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 인선자문위 도입 1년, '학맥' 옅어진 이사회 [지배구조 분석] 투명성 강화 '효과'…사외이사 사임은 유권해석 문제
이은솔 기자공개 2019-11-28 10:56:09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6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GB금융지주가 사외이사 추천경로 개선을 위해 인선자문위원회를 신설한지 1년이 지났다. DGB금융지주에서는 '이사회가 전보다 어려워졌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객관성을 갖춘 사외이사들이 영입되면서 이사회에서 안건을 보다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는 의미다.인선자문위원회는 사외이사 후보자 풀(Pool)을 선발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인선자문위는 DGB금융지주 이사회 산하 내부 기관이 아닌 외부 기관이다. DGB 금융과 이해관계가 없는 전문가 8인으로 구성돼 있다. 인선자문위가 금융·회계·재무·법률·IT 등 분야별로 후보군을 선발하고 검증하면 이후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사외이사 선임을 결정한다.
DGB금융지주는 올해 초 이뤄진 인사에서 인선자문위를 처음으로 활용했다. 지난 3월 28일 선임된 이진복·김택동·이용두·조선호·이상엽 신임 사외이사는 모두 인선자문위를 거친 인물이다. 전임 행장 시절 DGB금융의 주요 인사들이 대구상업고등학교·영남대학교로 이어지는 학연으로 연결돼 있다는 비판을 받았던 점을 인식해 '학맥'을 배제하려고 했다는 게 DGB금융지주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전임 행장 재임 시기와 비교했을 때 현재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의 사외이사 중 현 행장과 학연이 겹치는 인물은 현저하게 줄었다. 특히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의 경우 대구은행의 전통적인 '라인'인 대구상고와 경북고 출신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대구고, 대건고, 영등포고 등 이전 사외이사 명단에 등장하지 않았던 고등학교 출신 인사들도 새로 등장했다.
인선자문위를 통한 사외이사 충원 이후 이사회 내실도 강화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사회 내 하부위원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회계·재무·인사 등 각 분야 전문가가 필요한데 내부에서 후보를 관리할 때보다 전문가들이 풀에 들어오는 경우가 늘었다는 의미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이사회 안건에서 사외이사들이 체크하는 부분도 많아졌고 의견 교환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인선자문위를 처음 운영하다보니 미숙한 점도 있었다. 지난 7월 선임한 김택동 사외이사가 레이크투자자문의 대표이사직을 겸직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지주 사외이사직을 사임했다. 이에 인선자문위의 검증 절차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DGB금융 측은 해당 사건이 검증 미비 보다는 법령 해석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김택동 사외이사가 외부 회사의 대표직을 맡고 있다는 사실은 인선자문위에서도 인지하고 있었다"며 "다만 금융지주와 은행 사외이사직을 동시에 맡는 것을 겸직으로 해석할 것인지 부분에서 법령 해석상의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의 유권 해석을 거쳐 김 이사는 대구은행 사외이사직만 유지하고 DGB금융지주에서는 사임했다.
현재 DGB금융지주는 인선자문위원회를 중심으로 사외이사 후보를 운영 중이지만 주주 추천과 내부 추천도 열어놓은 상태다. 은행 사외이사 추천 방식은 행내 부서나 기존 사외이사 등 내부에서 추천하는 방식과 외부 전문기관, 주주에게 추천 받는 방식 등으로 나뉜다. 충분한 풀을 갖추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사외이사를 추천받겠다는 의미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선임 여부를 알려줄 수는 없지만 사외이사 후보군 중 주주 추천으로 올라온 인물도 있다"고 밝혔다.
당분간 사외이사를 충원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DGB금융지주는 김 회장이 사외이사 확대를 선언하며 인원을 5명에서 7명으로 늘렸지만 김택동 전 이사의 사임으로 6명이 됐다. 이 관계자는 "사외이사 선임은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중간에 충원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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