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셋플러스운용, 역외펀드 추진 배경은 강방천 회장 자신감 '밑바탕'…'1등주 장기 투자자' 외연 확대
최필우 기자공개 2019-11-04 08:06:18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1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역외펀드 설정에 나선 배경에는 해외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의 운용 철학이 장기투자 문화가 정착된 해외에서 더 빛을 발할 수 있다고 봤다. 올해 설정한 슈퍼아시아리치투게더펀드를 마지막으로 액티브주식형 펀드 라인업을 완성한 만큼 이제는 투자자 외연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슈퍼아시아리치투게더가 마지막, 완성된 펀드 라인업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지난 4월 '에셋플러스슈퍼아시아리치투게더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을 설정했다. 이 펀드는 강 회장이 설정하는 마지막 액티브 주식형펀드라고 선언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2008년 투자자문사에서 자산운용사로 전환한 지 11년 만에 주식형펀드 라인업을 완성한 것이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주력 액티브 주식형펀드는 4개에 불과하다. 2008년 7월 7일 각각 한국, 중국, 글로벌 주식에 투자하는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증권자투자신탁 1(주식)', '에셋플러스차이나리치투게더증권자투자신탁 1(주식)',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을 설정했고 11년간 이 펀드들을 운용하는 데 집중했다. 에셋플러스슈퍼아시아리치투게더펀드는 내부에서 2년간 트랙레코드를 쌓은 끝에 출시가 가능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단기간에 자금을 모집하기 위한 펀드 설정은 지양하고 있다. 외형을 키우기 좋은 채권형펀드나 특별자산펀드에 눈을 돌리지 않는 것은 물론 주식형펀드 라인업도 현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강 회장이 전사적 역량을 소수펀드에 집중해야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철학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이 핵심 펀드 라인업이 확정되자 역외펀드 설정에 눈을 돌릴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신규펀드 설정 계획이 없어 투자자 외연 확대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인지도가 충분하다고 판단, 이젠 해외투자자 유치에 힘을 실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0년 넘는 트랙레코드가 쌓이면서 자신감을 갖게 된 것도 역외펀드 도전에 나선 요인이다. 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는 31일 기준 누적수익률 222.75%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설정된 해외주식형펀드 중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성과다. 코리아리치투게더와 차이나리치투게더는 110% 안팎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두자리수 연 수익률을 10여년간 꾸준히 기록해야 받을 수 있는 성적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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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투자 문화 정착된 해외 투자자 공략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이같이 준수한 장기투자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운용자산이 늘지 않는 이유를 투자 문화에서 찾고 있다. 국내 판매사와 투자자들이 단기 성과에 지나치게 연연하는 성향이 강해 증시 하락으로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 구간에 접어들 경우 쉽게 환매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상승장 국면에서는 단기간에 수익을 확정할 수 있는 패시브 전략을 선호한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2017년 한해 동안 대세 상승장 국면이 이어졌을 때 더욱 두드러졌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기존 운용 전략을 고수하면서 벤치마크(BM)를 추종하지 않다보니 단기 수익률이 패시브펀드를 밑돌았는데 이때 자금 이탈에 속도가 붙었다. 개인투자자 뿐만 아니라 기관투자가 역시 상승장을 주도하는 종목 비중을 늘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환매를 택했다.
이에 강 회장이 국민연금 위탁 자금 3000억원을 자진 반납한 건 유명한 일화다. 단기 성과 개선을 요구하는 투자자 비중이 높으면 1등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기본 원칙을 지킬 수 없다는 게 강 회장의 판단이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운용보고서 등을 통해 기존 투자 원칙을 지킨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후 공모펀드 시장 위축과 함께 떠난 투자자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빠르기 외형을 회복하지 못한다 해도 투자 원칙에 변화를 주지 않고 장기투자 원칙에 공감하는 고객 외연을 넓히기로 했다. 마케팅에 드라이브를 걸어 외형을 키운다 해도 장기투자를 선호하지 않는 고객 자금은 증시 흐름에 따라 이탈할 게 자명하기 때문이다. 비교적 장기투자 성격이 강한 연금펀드 마케팅에 힘을 쏟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역외펀드 설정을 추진하는 건 이처럼 장기투자 철학에 공감할 수 있는 투자자들이 해외에 더 많을 것이라 판단해서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를 비롯한 글로벌 연기금의 투자 성향이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전략과 일맥 상통한다는 것이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 장기 투자에 관심이 높은 투자자를 공략하면 해외 펀드 시장에서도 승산이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 공모펀드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한 가운데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준수한 장기 트랙레코드를 유지하고 있는 몇 안되는 운용사"라며 "단기간에 역외펀드 규모를 키우긴 어렵겠지만 1등 기업에 장기투자하는 전략이 공감을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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