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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벤처투자, '무늬만 사외이사 공모제' 도입? 후보자 모집·심사절차 규정화, 이사회 구성선 빠져

안경주 기자공개 2019-10-24 08:12:32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3일 07:3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벤처투자가 공개모집을 통해 사외이사를 선임키로 했다. 그간 사외이사 선임 방식이 불명확해 '깜깜이 선임' 가능성이 있었지만 관련 규정을 개정해 공모제로 바꾼 것이다. 또 사외이사 선임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2배수 이내 인원을 후보로 추려 주주총회에 추천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한국벤처투자 설립 이후 당연직 이사를 제외하고 사외이사를 사실상 선임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공모제 도입이 요식행위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벤처투자 이사회가 현재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로만 구성돼 있어 사외이사 수요도 없는 상황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는 이달 7일 이사회를 열고 임추위 운영규정상 사외이사 선임 방식을 변경했다.

바뀐 규정에 따르면 사외이사 선임 절차는 공모방식을 통해 진행하고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통해 2배수 이내 인원을 주주총회에 후보로 추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사외이사의 경우 5배수 이내의 인원을 서류심사 합격자로 결정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그동안 불명확했던 사외이사 후보자 모집방법과 심사절차를 이번에 임추위 운영규정을 개정해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한국벤처투자는 그동안 대표이사, 사외이사, 감사의 선임에 관해선 민간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자들에 대한 심사를 진행, 주주총회에 후보를 추천하도록 했다. 다만 정관상 사내이사와 당연직 이사인 기타비상무이사는 임추위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

임추위 운영규정을 보면 개정 전까지 임원후보자의 모집공고와 관련해 '임원후보자는 정관에 따라 결산공고 언론,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등에 공고해 모집한다'(임원추천위원회 운영규정 제5조)고만 명시돼 있었다.

그러나 이번 개정을 통해 한국벤처투자는 '추천위원회는 공개모집 방식으로 임원(대표이사, 감사, 사외이사) 후보자를 모집한다'며 공모제 도입을 명시한 것. 이로 인해 대표이사와 감사에 이어 사외이사도 공개모집 방식으로 후보자를 선정하게 됐다.

업계 안팎에선 통상 금융회사나 기업들의 경우 사외이사 후보추천 과정이 내부풀(pool)이나 헤드헌터를 활용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번 공모제 도입은 한국벤처투자 사외이사 선임의 투명성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벤처투자 임추위 규정

다만 한국벤처투자가 당연직 이사를 제외하고 사실상 사외이사 선임 사례가 전무하다는 점에서 '무늬만' 공모제 도입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구성은 대표이사를 포함해 7명 이내로 가능하다. 사내이사는 대표이사를 포함해 2명 이내, 사외이사는 3명 이내까지 선임할 수 있다. 여기에 관할 기관인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인력이 각각 1명씩 당연직 이사인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한다.

하지만 한국벤처투자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사외이사를 선임하기 시작한 시점은 2009년부터다. 최장호, 서승원, 김영태 등이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들의 면면을 보면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과 중소기업진흥공단 인사들로 사외이사(비상임이사)로 등기가 되어 있지만 당연직 이사였던 것. 즉 지금의 기타비상무이사와 마찬가지였던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회사의 경영진에 속하지 않고 대주주와 관련 없는 외부인사라고 정의한다고 볼 때 한국벤처투자에서 사실상 사외이사 선임은 없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한국벤처투자가 새롭게 사외이사를 선임할 가능성도 낮다. 현재 이사회는 이영민 대표이사(사내이사), 박정서 사내이사, 김주식 기타비상무이사(중소벤처기업부 벤처투자과장), 정진우 기타비상무이사(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혁신성장본부장) 등 4명으로 구성돼 있다. 2018년 2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출신의 류봉걸 사외이사를 마지막으로 기타비상무이사직이 도입되면서 현 체제(사내이사+기타비상무이사)를 유지하고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금융회사 등과 달리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않아도 이사회 운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이다. 금융회사의 경우 법상 이사회 내에서 사외이사 수를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도록 하고 있지만 한국벤처투자 이사회와 관련해선 이 같은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관상 사외이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실제 운영에선 강제조항이 없기 때문에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있다"며 "이번 사외이사 공개모집 규정이 요식행위에 그칠 수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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