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 구조조정]에어부산, 아시아나항공 운명에 미래 좌우된다경쟁사 대비 빠른 사업 안정화…무차입 경영 종료, 대주주 투자 주목
임경섭 기자공개 2019-11-14 14:13:00
[편집자주]
아시아나항공에서 시작한 항공업계 구조개편 바람이 저비용항공사들로까지 불고 있다. 항공산업의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으나 늘어난 항공사와 격화된 경쟁, 그리고 한일 갈등에 본격적으로 항공업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많다. M&A를 통해 도약을 시도하는 항공사도 있고,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항공사도 이미 등장했다.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는 항공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3일 10: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어부산은 양호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탄생하기 시작한 국적 LCC들은 초기 투자 비용이 과중한 항공업계에서 재무적인 어려움을 오래 겪어왔다. 반면 에어부산은 재무적 어려움과는 거리가 있었다.에어부산이 재무적으로 상황이 나쁘지 않았던 배경에는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기여도가 컸다. 에어부산이 초기부터 안정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아시아나항공이 가지고 있던 인프라와 네트워크의 덕을 봤기 때문이다. 경쟁 LCC들에 비해 낮은 원가부담은 에어부산의 빠른 안정화를 이끌었다.
하지만 인천공항에 진출하고 자체 정비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늘어난 지출에 에어부산은 최근 무차입 경영이 끝났다. 더불어 항공업의 악화된 수익성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른 사업 안정화…안정적 재무 구축
에어부산은 동남권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항공사 '부산국제항공'이라는 사명으로 2007년 8월에 설립됐다. 아시아나항공과 부산광역시를 비롯해 부산은행·부산일보·넥센타이어 등 부산지역 기업들이 공동으로 출자했다. 이후 2008년 2월 지금의 에어부산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같은해 6월 항공운송사업면허를 획득했다. 2008년 10월에는 부산-김포노선에서 운항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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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은 이른 시일 내에 사업 안정화를 이룰 수 있었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 17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2010년 첫 흑자를 냈다. 2005년 설립된 제주항공이 2011년에서야 첫 흑자를 기록했고, 티웨이항공도 2013년부터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한 것에 비춰보면 에어부산의 턴어라운드가 얼마나 빨랐는지 알 수 있다.
에어부산의 다양한 주주 구성은 사업 정상화의 든든한 배경이 됐다. 부산 지역 기업들이 다수 참여하면서 다양한 주주 구성을 가졌고, 덕분에 에어부산은 비즈니스 고객 등을 다수 확보할 수 있었다. 항공기 리스 비용을 낮추고 유류비 부담을 줄이는 등 아시아나항공의 기여도 컸다.
빠르게 사업을 정상화한 덕분에 에어부산은 꾸준히 흑자를 누적할 수 있었다. 에어부산의 지난해 말 이익잉여금은 1022억원에 달했다. 2011년 말 결손금 22억원이 있었지만 2012년에는 모두 해소하고 이익잉여금을 쌓기 시작했다. 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 등이 과중한 초기 투자금으로 오랜 기간 부분 자본잠식에 시달렸던 것과 대조됐다.
LCC 6개사 가운데 지난해 6월 기준 이익잉여금은 제주항공이 158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진에어가 1406억원이었고 에어부산(737억원), 티웨이항공(156억원) 순이었다.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은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이 266억원과 331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 상장을 통해 자본총액도 증가했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주당 3600원에 520만7000주를 공모하면서 187억원을 조달했다. 항공사들의 실적 악화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지난해 상장 막차를 타면서 운영자금과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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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 준비·실적 악화로 부담 증가…M&A 이후 자금확충 주목
에어부산 부채비율은 올해 6월말 362%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99% 대비 263%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말 대비 부채가 2878억원 가량 증가하면서 재무지표가 악화했다. 하지만 리스회계기준 변경으로 새롭게 인식한 항공기 리스부채가 2879억원이었다. 사실상 증가한 부채 전체가 회계기준 변경의 영향인 만큼 실제적인 재무부담은 크게 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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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재무여건이 양호한 에어부산이지만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자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에어부산의 무차입 경영이 끝이 났다. 에어부산은 항공기 리스비용 외에는 이렇다할 차입금이 없었지만 9월말 1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항공기 자체 정비를 위한 자금조달 차원이었다. 여기에 최근에는 장기적으로 충분한 운전자본을 확보하기 위해 자본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약 1년 반 전부터 개별 정비를 많이 준비해왔고 국토부에서도 알고 있다"며 "정비사만 1년 반 동안 200명 이상 뽑는 등 만에 하나 분리 매각되더라도 에어부산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최근 악화된 영업환경 속에서 적자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의 늘어난 공급이 조절되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적자 구조는 한 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에어부산은 내년 A321 neo 신기종을 5대 도입할 계획이다. 2021년에도 3대를 추가로 들여오는 등 인천에서 기반을 다지기 위해 사업 확장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상반기에만 164억원의 적자를 낸 에어부산이지만 하반기에는 그 이상의 적자가 예상된다. 티웨이항공이 3분기 10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에 비춰보면 에어부산도 3분기 적지 않은 손실을 낼 것으로 예측된다. 심지어 비수기에 해당하는 4분기에는 전망이 더욱 어둡다. 올 한해에만 수백억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실적 악화가 장기화되면 향후 재무적인 부담은 크게 늘어난다.
때문에 에어부산의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새로운 대주주에 관심이 집중된다. LCC들 가운데 가장 탑승률을 기록하면서 최근 악화된 환경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에어부산은 경영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LCC 업계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자립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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