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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전기, 무너진 수직계열화의 꿈 에피·칩 전담 금호ATM 청산 결정…루미마이크로도 매각, LED사업 '물거품'

김장환 기자공개 2019-03-29 08:17:58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8일 14: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가(家) 박명구 회장이 이끌고 있는 금호전기가 자회사 금호에이엠티(AMT)를 결국 청산하기로 하면서 금호전기의 수직계열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금호에이엠티는 장기간 워크아웃을 밟아 왔음에도 손실이 확대되자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잇따라 단행한 계열사 매각과 이번 금호AMT 청산까지 결정하면서 금호전기의 국내 자회사는 한 곳도 남지 않게 됐다.

금호전기는 번개표 형광등으로 유명한 조명회사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사촌인 박명구 회장이 이끌고 있다. 금호전기는 LED조명으로 주력 사업 전환을 시도하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전기는 최근 금호AMT 청산을 결정하고 이를 위한 제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지난해 말 금호AMT 워크아웃 종료를 의결하고 채무 상환을 요구하면서 비롯된 일이다. 금호전기는 금호AMT의 매각, 흡수, 정리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한 끝에 결국 청산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금호AMT가 산업은행으로부터 끌어온 약 400억원대 채무는 금호전기가 모두 갚기로 했다. 차입금 전액에 지급보증을 제공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금호전기는 최근까지 약 250억원 가량을 상환했고, 나머지 150억원대 차입금은 향후 출자전환 방식을 거쳐 상환하기로 했다. 출자전환 후 차입금 상환이 모두 완료되면 법원에 금호AMT 청산을 곧바로 신청할 계획이다.

금호AMT 청산 결정으로 금호전기의 국내 자회사는 모두 사라지게 됐다. 재무안정화 등 목적으로 지난해 주력 계열사를 모두 팔았기 때문이다. 자회사 루미마이크로를 비롯해 상장사였던 금호에이치티(HT)마저 지난해 매각했다. 금호AMT 청산이 완료되면 금호전기 자회사는 중국과 일본, 베트남, 미국 등 7개사만 남게 된다.

금호전기의 LED조명 생산공정 수직계열화도 완전히 깨질 수밖에 없게 됐다. 금호전기(소재)→루미마이크로(패키징)→금호AMT(에피·칩)→금호전기(조명)로 이어졌던 생산구조가 자회사 매각으로 완전히 단절됐기 때문이다. 사실 금호전기의 재무와 수익 구조가 급격히 무너진 핵심 이유는 이 같은 수직계열화를 무리하게 추진했기 때문이었다.

번개표로 이름을 날리며 과거 국내 형광등 시장을 주름잡았던 금호전기는 2000년대 들어 중국 저가품 등의 유입으로 입지가 축소되자 고효율·고기술 조명 분야인 LED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2009년 인수했던 게 LED 조명에 들어가는 에피·칩 생산업체 더리즈, 지금의 금호AMT다. 금호전기는 금호AMT 인수 직후 패키징 업체 루미마이크로도 사들이면서 LED 조명 생산공정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문제는 LED 조명 사업 성장성이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금호전기가 LED 조명을 적극 육성키로 했던 건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이를 키우려는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며 거리 및 도로 가로등을 LED 조명으로 전면 교체하는 국가 인프라 사업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2010년 이후 글로벌 경제 위기가 고조되면서 LED 조명의 성장 불씨는 단번에 꺼졌다. 대규모 보조금을 계획했던 국가들이 LED 조명 교체는 당장 필요한 사안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여기에 중국 등을 중심으로 저가 제품이 쏟아져 나온 것도 금호전기의 LED 조명 사업 성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금호전기는 루미마이크로, 금호AMT 등을 정리하는 한편 자동차용 조명 생산업체이자 그룹 내 계열사 중 유일하게 안정적 수익을 내왔던 계열사 금호HT마저 지난해 매각했다. 이를 통해 마련한 자금은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 용도로 활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 금호전기 재무여력은 계열사 매각 후 더욱 부실해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정상화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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