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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가는 반도건설, '승부사' 권홍사 깜짝 카드 두바이 이후 첫 해외 진출, 1억2000만달러 규모 주상복합 개발…국내 성장 한계 돌파구

고진영 기자공개 2020-01-31 07:48:39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0일 14:5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중하지만 대담하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은 ‘주택 외길’에서 일견 안전하게 성공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자세히 살피면 그의 경영 키워드는 오히려 도전에 맞춰져 있다. 국내 건설사 최초로 중동 개발사업에 진출했고 소형아파트에 4.5베이 평면을 처음 도입해 불황을 이겨냈다.

작년 말부턴 한진칼 경영권 분쟁의 한복판에 뛰어들어 주요 플레이어로 급부상했다. 시장의 눈길이 한껏 쏠린 시점, 문턱 높기로 유명한 미국 건설시장에 깜짝 출사표를 던졌다.

반도건설은 미국 LA 주택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해외 땅을 밟는 것은 2011년 두바이 유보라타워를 준공한 이후 9년 만이다. LA 한인타운 중심가에 252가구 규모의 타운하우스를 짓기로 했으며 총 사업비는 1억2000만 달러에 이른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시장에선 의외라는 반응이다. 미국은 건축법이 워낙 까다로워 국내 건설사들이 섣불리 발을 들여놓을 엄두를 내지 못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LA에서는 10여년 동안 한국 건설사가 대규모 아파트를 세운 사례가 없었다. 게다가 반도건설이 근래 국내에만 집중해왔다는 측면에서 LA 진출은 더 주목받고 있다.

반도건설이 내세우는 차별화 포인트는 미국 건축법을 따르되 아파트에 한국식 건축공법을 적용한다는 점이다. 미국은 대부분의 주거시설이 높아봐야 2~3층, 50~60가구 정도로 이뤄져 있다. 또 임대문화다 보니 아파트 구조가 대개 단조로운 편이다. 반도건설은 LA에 한국인이 많은 만큼 테라스나 평면특화 설계, 편의시설 등을 적용해 ‘제대로 된’ 고급 대규모주상복합을 만들면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판단했다.

물론 사업 결정은 쉽지 않았다. 두바이 유보라타워 완공 이후 권 회장이 해외사업지를 계속 물색하겠다고 하고선 지금껏 감감무소식이었던 것도 진출지를 꼼꼼히 따져 골랐기 때문이다. LA사업 역시 조사부터 준비기간만 2년이 걸렸다.

반도건설은 2년 전 미국 현지에 시행법인을 설립하고 3~4명 규모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시장조사를 거쳐 투자를 결정한 뒤 작년에 시공법인도 따로 세웠다. 시공사 대표로는 현지 주택사업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영입했다. 인허가나 행정절차 등이 국내와는 크게 다르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덕분에 올해 초 인허가를 통과해 착공에 들어간 상태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회장님이 그간 해외 곳곳을 돌아다니며 개발 제안을 많이 받았지만 두바이 사업 과정이 하도 험난했다 보니 어설프게 시작해서는 안된다고 보셨다”며 “LA의 경우 원래 미국에 관심도 있었고 한국사람이 많이 살기 때문에 한국 주택기술을 도입하면 상품성을 인정받을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지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반도건설의 미국 LA 주상복합 ‘THE BORA 3170’ 현장 전경사진(반도건설 제공)

권 회장이 뜻밖의 행보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동안 조심스런 경영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필요할 땐 과감한 승부수를 꺼내왔다. 2006년 두바이에 진출할 때도 그는 주변의 반대에 부딪혔다. 두바이에서 단순 도급이 아닌 자체 개발사업을 하는 것은 대형 건설사들도 망설이는 일이었던 탓이다. 그러나 권 회장은 위험을 무릅쓰고 프로젝트를 감행했다. 잘 나가던 두바이 경제가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어려움이 닥치기도 했지만 결국 5년 만에 무사히 준공을 마쳤다.

두바이 프로젝트에서 반도건설은 적자를 면하긴 했지만 큰 이익을 남기지는 못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고 기술력을 알렸다는 점에서 충분한 가치가 있었던 것으로 여기고 있다.

두 번째 해외사업인 LA 주상복합까지 성공할 경우 반도건설은 브랜드 격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국내 택지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을 뚫었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 회사 측은 향후 양질의 사업지가 나오면 충분한 검토를 거쳐 추가 사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250가구 정도면 그다지 크지 않지만 주거문화가 다른 미국에서는 아주 대규모"라며 "성공 여부는 가봐야 알겠지만, 최근 성장 한계에 부딪힌 중견건설사들 가운데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 투자 등 유독 두드러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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