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삼성벤처투자 다시보기]20년새 영업익 55배 성장…규모와 실적 모두 잡았다②SVIC 투자조합 48호까지 결성, 누적 약정액 '3.3조'

윤필호 기자공개 2019-12-18 11:37:14

[편집자주]

삼성의 벤처투자는 20년 역사의 길을 걸어왔다. 1999년 삼성전자 등 계열사가 200억원을 출자해 만든 '삼성벤처투자'가 핵심 역할을 맡아 이를 견인해왔다. 그동안 투자 활동을 보면 의료, 반려동물부터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에 이르기까지 범위도 다양하다. 뒤안길로 사라진 사업군이 많지만 지금은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은 사업군도 상당수다. 삼성의 과거 벤처투자를 되짚어보고 미래 성장전략, 또 향후 핵심 사업은 무엇이 될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7일 13: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벤처투자는 1999년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영위하던 벤처투자 사업을 일원화해 설립됐다. 그룹 내 자금을 조달한 계열사와 투자한 벤처기업의 협력을 통해 신규 특허와 원천기술 등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쳤다. 반도체를 비롯해 정보통신, 의료·생명공학, 영상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시장을 개척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투자 대상을 확장하면서 펀드 규모도 커졌고 사세도 키웠다.

삼성벤처투자 규모는 초창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지난 20년동안 48개 SVIC 투자조합을 결성했으며 누적 기준 펀드 결성금은 3조원을 넘겼다. 설립 당시에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4개 계열사가 출자한 자본금 200억원이 전부였다. 이제는 자본금이 6배 늘었고 연간 영업수익 역시 첫해와 비교해 보면 55배 이상 늘었다.

◇48개 투자조합 결성 2.5조 운용

삼성벤처투자는 설립 직후 SVIC 1호 신기술투자조합부터 SVIC 4호까지 잇따라 결성하며 첫 해에만 2500억원 자금을 확보했다. 이후 지금까지 총 48개의 투자조합을 결성했다. 누적된 펀드 결성액은 총 3조2525억원에 달한다. 현재 총 34개투자조합을 운용 중이며 투자 자금은 2조5155억원에 달한다.

삼성벤처투자은 정확한 투자 내역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미국의 스타트업 투자 분석 플랫폼인 크런치베이스가 삼성벤처투자가 지금까지 217곳에 투자했다는 추정을 내놓았다. 하지만 국내 투자업계에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수준으로 보고 있다. 삼성벤처투자는 최근 3~4년간 해마다 평균 60~70개 수준의 벤처기업에 신규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합산하면 대상 기업은 최대 280개에 달한다.

투자 과정을 살펴보면 기업들로부터 투자요청서를 제출받고 목적과 기본 사업능력 등을 평가한다. 이어 경영자 인터뷰와 사업계획서 프리젠테이션을 거쳐 1차 심사에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기술성과 사업성, 시장성, 재무현황 등을 살핀다. 다음으로 2차 심사에서 기업가치 평가와 현장실사가 이뤄진다. 최종협상에 들어가면 투자조건과 세부사항을 협상하고 투자계약 자금과 영업지원에 들어간다.

지난 20년 동안 투자 규모도 커지고 포트폴리오도 다채로워졌지만, 상대적으로 초창기에는 금액에도 한계가 있었고 투자 규모도 적었다. 2000년대에는 신중하고 소극적이었다. IT 투자 열풍 거품이 가시면서 한동안 벤처업계는 침체기를 겪었기 때문이다. 삼성벤처투자는 2000년부터 2009년까지 SVIC 5호부터 18호까지 14개 투자조합을 설립하는데 그쳤다. 전체 약정금액도 512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2010년대 들어서야 회복되기 시작해 최근 몇년 사이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결성한 투자조합은 총 29건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겼으며, 약정액 역시 2조4905억원으로 총 누적 약정액의 76.6%를 차지했다. 2011년 결정한 SVIC 21호와 22호 투자조합 약정액이 각각 2000억원을 기록하며 뭉칫돈이 몰리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해 기준 운용조합 금액은 1955억원으로 집계됐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10개로 구분된다. 운용조합 규모가 가장 큰 분야는 소재와 제조업(Materials & Mfg.Eng) 분야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 1040억원(52.1%)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핀테크·보안(FinTech/Security) 201억원, 콘텐츠·통신(Content & Communication) 158억원, 인공지능(AI) 119억원, 빅데이터·클라우드컴퓨팅(Big Data & Cloud Computing) 107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SVIC 44호부터 48호까지 투자조합을 결성했고 총 약정액은 415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수익 55배, 자산 6배 증가

삼성벤처투자의 사업 목적은 삼성 그룹의 선제적 기술과 신사업 먹거리를 창출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면서도 자체적으로 실적을 꾸준히 늘려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영업수익은 대부분 수수료 수익에서 발생한다. 신기술 사업 투자에 따른 수익분을 반영하며 이 밖에 이자수익, 유가증권평가처분수익, 신기술금융수익, 구조조정투자수익, 기타 등으로 구성됐다. 미투자 자금의 경우 운용을 통해 얻어지는 수익은 미투자자산운영수익으로 재무제표에 반영한다.

설립 첫해에 기록한 영업수익은 8억1785만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듬해 52억4777만원으로 대폭 늘어 구색을 갖추기 시작했다. 지난 2017년 영업수익은 383억원, 지난해는 443억원을 기록해 20여년 사이에 55배 이상의 증가폭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 228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이 같은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작년보다 소폭 늘어날 전망이다.

자산총계도 설립한 1999년 말 기준 211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상반기 말에는 1223억원으로 6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본총계는 202억원에서 1032억원으로 5배 가량 늘었고, 부채총계도 9억5463만원에서 191억원으로 21배 증가했다. 보유 현금도 1999년 말에는 79억원이었지만 올해 상반기 말에는 66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삼성벤처투자의 양적 질적 성장은 해외 투자를 늘린 영향이 컸다. 해외 투자시장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주요 투자국 현지에 사무소를 설립했다. 지난 2004년 2월 미국 산호세에 미주 사무소 개설을 시작으로 2010년 유럽과 일본에 각각 사무소를 개소했다. 2014년 3월과 8월에는 중국과 이스라엘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