도 달빛조각사와 함께 올해의 야심작으로 내놨다.
◇리니지·바람의나라 만든 천재 개발자 '송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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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조각사 게임을 개발한 송재경 대표(사진)는 게임업계의 전설과도 같은 인물이다. 1967년생으로 1990년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학사와 1992년 카이스트 대학원 전산학 석사를 졸업했다.
1993년 카이스트 대학원 전산학 박사과정을 밟던 도중 1년 늦게 카이스트에 입학해 함께 박사과정을 밟던 김정주 넥슨(NXC) 대표와 뜻을 모아 게임사 '넥슨'을 설립한다. 김정주 대표와 송 대표는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86학번 동기로, 대학 입학 이후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모방하면서 곧바로 친해졌다고 한다.
개발 쪽에 재능이 많았던 송재경 대표와 사업 쪽에서 두각을 드러낸 김정주 대표가 절묘한 시너지를 내면서 1996년 PC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가 탄생한다. 1996년 서비스를 시작한 바람의 나라는 지금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오래 상용화된 그래픽 머드 게임으로 기록 중이다.
정작 송재경 대표는 바람의 나라의 정식 서비스를 몇달 남겨놓고 김정주 대표와의 의견 충돌을 이유로 넥슨을 퇴사하게 된다. 대신 신일숙 작가의 판타지 소설 '리니지'를 통해 새 게임 개발로 눈을 돌리게 된다. 리니지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뒤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에 착수해 1998년 11월 PC온라인 게임 전설이 된 MMORPG 리지니를 내놓는다.
송재경 대표는 천재 개발자라는 별명답게 리니지 개발 과정에서 도트를 사용하는 방식 대신 3D 스튜디오 맥스로 캐릭터를 랜더링한 뒤 2D로 변환하는 등 몇가지 파격적 시도를 했다. 리니지는 국내 온라인 게임의 부흥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엔씨소프트를 연매출 단숨에 국내 게임업계 1위 회사로 키운 주역이기도 하다.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엔씨소프트 개발 총괄 부사장을 지내던 송재경 대표는 2003년 4월 회사를 나와 게임 개발사 '엑스엘게임즈' 설립한다. 그동안 MMORPG의 대가로 불리던 송재경 대표는 2013년 기존과 차별화된 게임 요소를 넣은 '아키에이지'를 선보이며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뽐냈다.
업계 관계자는 "송재경 대표는 바람의 나라, 리니지 등의 대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한 현역 개발자"라고 설명했다. 아키에이지는 지금까지도 엑스엘게임즈를 대표하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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