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투자·배당 부담 차입금 7.5조 역대 최대 2017년부터 석유화학 설비 고도화 작업…정제마진 하락, 실적급감 부담
최은진 기자공개 2019-10-14 09:41:11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1일 1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쓰오일(S-Oil)의 차입금 규모가 역대 최대치인 약 7조5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에만 약 9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실적이 급감한 상황에서 석유화학 생산설비 고도화 프로젝트 등 투자에 드라이브를 건데다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으로 배당을 늘린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실적 회복이 지연되면서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올해 2분기 말 별도기준 차입금은 7조4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6조5400억원과 비교해 6개월새 9400억원 가량 증가했다. 같은기간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5조8400억원에서 6조4609억원으로 약 6210억원 늘었다.
에쓰오일의 현재 차입금 규모는 역대 최대치다. 그동안 줄곧 3조원 안팎의 수준을 유지해 왔지만, 2017년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늘기 시작했다. 2017년 4조8000억원이었던 차입금 규모가 불과 1년 반 사이에 2조7000억원 늘었다. 에쓰오일이 지난 2017년부터 대규모 설비투자 등을 추진한 데 따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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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은 정유에 그친 사업영역을 석유화학분야로 확대하기 위해 '잔사유 고도화와 올레핀 다운스트림(RUC/ODC) 프로젝트'를 2017년부터 추진했다. 이 프로젝트에 투입된 자금만 총 4조800억원이다. 2017년과 2018년 유형자산 취득으로 각각 2조4000억원, 2조3800억원을 썼다. 올해 상반기에도 같은 명목으로 3700억원이 지출됐다.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전체 투자활동으로 약 1조원 이내의 자금이 지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과감한 베팅을 한 셈이다.
여기에 더해 에쓰오일의 고배당 정책도 부담이 됐다. 그간 에쓰오일은 배당금 지급으로 한해 약 2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지출했지만, 지난 2017년과 2018년에는 이보다 세배 이상 많은 각각 8000억원과 6100억원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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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만 뒷받침 된다면 이같은 과감한 투자와 배당이 부담이 되지 않지만, 공교롭게도 투자와 배당이 늘어난 때부터 실적은 고꾸라졌다. 2017년과 2018년 영업이익은 각각 약 1조3700억원, 6400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약 1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축소된 수준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2016년 1조7000억원에서 2017년과 2018년 각각 1조1400억원, -2840억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유가하락 및 정제마진 축소로 실적이 저하되고 운전자본부담 등이 증가하면서 현금창출력도 저하됐다.
이 여파로 에쓰오일의 현재 재무여건은 과거와 비교해 악화된 상태다. 부채비율은 2016년 118.5%에서 170%로 확대됐다. 순차입금 비율은 같은기간 28.7%에서 100.1%로 늘었고, 영업활동 현금흐름 대비 총차입금 수준은 2.5배에서 17.5배로 증가했다. 한해 약 900억원 가량 지출되던 금융비용은 1000~1800억원대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금융비용으로는 950억원을 썼다. 앞으로 실적이 증가하지 않는다면 재무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와 배당이 증가하기 시작한 2017년부터 재무여건이 서서히 악화되고 있다"며 "실적이 축소된 상황에서 투자와 배당이 부담이 되면서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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