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는 벌크선사]현대LNG해운, '신규수주' 투자여력 충분할까보유현금 625억, 부채비율 안정화…추가 여력은 물음표
고설봉 기자공개 2019-10-15 14:10:38
[편집자주]
국적 벌크선사들이 다양한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LNG운반선 사업이 대표적이다. 카타르, 모잠비크, 미국 등 주요국의 대규모 LNG 개발 프로젝트가 가동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긴 침체 때문에 고심하던 국적 벌크선사들은 살아나는 벌크 업황을 기회로 다양한 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린다. 더벨은 기나긴 터널을 빠져나오려는 국내 주요 벌크선사들의 현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4일 13: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LNG해운이 신규일감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선박 신조발주 등 투자여력은 안정된 상태인 것으로 분석된다. 수년간 쌓아온 현금성자산이 누적되면서 600억원대 현금 보유고를 기록하고 있다.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도 안정화됐다.설립 5년차를 맞는 현대LNG해운은 최근 카타르 가스전 개발에 따른 LNG운반선 수주를 위한 국적 벌크선사들과의 연합체 구성에 참여했다. 설립 뒤 사실상 신규수주가 없었던 만큼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발빠른 행보를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일감 고갈이 진행되는 가운데 위기감이 커진 것이 주요 원인이다.
일감 확보를 위한 여건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LNG해운은 신규수주에 필요한 선제적 투자여력은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해운사의 재무여력은 일감 수주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일감 확보가 이뤄진다고 가정하면, 현대LNG해운은 운송에 쓰일 선박을 직접 신조발주해야 한다.
현대LNG해운이 주력하는 사업분야는 LNG해상운송이다. 특히 LNG운반선의 경우 선가 자체가 최고 2000억원(VLCC급) 안팎으로 높은 만큼 초기 투자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 결국 일감을 따내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는 선박을 자체 발주할 수 있느냐 하는 재무여력이다.
신조발주에서 현대LNG해운이 자체 부담해야 하는 투자금 규모는 선가의 10% 정도다. 통상 신조발주를 위한 선박금융은 선순위 60%, 중순위 30%, 후순위 10%로 구성된다. 후순위 10%는 해운사가 자체 조달하고, 중순위 30%는 무역보증공사 및 해양진흥공사 등의 보증으로 채워진다. 선순위 60%는 선박을 기초자산으로 담보가 실행되는 만큼 비교적 모집이 수월하다. 이렇게 보면 2000억원 규모 LNG운반선을 발주한다고 할 때, 현대LNG해운이 자체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자금 규모는 200억원이다.
|
현대LNG해운은 비교적 자체자금 동원력이 풍부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현금은 625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장 한두척의 LNG운반선을 발주하는데 자체적으로 선가의 10%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채비율, 순차입금비율 등 재무건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주요 지표들도 안정화 돼 있다. 지난해 말 현대LNG해운의 부채비율은 109%로 집계됐다. 2015년 70% 수준에서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국내 주요 벌크선사 대비 안정화 추세를 보인다. LNG운반선 분야 국내 경쟁업체로 여겨지는 대한해운의 부채비율이 250%대인 점에 비춰보면 낮은 편이다. 다만 대한해운의 경우 드라이벌크부문 규모도 크고, 보유선박도 현대LNG해운보다 5배 정도 더 많다.
차입금 현황도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LNG해운의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5539억원을 기록했다. 보유현금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4914억원이다. 차입금 100%가 금융리스부채 등 선박금융으로 이뤄져 있다. 2016년과 2017년 운영자금 명목의 단기차입금이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모두 상환한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 특성상 영업핵심자산인 선박 확보를 위해 장기차입금을 조달하는 만큼 차입금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는 것이 회사의 주장이다.
하지만 현재 같은 고배당 기조가 유지된다면, 한차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뒤 추가적으로 일감 확보를 위한 투자재원 마련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매년 수익의 대부분을 투자자인 IMM PE에 현금배당하는 만큼 향후 대규모 추가 현금 축적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실제 현대LNG해운의 지분 87%를 보유한 IMM PE는 현대LNG해운 출범 첫해부터 현금배당을 받기 시작했다. 2015년 이후 4년간 총 3회에 걸쳐 약 390억원의 현금배당을 챙겼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현대LNG해운의 순이익 총액은 398억원이었다.
IB업계 선박금융 담당 임원은 "현대LNG해운의 현재 상황만 보면 선박금융시장에서 자금 모집에있어 리스크가 적은 편"이라며 "다만 고배당 기조가 이어지고, 수익 대부분이 외부로 빠져나가다보면 추가 투자 여력에는 한계가 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대차그룹 CEO 성과평가]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전동화·전장·비계열’ 다각화 통했다
- [새판 짜는 항공업계]다크호스 이스타항공, 항공업 판도 바꿀까
- [새판 짜는 항공업계]비상 날개짓 이스타항공, 더딘 경영정상화 속도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진에어, 한진칼 통합 LCC 주도권 ‘이상무’
- 체급 키우는 에어부산, 펀더멘털 약점 극복
- [새판 짜는 항공업계]슬롯 지키기도 버거운 이스타항공 '영업적자' 감수
- 티웨이항공, 장거리 딜레마...3분기 이례적 손실
- [CFO Change]기아, 내부 출신 김승준 상무 CFO 발탁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부회장 부활' 성과보상 특급열차 다시 달린다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혁신·파격·미래' 2018년 대규모 인사 데자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