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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번개표 금호전기의 ‘두번째 위기’

윤필호 기자공개 2019-10-18 08:12:25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7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전기가 경영 정상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된 사업은 정리하고 공장과 부동산 등 자산 매각에 나섰다.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생존 의지를 다지는 모습에서 묘한 확신이 느껴졌다. 처음 겪는 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박명호 회장이 이끄는 금호전기는 1963년 백열전구 제조를 시작으로 조명사업 한 우물을 팠고 1990년대 유명 브랜드 ‘번개표'로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기도 햇다. 자신만만했던 당시의 전성기는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를 맞이해 4년간 적자를 기록하면서 막을 내렸다.

IMF 사태 당시 많은 기업이 무너졌고 금호전기 역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 있었다. 조직개편과 자금유치로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활로를 모색했고 액정디스플레이(LCD) 부품사업에 새롭게 진출했다. 특히 2002년 LCD TV용 냉음극형광램프(CCFL)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당시 삼성에 납품을 시작했고 적자기업 딱지도 떼면서 다시 성장 그래프를 그렸다. 치열하게 대책을 모색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에 시장 주목도도 높아졌다.

그러나 CCFL LCD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LCD 시장에서 신규 백라이트유닛(BLU) 광원으로 떠오른 발광다이오드(LED)가 CCFL을 빠르게 대체하며 대세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금호전기의 한 발 늦은 진출은 큰 실수였다. 뒤늦게 루미마이크로를 인수하며 뛰어들었지만 이미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됐고 중국 업체들까지 난립하면서 레드오션이 됐다. 2008년 터진 미국발 금융위기로 경영환경까지 악화되면서 후발주자 금호전기의 LED용 LCD 사업은 실패로 끝났다.

또다시 고난의 길이 시작됐다. 지난해 자회사 루미마이크로와 금호HT 지분을 매각했다. 올해 금호에이엠티(AMT)와 중국 동관법인을 청산했고, 금호 LCD 선전법인에서 영위하던 BLU 사업도 중단했다. 8월 대규모 감자를 결정했고, 이달 11일 오산공장을 522억원에 매각했다. 앞으로도 자산을 추가로 팔고 인력도 줄이는 지난한 과정을 감내해야 한다.

금호전기는 두 번째 위기에 맞서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경영체질과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하면서도 신규 뷰티 사업을 모색하는 일에 게으르지 않았다. 첫 위기를 극복했던 자신감과 경험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목숨 걸고 영업활동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모습에서 물러날 수 없는 처절함이 엿보인다. 다시 일어선 금호전기가 국민 형광등으로 통했던 번개표의 명성을 되찾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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