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감 커지는 시멘트업]레버리지 '부담' 삼표, 차입금 축소 '과제'건설 경기 하강 속 레미콘 '삼표산업'도 부진, 리파이낸싱 등 이자비용 절감 추진
박기수 기자공개 2019-09-30 10:01:00
[편집자주]
최근 시멘트 업계를 관통하는 단어는 '내우외환'이다. 각 업체가 가지고 있는 내부 고민뿐만 아니라 외부 환경도 점점 비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닥친 위기는 일본산 석탄재 수입 규제와 지역자원시설세의 도입이다. 시멘트 업체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건설 경기도 좋지 않다. 위기관리가 요구되는 시멘트 업계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6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석탄재 수입 규제·지역자원시설세·레미콘 공장 부지 이전'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는 삼표그룹이 재무 건전성 제고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삼표산업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은 차입금 리파이낸싱(Re-financing)을 통해 조달 금리를 낮추는 등 차입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는 일이 대표적이다.그럼에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특히 2015년 인수한 삼표시멘트는 잘못하면 영업이익보다 차입금 이자비용이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레미콘 사업을 영위하는 삼표산업은 상황이 비교적 낫지만 건설 경기 위축으로 실적 하락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위에서 언급한 세 악재가 한꺼번에 닥칠 경우 실적에도 상당한 부담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
삼표그룹의 재무적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룹 지배구조 파악이 먼저다. 삼표그룹은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삼표와 정 회장의 장남 정대현 사장의 에스피네이처 계열로 나뉜다.
시멘트와 레미콘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는 모두 ㈜삼표 계열로 쏠려있다. 시멘트 사업은 '삼표시멘트'가, 레미콘 사업은 '삼표산업'이 담당한다. 이외 골재나 철도 관련 제품 사업을 영위하는 엔알씨와 삼표피앤씨 등이 있다. 두 법인은 삼표산업·삼표시멘트와 비교하면 비교적 몸집이 작다.
에스피네이처는 올해 초 삼표기초소재와 네비엔, 경한이 합병해 탄생한 법인이다. 시멘트 재료인 골재와 슬래그 등을 생산하고, 철스크랩 가공 등 환경 관련 사업도 담당한다. 에스피네이처 산하에는 베스트엔지니어링, 홍명산업 등 여러 자회사들이 있지만 직접적으로 시멘트와 레미콘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라고는 볼 수 없다. 즉 삼표그룹의 시멘트·레미콘 대표 업체는 각각 삼표시멘트와 삼표산업이고, 양사가 사실상 삼표그룹의 재무 상황을 좌지우지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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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산업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550억원, 476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6.3%다. 영업이익률 9.6%를 기록했던 2017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2017년에는 매출 7618억원, 영업이익 728억원을 기록했던 바 있다.
삼표산업은 비상장사로 분·반기별 실적을 공시하지 않는다. 모회사인 ㈜삼표 역시 비상장사라 연결재무제표 주석 등을 통해 반기 실적 등을 알 수 없다. 다만 같은 레미콘 업체들의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삼표산업의 올해 상황도 어림 짐작할 수 있다. 아주산업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48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올해 영업이익은 196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다만 재무 상황은 비교적 여유롭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삼표산업의 지난해 말 총차입금은 2648억원으로 이에 대한 이자비용은 89억원이다. 영업이익(476억원)으로 충분히 대처가 가능한 금액이다. 부채비율 역시 130%대로 재무 부담이 심각하다고 볼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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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시멘트다. 지난해 삼표시멘트는 해운사 명성기공과의 분쟁으로 제대로 된 영업에 나서지 못해 상반기까지 영업 적자(-45억원, 별도 기준)를 기록하고 있었다. 올해는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2848억원, 106억원을 기록하고 있으나 2016·2017년 수준의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6·2017년에는 각각 3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삼표시멘트였다.
올해 상반기 말 삼표시멘트의 총차입금은 4111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한 이자비용은 74억원이다. 영업이익(106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 큰 금액의 차입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무거운 이자 부담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일본산 석탄재 수입 규제 등 닥친 악재는 삼표시멘트와 삼표그룹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삼표의 경우 동양시멘트 인수 이후 차입금 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태"라면서 "인수한 기업이 제대로 현금 창출을 하지 못하면 그 부담은 그대로 그룹에 전이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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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명성기공과의 분쟁으로 삼표시멘트가 부진했던 지난해 ㈜삼표는 영업이익(483억원, 연결 기준)보다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490억원)을 더 많이 지불했다.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많아질 경우 금융권의 상환 요구 등 유동성 압박이 있을 가능성이 커진다. 분쟁 마무리 이후 ㈜삼표의 연결 실적도 호전될 것으로 보이나 업계에 닥친 악재들 탓에 실적 하락에 대한 고민거리가 커질 삼표그룹이다.
이에 삼표산업은 최근 차입금 약 250억원에 대한 리파이낸싱 등을 추진했다. 삼표그룹 관계자는 "올해 8월에 금리 절감 차원에서 기존 차입금에 대한 리파이낸싱을 추진하는 등 차입 부담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표그룹 관계자는 "그간 실적 부진 요인이었던 선박 문제가 해결된 데다 유연탄 대체 연료 사용량 확대, ESS운영 등을 통한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라면서 "석탄재 이슈 등 업계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영향 최소화할 대책을 수립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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