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0월 08일 07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에너지가 지난달 비금융 민간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원화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낭보는 이어졌다. GS칼텍스도 그린본드 발행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비금융 민간기업 사상 첫 원화 그린본드와 두 번째 그린본드가 연내에, 그것도 두세달 간격으로 발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그린본드의 사회적 의미는 깊다. 친환경사업에만 자금을 쓸 수 있기에 기업과 투자자가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해외에서는 그린본드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채권 시장의 발달로 투자자층이 두터워 발행사가 누릴 이점도 크다. 투자자와 조달 다변화가 그것이다.
SK에너지의 이번 원화 그린본드 발행이 주목받는 이유다. SK에너지는 해외 한국물시장과 달리 뚜렷한 유인이 없는데도 위험과 비용을 감수해가며 원화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대표주관사와 검증기관도 한국기업을 택하면서 의미를 더했다. 국내에서는 ESG채권이 처음 발행된 지 만 2년도 지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투자자층이 사실상 전무하다. 더군다나 부수적 비용도 일반 공모채를 발행할 때보다 많이 든다. 외부 전문기관에게 그린본드 발행 전후에 자금 사용목적, 관리 등을 검증받아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SK에너지의 시도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 3000억원의 5배에 가까운 1조4800억원의 자금수요를 확보했다. GS칼텍스까지 후발주자로 나서면서 원화 그린본드에 대한 기업과 투자자의 관심이 한결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롯데물산, LG화학, 한화에너지 등 국내기업들이 해외 한국물시장에서 ESG채권을 적극 발행하며 높은 이해도를 보였다. 이에 따라 SK에너지의 성공을 향후 원화 그린본드 발행 확대의 물꼬를 틀 계기로 여기는 시선도 나온다.
그러나 한계도 있다. SK에너지나 GS칼텍스는 각각 오너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지나 환경이슈가 현안으로 떠올랐기에 '반짝' 홍보효과를 노리고 그린본드에 관심을 뒀다는 시선을 받는다. 사후검증이 잘 이뤄질지 미지수라는 점에서 진정성을 입증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국내 투자자들도 그린본드에 투자했다기보다 신용등급 AA+의 우량기업에 투자했다는 측면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동안 그린본드 등 원화 ESG채권은 정부정책에 발맞추는 발전사 등 공기업과 금융기업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SK에너지가 원화 그린본드를 발행한 것은 그 자체로 유의미하다. 연기금 등 정부도 ESG채권 확대에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SK에너지가 비금융 민간기업으로 ESG채권 발행 확산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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