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2월 18일 07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에 토종 사모투자펀드(PEF)가 처음 출현한 것은 2005년이다. 해상왕 장보고의 이름에서 따온 보고펀드는 관료 출신과 정통 외국계 투자은행(IB)에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은 인물들이 만든 국내 첫 PEF 운용사였다. 노비타와 BC카드 등의 투자에서 성과를 올렸던 보고펀드는 현재 VIG파트너스가 그 후신이다.보고펀드 이후 15년이 지났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운용사(GP)들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연기금과 공제회는 물론 민간 자금들 역시 PEF 시장으로 계속 유입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집계한 지난해 말 국내 PEF 시장 규모는 74조원 수준으로, 15년만에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한 셈이다.
그러나 곳곳에서 해결해야할 점들 역시 보인다. 특히 국내 시장의 업력이 쌓이며 세대교체 이슈가 부상하고 있다. 업계의 화두로 GP의 지분분산에 대한 논의가 부각되고 있다. 1세대 운용역들의 은퇴가 다가오며 다음 세대에 얼마나 많은 지분을 분산하고 운용사 승계에 성공하는지 여부가 중요한 가늠자가 되는 분위기다.
업계는 일단 지분분산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더벨이 국내 GP와 LP 200여 곳을 대상으로 GP의 ‘지분분산 필요성’에 대해 설문을 실시한 결과 GP의 63%, LP의 65%가 지분분산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LP는 돈을 맡긴 핵심 운용역들이 이탈할 경우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고, GP 역시 운용역량의 지속성을 위해선 지분을 공유해 인력 이탈을 막는 것이 당연해보인다.
실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새 회사를 만들어 세대교체를 시작했고 스톤브릿지캐피탈은 파트너십 체제로 전환했다.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진행해온 H&Q와 창업주가 대주주로부터 지분을 매입한 JKL파트너스 등 업계는 GP 지배구조의 점진적인 변화를 통해 미래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중견 운용사들의 모습은 성장과 생존에만 골몰하던 국내 PEF 업계가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덩치가 수십 수백 배나 커진 열다섯 살의 국내 PEF 업계가 질적인 성장도 함께 도모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다음 15년이 지나 완연한 성인이 된 PEF 업계가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길 새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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