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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를 움직이는 사람들]콘텐츠 올인한 '조이' IT 기업 최대 규모 IPO 눈앞⑩창업 꿈 김범수 의장과 인연으로 현실…내년 상장하면 기업가치 최대 4조

서하나 기자공개 2019-09-19 08:18:16

[편집자주]

카카오는 2009년 세워진 아이위랩이 시작이다. 작은 벤처기업에서 10년만에 자산 10조원의 IT 공룡으로 성장했다. 이젠 모바일 플랫폼뿐 아니라 핀테크, 모빌리티 등 대한민국의 일상을 책임지는 대기업이 됐다. 카카오의 성장을 함께한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8일 07: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의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회사다. 웹소설에서 웹툰, TV드라마로 제작돼 최고 시청률 8.7%를 기록한 '김비서가 왜 그럴까'로 스토리의 힘을 입증했다. 2013년 330만명이던 누적 가입자 수는 상반기 2200만명으로, 5000만 건이던 누적 열람건수는 올해 상반기 440억건으로 성장했다.

가파른 성장세 뒤에는 일찍부터 스토리의 힘을 믿고 회사를 이끌어온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사진)가 있다. 오래전부터 창업을 꿈꾸다 2010년 교육 서비스 회사 포도트리를 세워 지금의 카카오페이지로 키워냈다. 이 대표는 카카오 내부에서 '조이(JOY)'로 불린다. 콘텐츠를 통해 기쁨을 제공하는 카카오페이지 가치와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웹툰이 보유한 수많은 이야기는 경쟁력이 매우 높다. 방대한 지식재산권(IP)을 영상화해 K스토리 산업을 이끌겠다."

자신감으로 가득찬 이 대표의 눈앞에는 이제 카카오페이지 기업공개(IPO)라는 결실이 다가오고 있다. 최소 1조원에서 많게는 4조원 가치로 평가되는 카카오페이지는 이르면 2020년 상장할 예정이다.

◇창업을 꿈꾸던 청년 손에 탄생한 '포도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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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대표는 1973년 8월 27일 태어났다. 1992년 단대부고와 1999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제대 후 복학했을 때부터 창업을 생각했다. 경험을 쌓기 위해 1999년 첫 직장으로 한국 P&G를 택한 뒤 어시스턴트 브랜드 매니저(Assistant Brand Manager)로 일했다. IBM에서 컨설턴트로서 경험도 쌓았다.

1999년부터 전제완 사장이 창업한 프리챌에 합류해 마케팅을 총괄했다. 2002년 프리챌 서비스총괄 사업부장을 맡았다. 2003년 NHN에 합류하면서 창업과 관련해 구체적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이 대표는 NHN에서 멘토와 같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인연을 맺게 된다.

이진수 대표는 프리챌 시절 만난 전제완 사장과 NHN 시절 만난 김범수 의장을 창업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인물로 꼽았다. 전 사장이 창업가의 롤모델을 제시했다면 김범수 의장은 비전과 구체적 실행계획 등에 도움을 줬다고 한다.

창업 결심을 확고히 굳힌 것은 NHN 재직 시절 아이폰을 구입하면서부터다. 아이폰에서 앱을 다운로드 받으면서 "인터넷 열풍보다 더 큰 변화가 오고 있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당시가 창업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훗날 회고했다.

이진수 대표는 즉각 이진영 이사에 연락해 바로 'OK'라는 답을 따냈다. 그리고 전화를 돌려 신종훈, 박종철, 차상훈, 김유진 이사 등을 모았다. 당시 카카오톡을 통해 모바일 사업에 뛰어들 준비 중이던 김범수 의장을 찾아가 후원과 코칭을 받았다. 창립멤버 중 박종철 해외사업 담당 부사장과 차상훈 전략담당 부사장은 여전히 카카오에서 이 대표 곁을 지키고 있다.

이진수 대표는 2010년 7월 카카오페이지의 전신이 된 포도트리를 창업하고 대표이사에 오른다. NHN에서 글로벌 사업기획그룹 그룹장, NHN USA 영업본부 실장, 네이버 마케팅센터 센터장 등을 거친 뒤였다. 당시 포도트리 지분은 김범수 의장이 50%를, 나머지를 이진수 대표를 비롯한 22여명 직원이 나눠가졌다.

