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기 디스플레이 생태계]에스엔유, 독이 된 LCD 검사장비 '존재감'⑥LCD제조장비 비중 60%…2006년부터 OLED 기술개발 시작했지만 존재감 미미
김슬기 기자공개 2019-11-08 08:26:00
[편집자주]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패러다임 변화가 시작됐다. LCD 시대가 저물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대세로 떠올랐다. 디스플레이의 변화는 실생활에 변화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 전자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중견 소재 부품 장비 회사들은 시대 흐름 변화에 맞춰 사업을 다각화하거나 아예 도태되기도 한다. 대격변을 앞둔 디스플레이 산업 생태계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6일 14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엔유프리시전(에스엔유)는 액정표시장치(LCD) 검사장비에 있어서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에스엔유의 전체 매출에서 LCD 제조장비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도 60%가 넘는다. 과거 삼성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착장비 국산화를 위해 에스엔유에 투자하기도 했으나 관련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삼성디스플레이 대규모 투자에 있어서도 큰 수혜를 입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에스엔유는 2016년 창업자인 박희재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가 지분을 매각하면서 에스에프에이의 계열사로 바뀌었다. 회사 측은 무리하게 OLED 장비 비중을 늘리기보다는 LCD 장비를 주력으로 가져가면서 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방침이다.
◇ LCD 검사장비 글로벌 1위…탄탄한 중국 매출
에스엔유는 1998년 2월 서울대학교 신기술창업네트워크에서 탄생한 기업이다. 창업자인 박 교수는 대학원생들과 함께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를 세웠다. 당시 자본금은 6070만원이었다. 창업당시 박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연구한 기술이 산업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겠다는 열망으로 가득했다. 창업 후 첫 제품은 공작기계의 정밀도를 측정하는 센서였으나 규모가 작은 장비여서 수익이 크지 않았다. 이후 방향을 돌려 LCD 검사·측정장비 분야를 공략했다.
시장 진입 당시 LCD 장비는 일본 회사들이 주를 이뤘다. 에스엔유는 2004년 일본에 LCD 장비를 수출하면서 2005년 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수 있었다. 2002년 매출액 38억원, 2003년 79억원에서 2004년 411억원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억원에서 165억원으로 증가했다.
에스엔유의 LCD 검사장비(PSIS·Photo Scanning Inspection System)는 빠른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넓혀나갔다. 2004년 시장점유율 70%대로 올라가면서 현재까지도 관련 시장 내 점유율 80%대를 유지하고 있다. LCD 검사장비는 에스엔유의 사업근간이자 꾸준한 사업 먹거리가 됐다. 2008년까지 LCD 장비만을 생산했고 2009년부터 태양광 및 OLED 제조장비에서도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2008년 LCD장비 매출은 71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때가 연간 기준으로 LCD장비 매출이 가장 컸던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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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대비 LCD장비 비중을 보면 2009년과 2010년만 하더라도 장비 비중이 70%대였으나 2011년부터 2014년까지는 24~35%대를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장비투자가 활발했던 2015년과 2016년 LCD 장비 비중이 80%대까지 상승했다. 2015년 605억원, 2016년 488억원이 LCD 장비에서 발생했다. 2017년에는 매출 비중이 54%대(626억원)로 떨어졌으나 매출액(1162억)이 커지면서 비중이 낮아졌다.
국내에서는 크게 기대할 부분이 없지만 중국 쪽에서는 꾸준히 장비 발주가 들어오고 있다. HKC(Mianyang HKC Optoelectronics Technology Co.,Ltd.)를 비롯해 우한 BOE(Wuhan BOE Optoelectronics Technology Co.,Ltd), 스자좡 슬리켐 디스플레이(Shijiazhuang Slichem Display Material Co., Ltd.)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회사 측 역시 LCD검사 장비를 주력으로 가져가며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봤다.
◇ 2006년 OLED 투자 시작…SFA 인수로 사업확대 가시화
에스엔유는 OLED에 대한 투자도 선제적으로 단행했다. 2006년 OLED장비 업체인 에이엔에스에 지분투자를 단행하면서 계열회사로 편입했다. 에이엔에스는 OLED 증착과 박막봉지 분야 국내 1위였다. 당시 지분 32.71%를 인수했고 인수금액으로 35억원을 썼다. 2008년에는 해당법인을 흡수합병했다.
2009년에는 세계최초로 OLED용 5세대급 대면적 증착장비를 개발했고 삼성디스플레이(옛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5.5세대 이상 OLED패널 양산화 개발에 힘을 썼다. 2010년 삼성디스플레이는 에스엔유 신주를 취득했고 전환사채(CB)에 투자할 정도로 힘을 실어줬다. 당시 충남 아산시에 OLED·태양광 장비 전용 생산공장을 지을 정도로 관련 분야에 집중했다.
하지만 OLED 증착장비 시장은 녹록치 않았다. 양산용 제품은 일본의 캐논도키(Cannon Tokki)사가 압도적인 지배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3년부터 중국 OLED 증착장비 수주가 이뤄지고 있으나 여전히 존재감이 미미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1년, 2014년 OLED장비에 대해 대규모 발주를 냈으나 이후에는 관련 발주가 전무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증착장비로 토키사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대형 OLED에 있어서도 해당 업체의 장비를 쓸 것으로 점쳐진다.
2016년 에스에프에이가 에스엔유의 지분 31%를 취득하면서 기존 박희재 대표 체제에서 에스에프에이의 계열사로 변화했다. 에스에프에이는 OLED 장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에스엔유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에스엔유는 OLED 증착장비에 대한 시장확대를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6년 OLED 장비 매출은 91억원으로 전체 매출 중15.7%를 차지했고, 2017년 499억원(43%), 2018년 266억원(32%), 2019년 상반기 60억원(20%) 등을 기록했다.
다만 향후 삼성디스플레이가 QD(퀀텀닷) 디스플레이 투자를 진행하더라도 에스엔유 측의 수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에스엔유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투자가 진행되더라도 큰 폭의 수혜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고 직접 발주금액은 20억~50억원 사이가 될 듯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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