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PBS 1위 '재탈환'…든든한 '우군' 교보증권 [인사이드 헤지펀드]교보증권 신규 펀드 통해 약 9000억 유치…만기 짧아도 외형 확대 '긍정적'
정유현 기자공개 2020-01-16 08:11:59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4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의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가 지난해 12월 점유율 1위로 한 해를 마감할 수 있었던 것은 교보증권 인하우스 헤지펀드 덕분이었다. 교보증권은 삼성증권의 PBS를 활용해 한달 만에 약 9000억원의 자금을 모집했다.레포펀드를 포함해 만기가 짧은 채권형 상품위주로 설정되면서 계약고 확대가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지만 삼성증권 점유율 확대에는 긍정적이었다는 평가다. 교보증권도 지난해 하반기 감소했던 헤지펀드 전체 운용자산(AUM)이 4조원 대 재진입을 앞두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PBS가 관리하는 헤지펀드 계약고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7조707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헤지펀드 시장 설정 규모가 34조2460억원 중 22.5%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며 PBS 업계 중 1위의 성적이다.
삼성증권의 PBS 계약고는 채권형 펀드에서 자금이 유입되며 지난해 상반기 7조7700억원을 넘긴 바 있으나 이후 기존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이어졌다. 여기에 하반기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원금 손실과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로 헤지펀드 시장이 냉각기에 돌입하며 전반적으로 PBS 시장도 축소됐다. 삼성증권의 계약고는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지난해 10월 6조원 대로 내려 앉았다. 이 기간 동안(7월~11월) PBS 점유율 1위 자리도 미래에셋대우에 내줬다.
삼성증권은 12월 들어 삼성증권은 교보증권의 타깃인컴 및 레포펀드를 17개를 신규로 설정하며 자금을 끌어 모았다. 가장 큰 규모로 설정된 펀드는 '교보증권 Royal-Class 달러-원 채권 프리미엄 3M 전문사모투자신탁 S-1호(USD)'와 '교보증권 Royal-Class 레포Plus A1 ABCP 전문사모투자신탁 S-5호'다.
각각의 펀드는 3491억원, 3039억원 규모로 단기투자를 원하는 기관투자자의 자금을 유치해 설정됐다. 이 외에도 15개의 펀드에서 3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모집하며 삼성증권의 계약고도 전 월 대비 약 1조원 가까이 확대됐다.
그동안 삼성증권은 교보증권의 채권형 펀드를 등에 업고 PBS 상위 사업자 자리를 공고히 한 바 있다. 교보증권은 2017년 인하우스 헤지펀드 시장에 뛰어들며 삼성증권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후 삼성증권 PBS는 교보증권 헤지펀드 덕분에 2014년 이후 처음으로 2017년에 업계 1위에 오른 바 있다. 2017년 말 기준 교보증권의 헤지펀드 AUM은 1조5553억원 규모였는데 삼성증권 PBS와 계약을 맺은 펀드의 설정액만 1조4047억원에 달했다.
2019년 말 기준 삼성증권 PBS 계약고 중 교보증권 비중은 12% 대로 줄었지만 12월 한 달 새 확대된 계약고가 거의 교보증권 헤지펀드라는 점, 이를 통해 삼성증권 PBS가 점유율 1위에 올랐다는 점을 비춰 보면 여전히 양사의 파트너십이 공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증권도 12월에 펀드를 설정하며 인하우스 헤지펀드 AUM이 4조원 대를 거의 회복했다. 12월에 삼성증권 뿐 아니라 KB증권 PBS를 활용해 총 26개의 펀드를 신규로 설정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2월 말 기준 교보증권 헤지펀드 AUM은 3조9279억원으로 집계됐다.
교보증권은 상반기까지 헤지펀드 수탁고가 4조원을 웃돌았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DLF 사태 등이 수면위로 떠오르며 레포펀드를 중심으로 설정액이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사모 투자상품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손실 가능성이 낮은 레포펀드까지 기피 대상이 된 영향이다.
특히 교보증권 레포펀드의 최대 판매사였던 우리은행에서 판매가 끊긴 게 설정액 감소로 직결됐다. 이 때문에 교보증권은 우리은행 외 다른 시중은행 판매사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시중 은행 판매 비중이 한 쪽에 쏠리지 않고 10~20%로 거의 유사하다"며 "이번에 설정된 펀드가 규모는 크지만 만기가 짧은 상품이다보니 세달 후 자금이 빠져 나가겠지만 그 사이 마케팅 활동을 통해 추가 자금 유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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