교육 서비스로 출발한 포도트리는 영어 단어, 동화 앱 등을 출시해 당당히 한국, 일본, 미국 등에서 교육앱 부문 1위에 올랐다. 여기서 자신감이 붙은 이 대표는 본격적으로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서비스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애니팡'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카카오페이지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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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에서 웹툰, TV드라마로 제작돼 최고 시청률 8.7%를 기록한 '김비서가 왜 그럴까'.
자신만만했지만 카카오페이지의 첫 성적표는 참담했다. 출시 첫 날 크게 주목을 받았지만 좀처럼 가입자 수가 늘지 않았다. 가입률보다 이탈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실패란 말이 돌기 시작했다. 이진수 대표의 입이 바짝바짝 말랐다.

궁지에 몰리자 포도트리 내부에서 대안으로 19금 만화를 유통하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이진수 대표는 '성인물로 쉽게 돈 번다'는 인식이 씌워지는 것은 답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대신 카카오톡에서 성공한 사업 모델을 뜯어보기 시작했다. 당기 돌풍을 일으킨 인기 모바일 게임 '애니팡'이 눈에 들어왔다.

애니팡은 게임 한 판에 소요되는 시간이 2분 안팎으로 짧았고 일정 시간을 기다리면 게임을 할 수 있는 독특한 방식이었다. 이 모델을 카카오페이지에 적용해보기로 결심했다. 출판사와 만화 제작사를 모아 책 한 권 단위로 팔았던 콘텐츠를 호흡이 짧은 연재물로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이틀 정도 기다리면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하는 사업모델을 제시했다. 적어도 약 5%의 성격 급한 사람은 다음 편을 기다리지 못하고 결제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대표의 꾸준한 설득으로 '기다리면 무료' 시스템의 초기 모델이 탄생했다. 1권 단위로 유통되던 소설 '달빛조각사'는 한 권 분량이 25회차로 쪼개졌다. 대신 무료 이용권 선물 등 수시로 이용자 이탈을 방지하는 데 힘썼다. 소비자들은 이 경험을 통해 모바일 콘텐츠 구매에 점점 익숙해져갔다. 당시 포도트리 전체 3만여개 콘텐츠 중 기다리면 무료가 적용된 약 2만여개 콘텐츠에서 대부분 수익이 나왔다.

기다리면 무료 시스템은 현재 카카오페이지의 보편화된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카카오페이지 누적 작품 수는 웹툰, 만화, 소설부터 베스트셀러까지 발행일 기준 6만2000여개에 이른다. 이중 3500개가 넘는 작품을 '기다리면 무료'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2015년 12월 카카오 콘텐츠 비즈니스 자회사로 편입됐다. 2016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외형이 쑥쑥 성장했다. 2018년 연간 거래액 2200억원, 연매출 1800억원을 돌파했다. 이 대표는 차근차근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지의 기업가치를 최소 1조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올해 늘어난 실적을 바탕으로 2020년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는 최대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상장한 IT기업 중 최대 규모다.

이진수 대표는 2018년 1월 영화 VOD 서비스를, 같은 해 5월에는 드라마, 예능 서비스를 개시했다. 지난해 8월에는 포도트리였던 사명을 카카오페이지로 변경했다. 콘텐츠 플랫폼 브랜드 강화 및 인지도 제고를 위한 결정이다. 올해는 특히 글로벌 콘텐츠 시장을 공략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민다. 앞으로 콘텐츠 영역을 해외시리즈와 애니메이션까지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진수 대표는 "카카오페이지가 10조원 회사로 크지 못하면, 5년 뒤 한국 스토리 산업은 미국, 일본, 중국에 좌지우지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K스토리 산업을 키워온 데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세대에게 힘이 되는 새로운 산업으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를 보였다. 창업의 꿈을 꾼 뒤로 쉬지 않고 달려온 이진수 대표는 이제 2200만명 회원을 보유한 카카오 대표 콘텐츠 플랫폼을 이끌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한참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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