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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등급 하향 가능성에 CP 발행 러시 만기 1년 근접, 2100억 규모…부정적 와치 리스트 등재, 영향?

이지혜 기자공개 2019-06-14 09:29:12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3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템이 올해 들어 기업어음(CP) 발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만기도 1년에 근접해 상대적으로 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CP 발행규모가 작고 단기물 위주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현대로템은 상반기 채권 만기가 몰린 데다 신용평가가 6월에 이뤄지면서 CP 발행규모를 확대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대로템이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오를 만큼 신용도 위기를 겪으면서 회사채 시장에 섣불리 접근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올해 하반기 현대로템의 공모채 복귀 여부가 주목받는 이유다.

◇CP 발행 속도, 차입구조 단기화

현대로템이 올해 들어 지금까지 21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3월 1500억원, 6월 600억원 규모다. 올해 발행한 CP의 만기는 모두 363일로 구성됐다.

현대로템은 1년에서 이틀 빠지는 기업어음을 찍어 증권신고서 제출을 피했다. 만기 1년 이상의 CP를 발행하면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만기 1년에 근접한 CP를 찍은 것은 올해부터다. 지난 발행한 1100억원 규모 CP는 짧으면 일주일, 길어도 4개월 만기를 넘지 않았다. 2017년 발행된 CP도 모두 200억원으로 규모가 작았다.

CP 발행에 속도가 붙으면서 차입구조의 안정성도 떨어지고 있다. 현대로템은 올해 1분기 말 연결기준으로 총차입금이 1조5182억원이다. 이 중 1년 안에 갚아야 할 액수는 60%에 가깝다. 지난해 1분기 말보다 단기성차입금 비중이 두 배가량 늘어났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채권 만기가 몰려 있었고 현재 신용등급 평정도 진행되는 등 회사채를 발행하기에 타이밍이 어긋나서 CP 발행을 확대한 것"이라며 "수금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만기가 도래하기 전이라도 CP를 갚을 것이며 의도적으로 증권신고서 제출을 피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올해 3월과 4월 각각 1000억원씩 모두 2000억원의 채권 만기가 도래했다. 이에 대응하려면 올해 초 회사채를 발행해야 했지만 당시 현대로템은 올해 1월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 3사로부터 신용등급 하향검토 와치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일반적으로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이 있을 때 공모채 등을 발행하면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로 미매각이 발행할 위험도가 높아진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신용등급이 확정된 뒤 회사채를 발행한다.

◇하반기 공모채 시장 복귀할까

현대로템이 CP 발행을 크게 확대하면서 일각에서는 실적부진, 신용도 위기 등을 겪으며 공모채 시장을 기피하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4월 1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으로 조달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A급 이상 우량기업은 만기가 같을 경우 수급만 안정적이라면 공모채가 유리한 것으로 여겨진다. ABCP 등 단기금융시장은 최종 상환일이 같더라도 1~6개월 단위로 차환발행을 해야 하는 데다 시장상황에 따라 금리 변동폭도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ABCP는 수요예측, 증권신고서 제출 등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창구로 여겨진다.

현대로템이 시장의 우려를 가라앉히기 위해 공모채 시장에 복귀할지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현대로템은 2007년부터 해마다 공모채를 발행해왔다. 하지만 현대로템 관계자는 "하반기 공모채 발행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올해 7월 550억원, 10월 300억원의 채권만기가 돌아온다. 2020년 1월에도 2200억원 어치가 만기도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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