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0월 01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템이 9년 만에 미국에서 3300억원 규모의 객차 사업을 수주하면서 현지법인의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현대로템 미국 법인(Hyundai Rotem USA Co)은 수주가 끊기면서 2016년부터 적자를 내고 있다. 적자가 장기화되면서 현재 완전자본잠식(자본총계 -215억원) 상태다.현대로템은 1일 미국 메사추세츠 항만 교통공사(Massachusetts Bay Transportation Authority·이하 MBTA)가 발주한 2층 객차 납품 사업을 낙찰받았다고 밝혔다. 총 80량의 객차를 수출하는 이번 계약은 3341억원 규모다.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객차를 생산해 현지로 수출하면 미국 법인이 유지 보수와 시운전 등을 맡는다.
미국 법인이 수주 계약을 따낸 건 9년 만이다. 2010년 덴버 전동차에 66량을 수출한 이후 한 건의 수주도 따내지 못했다. 현대로템은 이번 수주를 계기로 미국 사업을 정비해 추가 수주를 따낼 방침이다. 내년 MBTA는 2층 객차 사업을 추가로 발주할 예정인데, 미국법인은 입찰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번 수주가 현대로템 미국법인에 미치는 재무적 장점도 상당해 보인다. 현대로템 미국법인은 2017년 말 완전자본잠식(-7억원)에 빠졌다. 2016년부터 적자를 쌓기 시작하면서 납입 자본금을 모두 까먹었다. 미국 법인은 현지 고객사를 상대로 영업하고, 요구조건을 수렴하기 위해 2004년 1월 설립됐다.
미국법인은 현지에서 객차 수주가 끊기면서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됐고, 현지 공장도 운영을 중단했다. 연 2000억원을 웃돌던 매출은 2017년 7억원까지 급감했다. 미국법인은 2017년 7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해부터 매출이 일절 발생하지 않았다.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90억원에 달했다. 올 상반기 기준 자본총계는 -215억원이다.
현대로템은 이번 수주로 미국법인의 자본잠식 상태가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법인은 총 80량의 객차를 본사에서 납품받아 설치한다. 시운전도 미국법인이 맡는다. 현지에서 객차가 정상 가동에 들어갈 때까지 미국법인의 역할이 중요하다. 3300억원에 달하는 수주 금액 중 일부가 미국법인의 수익으로 인식될 전망이다. 현대로템은 이번 수주에서 매출이 발생하면 미국법인의 자본잠식은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번 수주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입지가 강화됐고, 추가 수주의 기반이 마련됐다"며 "신규 수주가 이뤄질 경우 미국법인은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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