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를 움직이는 사람들]TTL 브랜드 만든 서진우, 미래 CEO 키운다⑪싸이월드 M&A 주도, 인터넷 사업 토대 마련…인재육성·조직문화 개선 적임자
김성진 기자공개 2019-11-11 08:53:30
[편집자주]
재계 서열 3위에 이름을 올리는 SK그룹은 빠르게 몸집을 키우며 선두권 경쟁 대그룹을 압도하는 성장을 이루고 있다. 섬유사업에서 시작해 석유화학·텔레콤·반도체 등 전혀 다른 영역에 과감하게 도전한 결과다. 상위권 대그룹 가운데 가장 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 등 독특한 의사결정기구를 마련하며 효율적이고도 투명한 경영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더벨은 SK그룹을 움직이고 있는 조직과 인물들을 조명해 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6일 0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공식석상에서 강조하는 키워드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바로 '사회적 가치'와 '인재 육성'이다. 사회적 가치가 변화된 환경에서 기업이 마땅히 추구해야 할 목표라면, 이러한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실행하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다. 최 회장이 최근 해외유학 장학생들에게 "사회에 기여하는 인재로 성장해 달라"고 당부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SK그룹에서 인재육성과 관리를 맡고 있는 인물은 서진우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인재육성위원회 위원장(사진)이다. 서 위원장은 SK그룹이 시도하는 체질개선에 발맞춰 인재를 발굴하고 사내 문화를 개조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신사업을 이끌며 다양한 젊은 문화를 경험한 그는 인재육성 및 조직문화 개선 관련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래 경영자 후보군 육성, 조직문화 개선 역할
서진우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인재육성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017년부터 약 2년간 인재육성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2011년부터 2016년 말까지 약 6년간 SK텔레콤 자회사인 SK플래닛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하다 인재육성위원회로 자리를 옮겼다. 기존 인재육성위원회 위원장은 김창근 전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겸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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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육성 위원회는 SK그룹이 추진하는 변화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조직이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016년부터 강조하기 시작한 '딥 체인지(Deep Change)'를 실행하기 위한 필수 요소다. 최 회장은 기업이 변하지 않으면 '서든데스(돌연사)' 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기업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업 계열사가 없는 위원회는 그룹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력이 약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인재육성위원회의 경우에는 실제 사업과 직결된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인 활동과 영향력을 확인하기기가 쉽지 않다.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회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관계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실제 사업에 관련된 전략을 세우는 위원회다. 에너지·화학 위원회, ICT 위원회, 글로벌성장 위원회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또 다른 하나는 직접적인 사업을 펼치지는 않지만 그룹 전체의 방향성을 디자인하고 체질 개선을 표방하는 위원회다. 바로 여기에 사회적 가치(SV) 위원회와 서 위원장이 이끄는 인재육성위원회가 포함된다.
그러나 인재육성위원회의 역할과 활동을 자세히 살펴보면 실상은 그렇지 않다. 무엇보다 서 위원장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특히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이를 적극 수렴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최근 SK그룹이 도입한 공유오피스 제도도 서 위원장이 중간에서 구성원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반영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서 위원장은 최 회장과 개인적으로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최 회장의 의중을 누구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서 위원장과 최 회장은 서로 예전부터 이미 알고 있던 사이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인재육성 위원회는 SK그룹 변화를 이끄는 주요 위원회"라며 "인재육성 관련된 운영을 총괄하는 것은 물론이고 세밀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우신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아이오와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1988년 삼성전자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나 이듬해 유공 정보통신(현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까지 SK그룹에 몸담고 있다. 아울러 미국아이젠하워 재단의 글로벌 네트워크 위원회 멤버로도 활동 중이며 한국마케팅협회브랜드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ICT·신사업 전문가로 두각…젊은 세대와 소통 강점
서 위원장은 SK그룹에서 신사업을 성장시키며 두각을 나타냈다.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어 사업을 확장시키거나 상품을 새롭게 포장하는 마케팅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 SK텔레콤이 업계 최초로 선보인 브랜드 TTL의 탄생을 견인한 것도 서 위원장이었다.
서 위원장이 본격적으로 신사업 발굴에 나선 것은 지난 2000년이었다. 와이더덴닷컴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게 계기였다. 와이더덴닷컴은 SK텔레콤이 무선인터넷 사업에 필요한 역량강화를 위해 만든 회사로 당시 최 회장이 50%의 지분을 투자한 회사였다. 서 위원장은 당시 노키아벤처파트너스의 아시아 지역 최초 투자를 이끌어냈고 나스닥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는 등의 성과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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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을 인정받은 서 위원장은 SK텔레콤의 포털 자회사 SK커뮤니케이션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갔다. 재임 당시 싸이월드, 라이코스코리아 등 대형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고, 이를 통해 SK그룹의 인터넷 비즈니스 토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SK텔레콤의 글로벌 사업 사장, SK텔레콤 공동사장 등을 거쳤다. 서 위원장은 SK의 ICT분야에서 유·무선 콘텐츠, 인터넷, 글로벌 사업 등을 사실상 모두 섭렵한 셈이었다. 2011년에는 SK플래닛 초대 대표이사에 올라 2017년까지 약 6년간 SK플래닛을 이끌었다.
ICT 및 신사업에서 전문성을 나타낸 서 위원장이 인재육성위원회를 이끌게 된 데는 이러한 경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서 위원장은 2009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 e-sports 협회장을 맡았을 정도로 젊은 세대 문화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젊은 세대와의 적극적인 소통이 인재육성위원회 위원장 역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젊은 분야에서 젊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자연스럽게 젊은 세대를 이해하는 능력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며 "조직문화 개선에 필요한 쌍방향 소통에 있어서 가장 적합한 인물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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