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비우호적 환경 속 비이자부문 '양적 성장' [은행경영분석] 유가증권·외환·파생상품 이익 등 확대…'신용·중기·소호' 대출 증가세 뚜렷
고설봉 기자공개 2020-02-07 10:48:12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5일 18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비우호적인 시장환경 속에서도 순이익 성장세를 이어갔다.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순이자마진율(NIM) 하락이 이어졌지만 대출 규모를 늘려 이자이익을 극대화했다. 1건당 대출 규모가 비교적 작은 개인신용, 중소기업, 소호(SOHO) 등 대출잔액은 대거 불어났다. 특히 비이자부문 이익도 양적 성장을 이뤄냈다는 점이 주목된다.신한은행은 지난해 영업이익 6조7570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대비 4.5%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영업이익 대부분은 이자부문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이자이익 5조8717억원, 비이자이익은 885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2018년 대비 5.1%가량 이자부문 이익이 늘어난 게 영업이익 확대를 부른 핵심 역할을 했다. 비이자이익은 2018년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다.
순이익을 늘리는데도 성공했다. 판관비 증가율(2.6%)이 영업이익 증가율(5.1%)의 절반 수준에 그쳐 순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순이익은 2조3292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순이익 2조원 벽을 2018년 처음으로 넘어선 뒤 지속적인 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실적은 비우호적 시장 환경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한 결과란 평이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주 수익원인 예대마진은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실제 신한은행의 순이자마진율(NIM)은 지난 몇년새 해마다 하락세를 이어갔다. 2017년 1분기 1.53%이던 NIM은 2018년 2분기 1.63%까지 상승했지만 지난해 4분기 1.46%까지 떨어졌다. 누적 기준으로도 2017년 말 1.65%, 2018년 말 1.62%에서 지난해 말 1.54%로 하락했다.
NIM 하락에 따라 대출수익률도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2017년 4분기 3.10%, 2018년 4분기 3.35%에서 지난해 4분기 3.12%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의 이자이익은 지난해 1분기 1조4240억원, 2분기 1조4720억원, 3분기 1조4980억원 등으로 불어나다가 4분기 1조4780억원으로 다시 줄었다. 특히 2017년 1분기 이후 매 분기 성장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NIM 하락에 따른 수익성 저하를 대출 증대로 일부 상쇄했다. 대출수익률은 일부 떨어졌지만 대출 규모가 커지면서 수익 자체가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지난해 12월 말 대출잔액은 225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12월 말 대비 7.4% 늘어난 수치다. 유동화대출을 포함할 경우 증가율은 10.2%까지 상승한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모두 고르게 성장했다. 가계대출 잔액은 115조8750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말 대비 9% 가량 불었다. 이 기간 주택담보대출이 1.2% 증가한 데 비해 신용·담보·전세자금 등 일반대출은 17% 넘게 늘었다.
기업대출은 2018년 대비 5.7% 늘어난 109조127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대출 증가를 견인한 건 중소기업대출이다. 2018년 대비 7.3% 늘어난 91조162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소호대출은 46조7850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대비 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은 오히려 1.8% 감소했다.

비이자이익도 지난해 양적 성장을 이어나갔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수료이익과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이익 등은 꾸준히 불었다. 수수료이익은 지난해 1조117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대비 7.8% 증가한 수치다. 펀드, 신탁수수료이익, 투자금융수수료 등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기금출연료 및 예금보험료 등 기타 손실이 크게 누적돼 수수료이익 등에서 만들어낸 성과가 일부 가려졌다. 지난해 기타부문 손실액은 9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6790억원 대비 2230억원 가량 불어난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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