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면세점 탓 신용도 하방 압력 확대 [Rating Watch]사업부 적자에 하향트리거 일부 충족
이지혜 기자공개 2019-12-09 13:45:04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6일 08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AA+/안정적)은 유통업계 최우량 신용도를 유지하고 있다. 신용등급 AA+ 동지인 이마트는 강등 위기에 몰렸지만 현대백화점은 아직까지 안정적이다. 백화점산업이 이커머스의 공세를 비교적 덜 받으면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간 덕분이다.그러나 마냥 안심하기는 어렵다. 면세점사업 부담이 적지 않다. 신용등급 상향 요건에 다가섰던 현대백화점이지만 3분기 이후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다.
◇재무건전성 '삐끗'…면세점사업이 발목
현대백화점은. 한국 3분기 말 기준 한국기업평가의 신용등급 하향요건을 일부 충족했다. 개정된 리스회계 기준으로 EBITDA/총매출(연결재무제표)이 8.1%를 기록했다기업평가가 제시한 연결기준 EBITDA/총매출 9% 이하 기준에 걸렸다. 현대백화점이 신용등급 하향요건을 맞춘 것은 최근 몇 년 사이 처음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면세점사업 적자로 누적 연결기준 영업수익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면세점사업 적자가 현대백화점의 수익성 및 재무안정성 회복을 제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백화점사업 수익성이 좋고 보수적 투자정책을 편 덕분에 재무건전성이 우수했지만 면세점사업으로 금이 간 셈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1월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을 개장하면서 면세점사업을 시작했다. 적자가 컸다. 지난해와 올해 3분기까지 현대백화점면세점 적자는 1000억원이 넘는다. 그럼에도 면세점사업 확장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최근 두산이 반납한 면세점 특허를 획득했다.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통해 구매협상력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현대백화점면세점에 출자한 금액도 2000억원 이상이다.
그러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두산의 두타면세점을 인수해 강남에서 강북으로 면세점사업 상권을 넓히긴 했지만 주력 고객인 따이공의 발길을 잡기가 쉬운 입지가 아니다. 주요 명품 브랜드 유치에도 애를 먹고 있다. 공항 면세점 입찰도 마찬가지다. 공항 면세점은 임차료가 높아 수익성에 부담을 겪는 사례가 많다.
◇백화점사업 관건…유통업황 부진 비껴갈까
현대백화점의 신용도 지지 요인은 백화점사업이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사업까지 포괄적으로 고려해 신용도를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아직까지 실적 저하 흐름을 보인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3분기 백화점사업 총매출은 1조34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줄었다. 비록 3분기 총매출이 주춤했지만 4분기에는 백화점사업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백화점사업은 명품브랜드 덕분에 쿠팡 등 이커머스의 공세를 비껴가며 비교적 ‘안전지대’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명품은 가격이 비싸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살펴보고 구매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명품회사들도 브랜드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제품을 대량 유통하지 않고 있다. 고소득층의 소득도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명품의 백화점 매출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이런 흐름에 수혜를 보고 있다. 3분기 명품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늘었다. 명품라인업을 탄탄하게 갖춘 압구정, 무역센터점, 판교 등 수도권 매출이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더욱이 현대백화점은 2020년 대전과 남양주에 프리미엄 아울렛, 2021년에는 여의도 파크원 현대백화점과 동탄신도시 아울렛을 개장한다. 현대백화점이 향후 실적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사업구조의 안정성에 대해서는 시선이 엇갈린다. 명품브랜드 및 대형점포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데다 면세점사업 구조가 안정돼 있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명품브랜드의 수익성이 백화점의 다른 상품군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면세점사업도 중국의 따이공 등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어 구조적으로 수익성 하락 요인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명품라인업을 갖추지 못했고 입지가 비교적 약한 신촌, 미아, 중동, 울산/동구, 가든파이브 등 점포는 부진을 지속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따이공 수요 역시 중국정부 정책과 긴밀이 연관돼 있어 불확실성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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