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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피에스 불협화음 후폭풍…안봉락 회장, 이사회 장악 '안갯속' [오너십 시프트]⑥안건 부결 여파, 이달 주총 소집 불가능…최소 한달 반 경영 공백

박창현 기자공개 2019-11-08 14:33:00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7일 10: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순탄하게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케이피에스 인수합병(M&A) 거래가 엇박자로 꼬이고 있다. 새로운 인수자인 안봉락 회장이 잔금 납입일을 늦추면서 신규 이사진 구성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또 이 과정에서 거래 당사자 간 원활치 못한 소통으로 의미 없는 임시 주주총회가 강행됐고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다시 주주총회를 열기 위해서는 최소 한 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안 회장이 이달 중 잔금을 모두 치루더라도 이 기간 동안 이사회 장악 등 실질적인 경영권 행사가 불가능하다.

코스닥 상장 OLED 인장기 제조업체 케이피에스는 경영권 이관 작업이 한창이다. 기존 최대주주인 송준호 대경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측은 경영권 지분을 안봉락 신생활그룹 회장에게 모두 넘기기로 했다. 거래 조건도 확정됐다. 매매 대상은 케이피에스 지분 27.3%(117만여주)며, 양수도 대금은 210억원으로 책정됐다.

케이피에스

안 회장은 대표적인 중국 한상으로 현지에서 대규모로 화장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연간 매출 규모 역시 수 조원대로 알려졌다. 자금력이 풍부한 만큼 거래 또한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당초 지난달 31일 잔금(189억원) 지급을 끝으로 거래가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납입일 당일에 갑작스럽게 일정이 10일 가량 미뤄졌다. 후폭풍도 거셌다.

케이피에스는 안 회장 측 잔금 납입일에 맞춰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 그러나 잔금 납입이 이뤄지지 않자 자연스럽게 임시 주총도 맥없이 끝났다. 안 회장이 지목했던 김세철 에이에이플래닛 대표이사와 김창호 한민족공동체재단 상임이사, 김일용 투픽스196 대표이사 등 신규 이사진의 선임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코스닥 M&A에서 계약 조건 변경은 빈번하게 발생한다. 통상 잔금 지급일이 변경되면 후속 제반 절차인 임시 주총도 미뤄 인수자 측에 다시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에 반해 케이피에스는 주총 당일에 거래 변경 사실을 전달 받았다. 결국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탓에 의미 없는 주총을 그대로 열었고, 부의 안건을 모두 부결시켰다. 이에 일각에서는 거래 세부 조건을 두고 상호 협의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고 결국 양 측간 갈등이 표출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단순히 시간 허비 차원을 넘어 새롭게 인수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안 회장 입장에서는 잃은 것이 너무 많다는 분석이다. 당장 경영권 공백이 우려된다.

경영권 행사를 위해서는 주총 개최와 신규 이사 선임이 필수적이다. 주총을 통해야만 실질적인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지난 달 임시 주총이 열린 탓에 새롭게 주총을 개최하려면 주주명부 확인과 소집 결의, 소집 공고 등 제반 절차로 인해 최소 한 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안 회장이 직접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기가 늦춰지는 셈이다.

이로 인해 안 회장이 그리고 있는 신생활그룹과 케이피에스 간 시너지 창출 계획과 추진 속도 또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기존 경영진과 신사업 전략을 공유하고 추진 전략을 세우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케이피에스 관계자는 "기존 경영진이 현재 사업 내용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주총이 늦어지더라도 사업상 문제는 없다"며 "최대주주가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내년 정기 주총 때 이사진을 추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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