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운용, 공동대표 체제 첫해 반기순익 '뒷걸음질' [헤지펀드 운용사 실적 분석]박형순·다니엘 페레즈 취임 반년…펀드 수익률 악화, 성과보수 감소
김수정 기자공개 2019-11-28 08:11:08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6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박형순·다니엘 페레즈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한 안다자산운용이 작년 대비 절반 가까이 쪼그라든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펀드 운용보수와 투자일임 수수료 수익이 모두 뒷걸음질쳤다. 작년 말부터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펀드 수익률이 악화되고 운용 성과보수가 감소한 게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26일 안다자산운용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안다자산운용의 올해 상반기(2019년 4월1일~9월30일) 순이익은 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21억원 대비 42.9% 감소한 액수다. 지난 9월 말 기준 전체 운용자산(설정·계약금액 기준)은 1조79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0% 줄어들었다.
안다자산운용 순이익은 2017회계연도까지 2년 연속 성장해 60억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증시 부침이 심해지면서 이듬해 순이익은 23억원으로 전년 대비 반이상 쪼그라들었다. 올 상반기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다. 다만 하반기에도 상반기 수준의 순이익을 낼 경우 연간 순이익은 전년 대비 소폭 늘어날 전망이다.
상반기 영업수익은 50억원으로 작년(77억원)에 비해 35.1% 줄었다. 영업이익은 작년 27억원이었으나 올해 16억원으로 40.7% 감소했다. 매출이 줄어든 만큼 허리띠를 졸라 매면서 비용 절감에 성공했지만 매출 감소분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올 상반기 영업비용은 35억원으로 지난해 51억원에 비해 31.4% 감소했다.
올해는 안다자산운용이 공동대표 체제를 택한 첫 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안다자산운용은 지난 4월 당시 박형순 상무와 다니엘 페레즈 부사장을 공동 대표로 선임했다. 이민국 전 대표가 임기를 마치고 회사를 떠나게 됨에 따라 헤지펀드 매니저와 마케팅 전문가가 각각 절반씩 키를 잡는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박 대표는 한산인베스트먼트, 삼일회계법인 등을 거쳐 2012년 안다자산운용에 합류했다. 이후 헤지펀드 매니저로서 고유자산 운용과 리서치를 총괄했다. 그는 안다자산운용의 시그니처 헤지펀드인 '안다크루즈전문사모투자신탁제1호'의 운용을 책임지기도 했다. 이 펀드는 지난달 말 기준 설정액이 1307억원에 달하는 대형 펀드다. 2014년 5월 설정 이래 누적 51.8% 수익을 냈다.
페레즈 대표는 박 대표와 같은 해 안다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이전엔 코스모투자자문, 한산인베스트먼트 등을 거쳤다. 미국인으로 총 13년의 마케팅 경력을 보유한 그는 안다자산운용의 해외 영업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안다자산운용은 운용자산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유치된 자금일 정도로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크다. 지난 9월 말 기준 전체 운용자산(설정·계약금액 기준)은 1조791억원이다.
영업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수료수익을 항목별로 보면 펀드 운용보수가 가장 크게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올 상반기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는 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46억원에 비해 39.1% 줄어든 액수다. 펀드 설정액이 제자리걸음을 한 가운데 성과보수가 작년만큼 발생하지 않아 펀드 운용보수가 전체적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1년 사이 안다자산운용 펀드 설정액은 6897억원에서 6967억원으로 1.0% 증가했다.
투자자문·일임 수수료가 포함되는 자산관리수수료는 11억원으로 지난해 16억원에 비해 31.3% 줄었다. 자산관리수수료는 모두 투자일임에서 발생했다. 올 상반기 해외 기관 일임 자금이 일부 이탈하면서 자산관리수수료 수익이 줄어들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일임 계약고는 3839억원으로 1년 전 5616억원 대비 30.6% 감소했다.
안다자산운용 관계자는 "크루즈 펀드를 비롯해 다른 헤지펀드들에서도 성과보수가 작년 수준만큼 발생하지 않았다"며 "일임에서도 올 상반기 해외 자금이 나가면서 수수료 수입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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