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SKC, '격동의 2019년' 사업재편 결과는 캐시카우 화학 사업 지분 과감히 매각…KCFT 인수, 소재 기업화 추진

박기수 기자공개 2019-12-17 14:12:10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6일 14: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역대급' 사업 개편을 단행한 SKC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안정적인 캐시카우 자산을 과감히 일부 매각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에 조단위 현금을 베팅했다. SK그룹 내에서도 가장 활발하게 사업 개편을 주도한 계열사로 단연 SKC가 꼽힌다.

◇'캐시카우' 화학 사업 자회사 지분 매각

지금까지의 SKC의 사업 비중은 국내에서 프로필렌옥사이드(PO)와 프로필렌글리콜(PG)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화학 사업에 쏠려있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특히 화학 사업 부문은 매년 SKC의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사실상 SKC 전사 영업이익을 이끌고 있었다.

필름 사업이 속해있는 Industry 소재 사업 부문이 살아나기 시작한 올해의 경우에도 화학 사업의 의존도는 변치 않았다. SKC의 분기별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기록한 1250억원의 영업이익 중 65%에 해당하는 817억원이 화학 사업에서 나왔다.


문제는 절대 지위를 가지고 있던 PO 시장에 '에쓰오일'이라는 초대형 경쟁 업체가 생겼다는 점이었다. SKC는 그간 국내에서 유일하게 PO를 공급하는 업체였다. 국내 PO 수요는 연간 약 50만 톤 정도라는 것이 업계의 공감대다. SKC의 생산 능력은 연간 31만 톤으로, 생산하는 모든 PO를 원활하게 판매해 왔다.

다만 정유사인 에쓰오일이 비정유 화학 사업에 진출하면서 PO 시장을 양분하기 시작했고, 이는 곧 SKC 화학 사업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던 요인이었다. 화학 사업 실적의 저하는 곧 SKC 실적의 저하를 뜻했고, 이는 곧 사업 개편의 필요성을 대두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였다고 전해진다.

SKC는 에쓰오일의 PO 시장 진출이 공식화한 시점과 비슷한 시기부터 글로벌 화학 업체들과의 협업 포인트를 늘려갔다. 2017년 10월 독일 에보닉(EVONIK)사와의 협력 계획을 밝히고, 지난해 말 중국 산둥성에서 발표한 에보닉, 티센크루프인더스트리얼솔루션스(tklS), 중국 QXTD와의 PO 합작사 설립을 위한 MOU를 맺은 것도 그 일환이었다.

글로벌 화학사들과의 협업은 올해 화룡점정을 찍었다. 올해 8월 화학 사업을 아예 물적 분할해 지분의 49%를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KPC)의 자회사인 PIC에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협업'을 넘어 화학 사업의 과실의 절반가량을 포기하는 수준의 결정이었다. 대신 SKC는 5358억원의 현금 뭉치를 쥐게 됐다.


◇전기차 소재 '동박'에 과감한 베팅

핵심 사업의 절반을 포기한 SKC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전기차 소재 산업을 낙점했다. 한때 LS엠트론의 동박 사업부였다가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로 넘어간 전지용 동박업체 '케이씨에프티테크놀로지(KCFT)'를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거래 금액만 1조1900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딜(Deal)'이었다.

동박은 구리를 얇게 만든 일종의 '막'으로 자동차 전지의 4대 요소 중 하나인 분리막에 쓰이는 소재다. KCFT는 동박 생산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C는 커지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 전기차의 핵심 소재인 동박의 유망성을 높게 점친 셈이다.


그렇다고 SKC가 화학 사업의 중요도 자체를 떨어뜨린 것은 아니다. SKC는 현재 31만 톤 규모의 PO 생산량을 총 100만 톤까지 늘리려고 하고 있다. 중국, 북미, 중동을 넘어 유럽, 동남아시아까지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SKC가 캐시카우 사업의 지분 절반을 포기했지만 글로벌 협업을 통해 생산 능력을 더욱 늘려가는 만큼 향후에 화학 사업의 과실 자체가 커진다는 점을 염두해 둔 것 같다"라면서 "다만 당분간 수익 규모는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SKC의 또 하나의 변화는 보유하고 있던 SKC코오롱PI의 지분 27.03%를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달 말 SKC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C코오롱PI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라면서 "글렌우드PE(Glenwood Private Equity)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주요 계약 조건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던 바 있다.

SKC가 보유한 SKC코오롱PI 지분의 매각가치는 약 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KCFT 인수 등 현금 수요가 많을 SKC에 지분 매각으로 인한 현금은 유동성 차원에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