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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대책 후폭풍]사모재간접 유인책, 사모→공모 '리스크 전이' 우려환금성 낮은 사모펀드, 환매능력 '취약'…공모펀드 '투자자 보호' 요원

이민호 기자공개 2019-11-25 08:16:18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2일 09: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의 일반투자자 요건을 강화하면서 투자기회를 사모투자 재간접펀드로 보완하겠다는 대책을 제시하자 운용업계는 높은 수준의 투자자 보호를 받아야 할 공모펀드에 사모펀드 특유의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환금성이 비교적 낮은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비중이 높아질 경우 사모재간접펀드가 환매 요구에 제때 대응하지 못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운용이 불투명한 사모펀드 특성상 사모사채 등 공모펀드 운용자산과는 거리가 먼 위험자산을 편입해 투자자 보호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사모펀드, 환매 대응능력 '의문'…공모펀드 적용규제 위반 가능성

금융당국은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의 일반투자자 최소투자금액을 기존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요건 강화로 제약되는 일반투자자 투자기회는 사모재간접펀드로 보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모재간접펀드는 펀드자산의 50% 이상을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다.

운용업계는 투자대상 사모펀드의 낮은 환금성을 가장 큰 위험으로 꼽고 있다. 공모펀드는 불특정 다수의 수익자가 유입되는 특성상 환매 요구에 적시에 대응하기 위해 환금성이 높은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주로 구성한다. 하지만 사모펀드는 투자전략에 따른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공모펀드에 비해 환금성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기까지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펀드가 다수 존재하는데다 특히 해외 사모펀드의 경우 환매 청구기회를 제한하거나 환매 청구시점과 실제 환매시점 사이에 수개월이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대부분 사모재간접펀드가 가입 이후 1년 이내에 환매할 경우 1% 수준의 환매수수료를 부과하는 것도 일정 설정액을 유지하지 못할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올해 3월 사모펀드 활성화라는 명분으로 사모재간접펀드의 투자대상 펀드 지분취득 한도를 기존 20%에서 50%로 상향 조정했다. 특정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비중을 더 높게 가져갈 수 있게 된 만큼 위험 노출 가능성도 더 커졌다는 평가다.

사모재간접펀드가 환매에 대응할 여력이 충분한 사모펀드를 선별한다고 해도 투자대상 펀드 풀(pool)이 제한되는 역효과가 발생한다. 신뢰할 만한 수준의 운용시스템을 갖추고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률을 쌓은 사모펀드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환매 대응 여력까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출시된 사모재간접펀드별로 편입한 사모펀드가 다소 유사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1시각물)사모재간접펀드_설정액수익률현황_수정

현재 출시된 사모재간접펀드는 모두 6개로 이 중 설정액이 이번달 21일 기준 1206억원으로 가장 큰 '미래에셋스마트헤지펀드셀렉션혼합자산자(사모투자재간접)'의 9월초 기준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설정액 1000억원 이상인 대형펀드가 대부분이다. 전체 펀드자산의 8.25%로 가장 큰 비중을 편입하고 있는 'NH앱솔루트리턴1호'의 설정액은 6000억원이 넘고 '미래에셋스마트Q아비트라지1호'(3240억원)', '지브이에이Fortress-A'(1100억원), '키움프런티어12호'(1060억원) 등도 대형펀드에 속한다.

편입된 사모펀드의 운용상황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공모펀드에 적용되는 규제를 위반할 여지도 있다. 예를 들어 공모펀드에는 위험분산을 위해 동일종목을 전체 펀드자산의 10%까지만 편입하도록 허용하는 일명 '10%룰'이 적용된다. 하지만 별다른 규제가 없는 사모펀드가 동일종목을 높은 비중으로 투자할 경우 해당 사모펀드 편입비중에 따라 사모재간접펀드가 10%룰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 이외에도 높은 위험의 사모사채를 편입한 사모펀드에 재간접투자하게 되는 등 공모펀드로서는 부적절한 운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운용보수·성과보수 '부담'…사모펀드 운용사 '손사래'

사모재간접펀드의 구조적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투자 유인 자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사모재간접펀드는 운용보수가 피투자펀드와 투자펀드에 이중으로 부과되는 특징이 있다. 대부분 사모펀드가 'CF클래스'를 별도로 설정해 다른 클래스에 비해 낮은 보수로 사모재간접펀드를 유치하고는 있지만 사모재간접펀드 수익자에 돌아오는 수익은 운용보수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어 저금리 환경에서는 투자매력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대부분 사모펀드에 존재하는 성과보수가 큰 부담이다. 성과보수는 결산시점에 부과되기 때문에 매 거래일 기준가에 반영되지 않는다. 사모펀드는 계좌별로 가입시점에 따른 성과보수 차등 부과가 가능하지만 공모펀드는 계좌별 추적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편입된 각 사모펀드의 결산시점과 투자자의 사모재간접펀드 가입시점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커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2017년 9월 첫 번째 상품이 출시된 사모재간접펀드가 2년이 지난 현재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데에는 운용방식이 공모펀드 투자자의 대체적인 성향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사모재간접펀드는 자산군별 상관관계가 낮은 사모펀드를 섞는데 변동성이 낮아지는 대신 기대수익률도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 3억원 이상 가입할 수 있는 사모펀드 투자자의 경우 낮은 변동성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자 하는 니즈가 있는 반면 비교적 소액으로 투자하는 공모펀드 투자자는 높은 변동성을 감수하면서 큰 수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환매수수료를 부담하지 않으려면 1년 동안 자금을 묵혀둬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사모펀드 운용사로서도 사모재간접펀드 자금유입이 달갑지만은 않다. 운용전략이 사모펀드의 핵심 경쟁력인 만큼 굳이 사모재간접펀드 매니저의 실사를 받으면서까지 해당 펀드 자금을 유치하려는 유인이 부족하다. 대규모 자금이 한 번에 드나들면 안정적인 펀드 운용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사모펀드 전체 설정규모에서 특정 사모재간접펀드가 10% 이상 비중을 차지할 경우 수익자 1인이 아닌 해당 사모재간접펀드 수익자 수만큼 모두 반영돼 49인 규제를 위반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로서는 이 비중제한을 맞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밖에 없다. 특히 설정규모가 비교적 작은 사모펀드를 다수 운용하는 운용사들이 이런 이유로 사모재간접펀드의 수익자 진입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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